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예수 품에 안기어서 참된 위로 받겠네”(찬송가 487장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위대한 찬송시 작사가’ 조셉 스크리븐 목사

등록날짜 [ 2019-02-26 20:37:55 ]

두 번이나 약혼녀 잃는 아픔 겪고
모친 위독 비보받자 무릎 꿇고 기도
평생 외로운 자와 주 위해 살 결심
마음에 찾아온 평안을 찬송시로


이후 가난한 자 섬기며 목회하다
인생 담긴 가사 ‘국민찬송’ 만들어
기도한 이마다 주께 큰 위로받아




<사진설명> 조셉 스크리븐 Joseph M. Scriven


조셉 스크리븐(1819~1886)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스크리븐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아일랜드 최고의 명문 대학인 트리니티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가문의 전통에 따라 직업 군인이 되려고 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문학을 전공하고 교직에 몸담는다. 이 기간에 그는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1843년, 결혼을 앞둔 스크리븐은 큰 비극을 맞이한다. 결혼식 하루 전날, 약혼녀가 자신을 만나러 오다 그만 강으로 떨어져 익사(溺死)한 것이다. 강 저편에서 사고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스크리븐은 큰 충격에 휩싸여 일상생활조차 하기 힘들었다.


2년이 지난 1845년, 스크리븐은 과거를 잊고 새로운 삶을 찾으려고 캐나다 온타리오로 떠난다. 10여 년이 흘러 마음의 상처가 많이 아물고, 낯선 객지 생활에도 적응했다. 그는 펜켈리(Pengelly) 집안의 가정교사로 있었는데, 펜켈리 집안의 친척인 엘리자 로슈(Eliza Roche)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그는 또다시 연인을 잃는 비극을 맞이했다. 결혼을 앞두고 약혼녀 엘리자가 폐렴에 걸려 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약혼녀 둘을 차례로 잃은 스크리븐은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때 또 한 번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급보였다. 멀리 떨어져 있어 어머니 곁에 갈 수 없던 그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빠졌다. 그러나 이내 무릎을 꿇고 하나님 앞에 기도했다.


“하나님, 저는 사랑하는 약혼녀를 잃었습니다. 저는 매우 외롭고 고독합니다. 하지만 더 외로움 가운데 있는 제 어머니의 친구가 되어 위로해 주시고, 제 어머니의 병을 고쳐주세요. 이제부터 저도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주님만을 위해 평생 살겠습니다.”


간절하게 기도하는 스크리븐에게 주님이 찾아오셨다. 형언할 수 없는 평안함이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넘쳐흘렀다. 그는 기도를 마치고 어머니에게 편지와 함께 찬송 시를 써 내려갔다.
“우리 죄의 짐을 맡아주신 주님은 좋은 친구십니다. 세상 사는 동안 시험과 걱정 그리고 괴로움이 없는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정한 친구 되신 주님만이 우리를 위로하십니다.”


이 찬송 시가 바로 지금까지 많은 이에게 위로가 되는 찬송가 487장 <죄 짐 맡은 우리 구주>의 1절과 2절 가사다.




주님처럼 섬기며 3절 완성해
비극은 오히려 스크리븐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최악의 상황을 이겨낸 스크리븐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성경대로 살았다.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며,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지 복음을 전했다. 때로는 핍박과 야유를 받고, 경찰에 연행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복음 증거하는 데 있어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스크리븐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실천하고자, 자신의 소유와 재산을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언젠가 그가 고향인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 고향 사람들은 남루한 그의 모습을 보고 조롱과 조소를 보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토대로 <죄 짐 맡은 우리 구주>의 3절 가사인 “세상 친구 멸시하고 너를 조롱하여도 예수 품에 안기어서 참된 위로 받겠네”를 써서 찬송 시를 완성했다.


<죄 짐 맡은 우리 구주>는 캐나다 라이스 호 지역 신문에 “쉬지 말고 기도하라(Pray Without Ceasing)”라는 제목으로 발표되며 지역 사람들에게 친숙한 찬송이 됐다. 익명으로 발표되었기에, 스크리븐이 작사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어느 날 스크리븐의 친구가 그의 침대 옆에 놓인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메모를 보고 이 유명한 찬송가의 작사자가 스크리븐이냐고 물었다. 스크리븐은 “주님과 내가 함께 지었네”라고 대답했다. 스크리븐이 세상을 떠나자 그가 마지막까지 목회 사역에 전념했던 캐나다 라이스 호 주민들은 그를 몹시 그리워했다. 그가 외롭고 쓸쓸한 많은 사람을 섬기고 돌아봤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은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았던 아일랜드 남자인 스크리븐을 기억하며 기념비(사진)를 세웠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15:13).


우리의 죄와 허물을 담당하셔서 십자가에 피 흘리셔서 목숨을 주신 예수님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좋은 친구다. 가장 좋은 친구이신 예수님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을 아뢸 때, 주님은 위로뿐만 아니라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


“이런 진실하신 친구 찾아볼 수 있을까. 우리 약함 아시오니 어찌 아니 아뢸까.”


1.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 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주께 고함 없는 고로 복을 얻지 못하네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뢸 줄을 모를까


2.
시험 걱정 모든 괴롬 없는 사람 누군가
부질없이 낙심 말고 기도드려 아뢰세
이런 진실하신 친구 찾아볼 수 있을까
우리 약함 아시오니 어찌 아니 아뢸까


3.
근심 걱정 무거운 짐 아니진 자 누군가
피난처는 우리 예수 주께 기도드리세
세상 친구 멸시하고 너를 조롱하여도
예수 품에 안기어서 참된 위로 받겠네


/김찬미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1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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