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기다림
- 시인 함윤용 -

등록날짜 [ 2023-07-02 21:27:02 ]

흐르는 강물은 세월이고 세월은 강물 되어 흐른다

나는 강가에 앉아 아름다운 불빛을 본다

강물도 흐르고 세월도 흐르고

난지도 쓰레기장이 변하여

온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하늘 공원을 본다

그 옛날 흙먼지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쓰레기 줍던

아이들이 성장해 어른이 되고 이제 할아버지 할머니 되어

그들이 손주들 데리고 공원을 거닐며 하는 말을 듣는다

너희들이 알아 50~60년대 배고픈 서러움 그 고통을

해방 후 혼란 속에서

우리 선배들이 조국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36년 동안 일제에게 나라와 신앙의 자유를 빼앗기고

6·25를 통해 공산당의 만행을 겪으며

모진 핍박과 죽임을 당해도

말 한마디 못 하고 죽어야 하는 게

나라 없는 서러움이야

아버지 어머니를 잡아다 죽이고

사랑하는 누이들이 위안부로 끌려가고

토지를 몰수당하고 농사지으면 군량미로 빼앗아 가도

말할 수 없는 피 맺힌 서러움을 어찌 말로 표현해

왜 조국이라고 하는지 알아

나라 빼앗기면 모든 게 사라져

투정이 무슨 투정이야 나라 잘 지켜

다시는 일본에게 나라 빼앗기지 마

다시는 공산당에게 나라 내어주면 끝이야

나라 없으면 행복이 어디 있어 죽음이지

이 풍요가 어떻게 주어졌는지 너희가 알아

이 풍요는 말이야 우리 연배들의 피야 연배들의 생명이야

그거 모르면 이 풍유를 누릴 자격이 없어

차가운 바람이 분다 조국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해외에 나가 수백 미터 지하 탄광에서

석탄 가루를 뒤집어쓰면서 죽기 살기로 일하여

조국으로 돈을 보내고

간호사들은 일자리 없어질까 봐

일을 잘못 하면 조국으로 쫓겨 갈까 봐 맘 졸이며

낮과 밤을 새워 가며 시체를 닦던 그들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 흘리며 죽어 간 전우들의 생명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깔고

뜨거운 열사의 나라 모래사막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목숨을 담보로 일하던 그들

그들은 지금 다들 어디에 있는지

조국을 건설한 주역들이 그립다

조국을 사랑한 그들이 보고 싶다

내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

- 시인 함윤용 -

위 글은 교회신문 <80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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