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이스라엘 전통 악기, 양각 나팔 쇼파르
‘성경 속 악기’

등록날짜 [ 2017-08-28 13:53:49 ]

이스라엘의 흥망성쇠와 함께 3000년 이상 연주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 전도 사명 다할 의미 담겨

전통 관악기들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제작된다. 우리나라의 나각은 소라 껍데기로, 나발은 놋쇠로, 대금은 대나무로 만들었고, 국가 행사나 군대 행군 시 사용했다.

이스라엘 전통 관악기 중에도 숫양 뿔로 만든 양각(羊角) 나팔 ‘쇼파르(Shofar)’가 있다. ‘쇼파르’는 ‘메노라’(일곱 개의 촛대)나 ‘비둘기’처럼 유대인을 상징하는 사물이다. 3000년 이상 사용한 가장 오래된 악기인데, 성경 곳곳에 쇼파르를 부는 장면이 나온다.

“너희 모든 군사는 성을 둘러 성 주위를 매일 한번씩 돌되 엿새 동안을 그리하라 제사장 일곱은 일곱 양각 나팔을 잡고 언약궤 앞에서 행할 것이요 제 칠일에는 성을 일곱 번 돌며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 것이며 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길게 울려 불어서 그 나팔 소리가 너희에게 들릴 때에는 백성은 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를 것이라 그리하면 그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백성은 각기 앞으로 올라갈찌니라 하시매”(수6:3~5).

쇼파르는 여호수아의 여리고 성벽 함락 때 사용되었다. 솔로몬왕을 비롯해 이스라엘 왕의 대관식에서 연주되었고 이 전통은 현재 이스라엘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이어진다. 쇼파르는 유대인의 역사 속에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함께했다.

구약 속 쇼파르의 역할과 상징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려 할 때 하나님은 숫양을 예비하셔서 이삭 대신 번제로 드리게 하셨다. 양각 나팔은 이삭을 대신해 드린 숫양의 뿔로 만들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쇼파르를 사용하는 시기와 상징하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낸다(출19:16,19).
2. 소집이나 행동의 신호로 사용했다(민10:7).
3. 성경 여러 곳에서 ‘경고’를 의미한다(겔33:4;습1:16).
4. 전생 시 신호용으로 사용했고 강력한 무기에 버금가는 힘을 발휘했다(수6:5;삿3:27).
5. 기쁨을 표현할 때 사용했다(왕상1:34;왕하9:13).
6. 의식이나 절기를 알리는 악기로 사용했다(레25:9;민29:1).
7. 다윗 시대를 정점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때 항상 사용했다(시47:5;81:3).


<사진설명> 이스라엘의 전통 관악기인 양각 나팔 쇼파르(Shofar). 여호수아의 여리고 성 점령, 기드온의 미디안 군대 함락 때 이 양각 나팔을 사용했다.

출애굽기 속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을 떠난 지 3개월 만에 시내 광야에 도착한다. 백성은 그곳에 장막을 쳤고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려고 시내산에 올라간다. 모세가 하나님을 맞으려고 산기슭에 섰을 때 시내 산에 연기가 자욱하고 하나님께서 불 가운데로 강림하셨다. 나팔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하나님이 모세와 대화를 시작하는데, 이때 양각 나팔 소리가 성경에 처음으로 등장한다(출19:19).

그 후 양각 나팔은 전쟁 위기나 회개를 촉구할 때 제사장이 불었다. 이때 제사장이 부는 양각 나팔 소리는 국가적 위기를 예고하거나, 공동체에 회개를 촉구하는 의미가 있었다. 이 역시 제사장을 통한 하나님의 애절한 목소리를 대변한다.

오늘날 의미가 확장된 나팔 소리
구약 혹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의미 있던 양각 나팔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 시대 우리에게도 그 의미가 확대된다. 신약성경은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 하늘에서 들려올 나팔 소리로 성도들을 모은다고 예언한다(마24:31;고전15:51).

양각 나팔에 입술을 대면 나팔 속에서 숫양의 뿔 냄새가 풍겨 온다. 성경에서 숫양은 인류의 죗값을 갚으려고 자기 목숨을 십자가에 주기까지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구약 시대에 양각 나팔을 부는 사람이 제사장이었다면, 오늘날 영적인 양각 나팔을 부는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진하게 경험한 사람, 그래서 예수 몰라 죄 아래 살다가 죽으면 지옥 갈 사람들에게 복음 전할 사명을 가진 이들이다.

광야의 소리, 침례 요한은 당시 유대 나라에서 400년 암흑기를 깨는 양각 나팔을 분 사람이었다. 남루한 차림이지만 하늘에서 온 권세를 가지고 외치는 “회개하라”는 그의 목소리에 온 이스라엘이 주목했다. 그의 나팔 소리 덕분에 예수께서 오실 길이 예비되었다.

이제 누가 양각 나팔을 불 것인가? 연세중앙교회 전 성도가 복음 전하고 예수를 말해 주님께서 다시 오실 길을 예비하길 소망한다. 또 신랑의 양각 나팔을 불어 본 자가 마지막 때에 양각 나팔 소리를 듣고 주님의 신부로서 들림받지 않겠는가.


/유민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졸업
세종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오보에 수석 
연세오케스트라 단원



 

위 글은 교회신문 <54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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