[좌충우돌 전도이야기] 갑작스럽게 열린 가족 구원의 길
류기자 협력권사(44여전도회)

등록날짜 [ 2013-05-08 11:48:17 ]

평생 기도한 일이 불현듯 응답으로 다가와
마음과 뜻이 같은 동역자 있음에 든든해


<사진설명> 동생 류정랑 성도(사진 왼쪽)와 함께.

예수 믿은 지 20년 됐지만 나만 예수 믿을 뿐, 친정 식구를 전도하지 못해 늘 마음에 걸렸다. 더군다나 1남 7녀인 우리 집안 독자인 오빠가 육십 나이에 폐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어 마음이 다급했다. 자매 중에 아무도 협력할 자가 없으니 전도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가까이 사는 여동생도 예수를 믿지 않으니 오히려 전도에 걸림돌이 됐다. 둘이서 같이 오빠 병문안을 가다가 싸울 뻔하기도 했다. 올케언니를 전도하려 했더니, “올케언니가 예수 믿으면 우리 부모님이 원수로 볼 것이 뻔한데 왜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려고 그러느냐”며 만류했다.

오빠는 하루가 다급한 상황이라 속히 동생이 믿음의 협력자가 되어 함께 오빠와 친정 부모님을 전도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나 혼자 오빠 영혼이 천국 가게 하기에 너무 힘겨워요. 동역자로 삼을 여동생을 먼저 전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하고 주님께 기도했다.

뜻밖의 주님 섭리로 여동생 전도
연세중앙교회에 오기 전에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사는 동생을 전도하려고 시흥에 있는 교회로 몇 번 초대하자 순순히 응한 적은 있지만, 동생이 예수 믿으려고 매주 시흥까지 올 리가 없었다. 동생을 전도하려면 내가 개봉동으로 이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남편과 의논해서 동생네 근처로 이사하기로 했다.

그런데 전도하려고 이사까지 결심하자 그다음은 하나님께서 일하셔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하나님께서 뜻하지 않은 곳에서 동생의 마음 문을 열어 주셨다. 개봉동 부근 부동산에 들렀는데, 부동산 주인이 동생에게 전도한 것이다. “아무 일 없이 평안할 때 예수 믿으세요”라고. 게다가 부동산 건물에 목사님이 사시는데 그분도 합류해 전도하다 그만 부동산에서 부흥회를 열었고, 동생이 울며 기도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그 후, 시흥 집이 급하게 나가는 바람에 집을 서둘러 구하다 보니 오류동 부근으로 이사했다. 다른 조건은 하나도 안 보고 동생네랑 가까운 곳, 사람이 살 만한 곳이면 된다고 생각하고 이사했다. 짐을 정리하고 정착할 교회를 찾다가 연세중앙교회에 와 보니 말씀이 살아 있고 기도를 많이 하는 교회여서 마음이 탁 놓였다. “난 이 교회가 좋다”고 동생에게 말했더니, 동생도 “나는 초신자니까 언니 뜻에 따를게” 하며 나와 같이 등록했다. 이사까지 하고, 풍성한 말씀의 꼴을 먹고 기도할 교회까지 정하고 나니, 오빠 영혼 구원을 위해 죽기 살기로 기도에 불을 붙였다.

폐암 말기 오빠가 예수 영접하기까지
2011년 2월에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하고 2주쯤 됐을 때, 오빠가 위독하다는 전갈이 왔다. 친정 식구 모두 오빠가 입원한 대구로 갔다.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았다. 부모님과 친지들이 마지막으로 오빠를 보고 다들 돌아가시고, 나와 동생과 올케언니 셋이 밤새 병석을 지켰다. 병간호에 지친 올케언니는 잠이 들고 나와 동생 둘이만 남았다.

언제 숨을 거둘지 모를 오빠에게 예수를 영접하게 해야 했다. 동생과 함께 오빠의 가슴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신앙고백을 하게 하려고 “오빠, ‘예수 내 생명, 내 죄 때문에 예수가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나는 죄인입니다. 예수를 구주로 믿습니다’ 따라 해 봐요” 했더니, 오빠가 순순히 따라 했다. 오빠는 60세를 일기로 생애 마감을 앞둔 순간에 그렇게 예수를 영접했다.

