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송가 317장 ‘어서 돌아오오’
은혜의 찬송 이야기…찬송가 작사가 ‘전영택 목사’

등록날짜 [ 2023-05-30 21:32:15 ]

부모는 집을 뛰쳐나간 자식이

돌아온 사실 하나만으로 기뻐

자식이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지난날 모든 잘못 용서해 주셔

우리 하나님도 돌아온 자녀를

기쁘게 맞아주는 사랑의 아버지


1943년 일제강점기가 끝나갈 즈음 전영택(1894~1968) 목사는 신사참배를 가결한 한국 교회를 향해 ‘어서 돌아오오’ 찬송가를 선보인다. 한국 교회가 우상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배도를 했으나, 우리 주님께서는 찬송가 가사처럼 “밤마다 문 열어 놓고 마음 졸이시며 나간 자식 돌아오기만 밤새도록 기다리신다”라고 전한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품으로 어서 돌아오라

당시 전영택 목사는 자신이 지은 찬송가와 함께 누가복음 15장의 탕자 비유를 자주 들려주었다. 1940년대 우리나라 상황에 맞춰 탕자의 비유를 번안해 한 일화를 들려준 것이다.


어떤 시골 마을에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빈곤하게 살던 홀어머니가 있었다. 어느 날 이 못된 자식은 어려운 집안 형편이 지겹다며 연로한 홀어머니를 두고 집을 뛰쳐나갔다. 몇 년 동안 세상에 나가 방황하며 떠돌아다니던 자식은 고생고생 끝에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마음먹었다. 


어머니가 계신 집을 향해 캄캄한 밤길을 걸어가면서 자식은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부끄러움 탓에 집으로 가던 발길을 수차례 돌렸다가도 ‘그래도 내 어머니가 계신 집에 간다면…. 그러나 우리 집이 그대로 있을까? 혹시 어머니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셨다면…’ 번잡한 마음을 짊어진 채 무거운 발길을 옮겼다.


자식이 집에 다다르자 인적이 드문 새벽이었다. 멀리서 대문 안을 살펴보니 어머니가 평소 사용하던 살림살이며 신발이며 그대로였다. 안도하던 찰나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방 안에 불이 켜 있는 게 의아해, 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어머니가 벽에 기대어 고개를 떨어뜨린 채 가만히 계신 게 아닌가. 깜짝 놀란 아들은 대문 안으로 급히 들어가 어머니를 흔들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앉아서 졸고 계셨던 것이다.


아들은 무릎을 꿇고 어머니께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어머니, 밤에는 무서운 산짐승도 내려오는데 왜 문을 열어 놓으셨어요?”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문을 열어 놓고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고 하면서 크게 뉘우치는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어머니와 아들의 일화처럼 찬송가 ‘어서 돌아오오’는 비신자를 향해 건네는 복음이며, 하나님의 품을 떠나있는 자식에게 “어서 돌아만 오라”는 하나님 아버지의 애타는 당부를 전하고 있다.


1.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지은 죄가 아무리 무겁고 크기로

주 어찌 못 담당하고 못 받으시리요

우리 주의 넓은 가슴은 하늘보다 넓고 넓어


2.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우리 주는 날마다 기다리신다오

밤마다 문 열어 놓고 마음 졸이시며

나간 자식 돌아오기만 밤새 기다리신다오


3.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채찍 맞아 아파도 주님의 손으로

때리시고 어루만져 위로해 주시는

우리 주의 넓은 품으로 어서 돌아오오 어서


부모에게 자식이 집을 떠난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집을 떠나 있을 때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도 문제가 안 된다. 그저 자식이 돌아온 것만으로 기쁜 것이다. 즉 자식은 돌아온 사실 그 하나만으로 지난날의 실수와 잘못을 부모에게 용서받은 것이다.


우리 하나님도 죄를 용서해 주실 뿐만 아니라 돌아온 자식을 위해 잔치를 베푸시는 한량없는 사랑을 가지신 분이다(눅15:25~32). 하나님은 탕자가 돌아오길 바라는 아비의 심정으로 죄인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는 지은 죄가 아무리 크더라도 용서해 주시는 주님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편, 찬송가 317장 ‘어서 돌아오오’는 작곡가 박재훈 목사가 전영택 목사의 찬송시에 곡을 붙여 성도들이 애창하게 되었다. 1943년 초여름 박재훈 목사는 전영택 목사를 만나 시가 인쇄된 종이를 건네받았고, 21세 청년 목사가 붙인 곡은 평양 지역에서 애창되다가 1967년에 발행된 ‘개편찬송가’(개237)에 수록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위 글은 교회신문 <8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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