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 ‘소망교도소 전도집회’를 다녀오며']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등록날짜 [ 2025-01-13 11:07:12 ]

<사진설명> 연세오케스트라가 트럼펫, 트럼본, 튜바 등 금관악기 합주를 소망교도소 전도집회에서 올려 드리고 있다.


작은 규모부터 국제적인 대형 공연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주를 해 보았지만, 지난해 연말 교도소를 찾아 난생처음 재소자들 앞에서 연주를 하게 됐다. 기대 반 걱정 반. 과연 재소자분들에게 위로를 주고 은혜받게 연주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17일(화) ‘소망교도소 전도집회’를 앞두고 트럼펫 연주자인 나를 비롯해 트럼본(유재성 형제)과 튜바(황석진 형제) 등 연세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최고의 연주를 올려 드리려고 마음을 다했다. 전원이 전공자이지만 우리 교회 오케스트라 대표로서 연주하는 것인 데다 교도소에 가서 연주를 하다 보니 어느 때보다 긴장하며 연습을 많이 한 듯하다.


출소 후에도 기억에 남을 찬양 되길

전도집회 당일, 교도소 도착 직후 리허설을 잠깐 진행하자 재소자분들이 차례차례 줄지어 예배당으로 들어오셨다. 영화나 미디어에서 본 것처럼 험상궂어 보이기보다는 아는 동생이나 친구처럼 보이는 이가 더 많았다. 그런데도 이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교도관이 철저히 자리를 지키거나 이동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하는 모습에서 교도소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순간 주님을 향한 감사가 마음 가득 퍼지는 것을 경험했다. ‘주님, 저도 하루면 주님 앞에 수천 번 죄를 짓고 사는 죄인인데, 주님은 저를 가두지 않고 정죄하지 않고 그저 사랑으로 감싸 주고 계시네요’라는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이분들 마음을 헤아려보니 사회적 낙인 탓에 각자의 마음이 한없이 낮아진 지금이 복음을 전할 절호의 시기이며, 주님을 영접할 은혜받을 때라고 생각했다.


청년들의 힘찬 난타 연주로 전도집회의 문을 열었고, 박수 치면서 환호하는 재소자가 반, 시큰둥한 재소자가 반이었으나 주님이 마련해 주신 기회라 여기며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무대에 올랐다. 첫 곡은 성탄절을 앞둔 시기에 맞춰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연주했다.


그런데 교회에서 찬양할 때와 달리 어수선한 주변에 자꾸 신경이 쓰이고 오롯이 집중해 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류를 느꼈다. 연주하는 내내 ‘예수 피, 예수 피’라고 기도하면서 다음 곡인 ‘내 주는 강한 성이요’까지 연주를 마쳤지만 무대를 내려오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기도가 부족한 탓에 주님을 더 겨냥해 찬양하지 못했다는 마음이 들어 주님께 송구했기 때문이다. 재소자들 앞에서 찬양할 다시 없을 기회였는데 무언가 다 쏟아내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그런 내게 주님께서는 ‘귀한 일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귀한 주의 사역에 사용해 주심에 그저 감사해야 할 것’이라는 감동으로 위로하셨다. 이분들이 출소한 후 우리가 연주한 찬양을 듣고 ‘아! 연세중앙교회에서 우리를 위해 찬양했었지’라고 한 번이라도 생각해 준다면 그것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 온 것이라고 생각하며 재소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가난한 자에게 임한 천국의 복

이날 전도집회 말미에는 재소자 찬양대가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 곡을 찬양하기도 했는데 내가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주님이 날 인도하셨다고 확신했고, 주님을 배신하지 않으리라 다짐한 나의 첫사랑을 떠올렸다.

사람마다 예수님을 구주로 만나는 계기는 정말 다른 듯하다. 그래도 대부분 나처럼 마음이 가장 가난했을 때 주님을 영접하였을 것이다.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가난할 때이기에 주님이 더 빨리 만나 주시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고 아픔이 있는 법이나, 임마누엘(마1:23) 하나님을 생각하며 주를 의지해 일어서면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에도 바리새인처럼 세상이 말하는 의인보다 창녀와 세리 같은 세상에서 낮춰 보는 이들이 예수님께 큰 은혜를 받고 위로를 받았다. 마음이 가난한 때가 예수님을 구주로 만나기 가장 좋은 때니 모든 죄의 짐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예수님의 속죄의 피로 자유함을 얻어 천국 가는 날까지 신앙생활 잘하기를, 또 주님 나라에 가서도 찬양하기를 소망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현주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석사 졸업

현) 중앙대학교 외래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8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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