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하나님의 군대와 함께하는 나팔 소리
‘성경 속 악기’

등록날짜 [ 2017-09-05 13:57:40 ]

이스라엘 민족 역사 속에서 경고·소집 등 다양하게 사용돼
우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복음의 나팔수가 되길

‘트럼펫이라니까요. 트.럼.펫.’

대학생 시절, 찬양대 권사님들이 오케스트라 단원인 내게 ‘나팔 나팔’ 부르는 것이 정말 싫었다. 믿음 없고, 성경 지식도 없던 당시에는 ‘나팔’이라는 말이 꼭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들려 이렇게 쏘아붙였다.

하나님은 그런 내게 여호수아의 여리고 성 함락과 기드온의 미디안 대군 정벌 때 나팔이 등장하는 것을 알려 주셨다. 즉, 하나님이 사용하신 중요한 악기가 바로 나팔이라는 사실을 알게 하셨다. 그때부터 성경에 나팔이 등장할 때마다 자랑스러웠고 내가 하나님께 쓰임받는 것 같았다. “나팔 불 때 나의 이름, 나팔 불 때 나의 이름, 나팔 불 때 나의 이름, 부를 때에 잔치 참여하겠네” 마음껏 ‘나팔 나팔’ 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영혼을 깨우는 역할
성경에서 나오는 나팔은 오늘날 트럼펫의 시초다.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는 악기는 모두 하나님을 찬양하려고 만들었다. 즉 제금, 수금, 비파, 소고, 나팔, 현악, 퉁소 등에서 오늘날의 오케스트라 악기가 파생되었다. 그중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트럼펫(나팔)을 소개하려 한다.

이스라엘의 절기 중 나팔절(레23:23~25)이 있다. 나팔을 불어 기념하는 날인데 유대력 7월 1일에 지킨다. 유대력 7월 10일은 ‘대속죄일’, 15일부터 한 주간은 ‘초막절’로 지킨다. 다른 달에 비해 의미 있는 절기가 많아 7월 제1일을 나팔절로 중요하게 지키고 있다.

나팔절에는 숫양의 뿔로 된 나팔(쇼파르)을 불어 절기 시작을 알렸다. 이날 이스라엘 백성은 하루 동안 노동을 금하고 안식하면서 성회를 열고 하나님께 희생 제사를 드렸다(민29:1~6, 레23:24~25). 유대인은 종교력인 ‘유대력’과 일상생활 달력인 ‘민간력’을 사용했는데, 유대력 7월이 민간력 1월에 해당해 후대에는 ‘나팔절’이 새해 ‘신년절’로 큰 의미를 갖게 됐다.

나팔절에 울려 퍼지는 나팔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팔을 불어 모든 백성이 나팔 소리를 듣고 새해가 시작되었음을 다시 깨달으라는 것이다. 또 새해 첫날을 쉬는 날로 삼아 하나님과 안식하라고 당부하고, 모여서 성회로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하셨다. 나팔 소리는,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하시는 주님을 잊고 살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고, 영혼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또 열흘 후에 열리는 대속죄일을 앞두고 죄인 된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는 경고의 의미를 띠기도 했다.

<사진설명> 이스라엘의 전통 관악기인 양각 나팔 쇼파르(Shofar). 여호수아의 여리고 성 점령, 기드온의 미디안 군대 함락 때 양각 나팔을 사용했다.

주님이 쓰시고자 할 때 울릴 수 있는 나팔
성경에는 두 가지 나팔이 나온다. 금속 나팔과 동물 뿔로 만든 일명 ‘쇼파르’라는 양각 나팔이다. 헬라어는 이 두 종류를 모두 ‘살핀크스’라고 불렀다.

금속 나팔과 양각 나팔은 주로 신호용으로 사용했다. 군사를 소집하거나(삿3:27;7:19;대하13:12;고전14:8) 백성을 소집하고 진을 진행할 때(민10:2), 위험을 경고할 때(느4:18;렘6:1;겔33:3~6) 나팔을 불었다. 나팔은 주님의 재림을 알리는 도구로도 언급되었다(마24:31;고전15:52;살전4:16).

군대 행렬, 알림 등에 나팔을 제대로 불려고 나팔수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 가히 짐작된다. 하나님이 소리를 내라고 명하실 때를 대비해 항상 실력을 갈고닦았을 것이다. 우리도 하나님이 소리를 내라고 하실 때를 준비하다가 쓰임받아야 한다.

트럼펫은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악기다. 입술을 진동시켜 피스 안으로 진동과 바람을 보내어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지 않으면 불기조차 어렵다. 우리 교회에 같이 찬양하는 집사님 한 분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트럼펫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자 바쁜 중에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 차 안에서 몇 시간씩 연습해서 찬양대에 섰다고 한다.

성경 속 나팔수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찬양에 힘쓰는 사람도 참 많다. 항상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한다. 하나님께서 찬양하는 자로 세우려고 공부하게 하셨는데…. 어느 날 돌아보면 그냥 매일 하는 일이니 타성에 젖어 찬양하는 내가 부끄럽다.
“만일 나팔이 분명치 못한 소리를 내면 누가 전쟁을 예비하리요”(고전14:8).

신호를 알리는 나팔뿐만 아니라 신앙생활 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신 말씀 같다. 예수 믿는 모든 자가 소금과 빛이 되어 세상에 나아가 잘못된 점을 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믿지 않는 자들은 바로 마귀 사단 궤계에 빠져 죄인지도 모른 채 죄를 지을 것이다.

하나님이 쓰시고자 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동참해야 한다. 하나님은 자기를 전하는 나팔수를 기대하신다.


/이현주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석사 졸
現) 모스틀리 필하모닉 부수석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위 글은 교회신문 <54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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