오빠의 신앙고백에 힘을 얻어 더욱 간절히 동생과 합심하여 기도하는 중에, 폐 속에서 가래 같은 것이 걸걸거려서 그르렁그르렁 하는 소리가 심하게 나더니 그 고비가 지나자 오빠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지고 편안해했다. 그대로 한 시간 반가량을 더 기도했다. 동생과 둘이서 간절히 기도하고 났더니 통증으로 몇 날 며칠 잠을 못 이루던 오빠가 다음 날 아침까지 편안하게 잠을 푹 잤다.

6시쯤 오빠가 깨어나자 올케언니와 함께 깨끗이 온몸을 닦아 주고 간호사를 불러 욕창까지 말끔히 소독해 주었더니 11시쯤 됐는데 오빠가 숨을 두 번 몰아쉬더니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하나님께서 마지막 순간에 오빠의 영혼을 구원하게 하신 것에 감사했다.

부모님도 노년 끝자락에 예수 만나
오빠가 천국에 간 지 2년여 세월이 지나도록 친정 부모님을 전도하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11월 말, 금식기도 하고 싶은 감동이 왔다. 아버지는 98세, 어머니는 89세라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니 구원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3일 금식하며 하나님께 매달리고 싶었지만, 아기 돌보는 일을 하고 있어 3일 연달아 금식하기가 어려웠다. 대신 매주 금요일 하루만 5개월간 금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석 달째 들어설 무렵, 뜻밖에도 부모님 두 분 다 병환으로 위중한 상태가 됐다. 아버지는 노환으로 의식 없는 사람처럼 헛것이 보인다고 했고, 어머니는 폐렴이 와서 대구 큰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신 상태였다. 동생네 담당교구장이 부모님이 계신 경북 청송 친정집까지 전도 심방을 해 주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토요일에 교구목사님과 담당지역장까지 합세하고 우리 두 자매 등 여섯 명이 청송으로 출발했다.

새벽 7시에 출발해 낮 11시 반에 도착했다. 평소 아버지는 내가 예수 믿는다고 못마땅해 하셨고, 요즘은 동생까지 꾀어 예수 믿게 했다고 드러내놓고 싫어하셨다. 어머니도 초파일이면 일주일씩 절에 가 계셨고, 평소 집에서 불경을 많이 외셨다. 그래서 일부러 전도하려고 고향 집에 교회 분들을 모시고 왔다고 말씀드리면 아예 집 안에 발도 못 붙이게 할까 봐 근처 주왕산에 놀러 왔다가 잠깐 집에 들렀다고 둘러댔다.

그런데 정말 상상도 못 하던 일이 벌어졌다. 교구장이 “천국에 간 아드님을 다시 만나고 싶으시면 예수 믿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뜻밖에도 부모님이 가만히 계셨다. 교구목사님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시자 아버지는 누워서 그 말씀을 듣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겠다고 입으로 시인까지 했다. “예수 믿고, 조상을 버린 년”이라고 핍박하던 아버지가 예수를 영접하시다니! 정말 꿈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후, 부모님 댁에 일주일에 두 번 들러 병간호를 하는 요양보호사가 마침 예수 믿는 분이라 전화로 부모님께 찬송가를 불러드리라고 부탁했더니 요즘 우리 고향 집에는 찬송가가 울려 퍼지는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나고 있다. 평생 불경을 외던 어머니께 예수 보혈 찬송가사를 코팅해서 보내드렸더니 옛날에 불경 외던 곡조에 가사를 찬송으로 바꿔 읽으신다. 주기도문도 전화로 가르쳐 드려 외우게 했다. “읽기만 하지 말고 꼭 믿어야 해요”라고 했더니 그러시겠단다.

요즘은 두 분 다 몸이 많이 좋아지셨다. 아직 연약한 믿음이지만, 주님께서 큰 바위를 깨뜨리듯 우리 가정에 놀라운 은혜를 부어 주셨다. 이제는 부모님이 천국 가는 그 날까지 예수 피 공로 앞에 날마다 죄를 회개하여 믿음을 지니고 주님 앞에 가시도록 기도할 작정이며, 아직 믿지 않는 자매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할 것이다. 우리 가정에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이루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오정현 기자


류기자 협력권사(44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33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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