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양으로 써 내려간 신앙고백 (上)
운봉음악제 ‘사랑 걸다’

등록날짜 [ 2022-12-06 21:43:18 ]

<사진설명> 운봉음악제 포스터 



지난달 12일(토) 운봉(雲峰) 조영황의 이름으로 ‘운봉음악제-사랑 걸다’를 열었다. 그간에 쓴 서정가곡 50여 곡과 찬양 곡 20여 곡으로 주님을 높여 드릴 방법을 찾다가 서초구에 있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을 섭외해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음악회에 출연할 전문 성악가를 섭외하려 하니, 그간에 쌓아 온 친분 덕분에 많은 성악가가 출연에 응했다. 창작한 70여 곡 중 22곡으로 선정해 가곡 17곡, 찬양 5곡을 부르기로 했고,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도록 전문 성악가에게도 진실하게 찬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가득한 게 음악회 준비였다. 연주 순서라든가 진행자의 언행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했다. 무엇보다 음악회를 앞두고 성악가 한 분이 출연을 고사하면서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했다. 급히 대관을 한 주 미루고 프로그램도 수정했다.


프로그램 북을 만들면서 수차례 수정과 편집을 이어 갔고, 1인 기업처럼 혼자 구상하고 프로필을 받아 정리해야 했다. 노랫말 22곡을 프로그램에 싣기로 마음먹고 일일이 타이핑해서 연주자 프로필 아래에 각각 가사를 넣었다. 생소함을 덜기 위해 일반 프로그램 북과 차별화를 둔 것인데 반응이 좋았다. 주님이 주신 지혜일 것이다.


사전 리허설도 기억에 남는다. 리허설은 당일 몇 시간 전에 모여서 진행하는 것이 관례인데 한 달 전에 1차 리허설을 하고, 음악회를 열흘 남기고 2차 리허설을 진행했다. 첫 리허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실시해 출연진끼리 친교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두 번째 리허설은 용산 사태로 인한 애도기간이라 리허설을 뒤로한 채 마음으로 기도하기로 했다. 리허설을 하지 못해 아쉬웠을 텐데 모두들 묵묵히 따라 주어 감사했다.


시간이 왜 이리 빠른지 어느새 음악회 당일이 다가왔다. 오후가 되면서 관객이 하나둘 몰려왔고, 같은 날 음악회가 많이 열렸는데도 객석이 만석이어서 무척 감격스러웠다. 연세가족을 비롯해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부터 사회에서 만난 지인들 그리고 친척과 가족까지 한마음으로 찾아와 주었다. 화환과 화분 그리고 꽃바구니들을 구석구석에 놓기 바빴다. 감탄의 함성이 절로 나왔다. 주님이 하셨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교회신문 ‘한 주를 여는 시’에 등재한 시들이 대부분 찬양 곡으로 탄생해 이번 음악회에 발표했다. 그중 ‘가을의 기도’를 듣는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가을에는 물들지 않게 하소서

천지가 저만의 빛으로 채색되었기에

다 울긋불긋하면 누가 인간인 줄 알리요


이 가을에는 병들지 않게 하소서

뜨거운 태양 아래 땀 흘려 노동했으니

시름시름하면 누가 신이 있다 하리요


이 가을에는 맘 상하지 않게 하소서

넉넉하지 못한 밥상이라도 감사가 있으니

흥얼흥얼 살아간들 누가 손짓하리요


이 가을에는 청산하게 하소서

가난, 질병, 고통까지도 멀리 가게 하시고

살아 계신 그분이 소망임을 알게 하소서


가을에는 만남이 있게 하소서

우울함을 덮고 슬픈 기억을 잊게 하시어

소망의 닻을 올리게 하소서

천지는 없어지나 말씀은 운동력이 있어

영원에서 영원까지 인도하시리니


‘가을의 기도’ 노랫말처럼 이 가을에는, 아니 우리 여생에 주님을 향하고 말씀에 충만하여 신부의 믿음으로 소망 중에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어진 찬양은 ‘피 흘려 살리신 사랑’이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오직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만 구원이 있고 마지막 날에는 그 피의 공로로 들림받고 영원한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하리니 끝까지 견디고 따르는 자가 복되도다!


하늘과 땅이 부딪쳐도 이런 사건은 없으리

저주의 나무에서 인간을 살리신 창조주여

바위가 풍선처럼 터지고 별들이 흩날려도

주님 피 흘리지 않고 어떤 구원이 오리요


흙덩어리 같은 인생 위해

피로 철철철 내리시는 그 사랑

죽음 지옥 저주를 넘는 피의 능력이

홍해를 가르고

광야에 샘물이 터지는 역사를 만드니

피는 화해요 용서와 사랑이라

인생길 열어 내 주님 맞이하리


피 흘려 살리신 그 사랑 영원하도록 아멘


이러한 신앙 고백의 찬양을 올려 드리는 동안 얼마나 마음이 부풀었는지 모른다. 기뻐하실 주님을 생각하니 준비하면서 쌓인 고단함도 사라지고, 연주하는 모든 과정이 평안하고 감사가 넘쳤다. 예수가족들도 나름대로 신앙 고백의 가사를 써 보시라. 이 모든 사역은 주님이 하셨음에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운봉 조영황

(51남전도회장)

시인, 작사가, 경영인


위 글은 교회신문 <77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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