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수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쳐 만든 성경

등록날짜 [ 2013-12-24 10:02:51 ]

현재도 성경 한 권 만드는 데 수작업 매우 많아
만든 과정 일일이 보다 보니 소중함이 더 느껴져

대한성서공회가 밝힌 바로는 2013년 한 해 국내에 보급한 성경은 52만 6811부다. 해외로 수출한 성경은 122개국 177개 언어로 총 626만 8396부다. 성경이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친 베스트셀러 중 최고봉인 성경은 하나님 말씀이 기록된 책이다. 세상 어떤 책도 할 수 없는 영혼을 살리는 생명이 담긴 책이기에 그 가치를 세상 기준으로 감히 평가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성경은 구약 39권, 신약 27권 총 66권으로 이루어졌다. 성경은 처음부터 오늘날과 같은 책 형태는 아니었다. 구약과 신약 성경을 쓸 당시에는 책을 낱장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특수 처리한 동물 가죽으로 만든 양피지나, 갈대들을 모아 압연해 만든 파피루스에 기록해 두루마리 형태로 보관하였다. 사람들은 갈대 펜에 탄소, 고무, 기름을 섞어 만든 잉크를 묻혀서 두루마리에 글을 썼다.

두루마리 형태에서 발전해 오늘날과 같은 책 모양을 갖춘 것이 2세기경부터 사용된 ‘사본’이다. ‘사본’은 두루마리보다 갖고 다니기가 쉽고, 특정 부분을 찾는 데에도 편하다. 그런 이유로 그리스도인이 이 새로운 형식을 먼저 사용했으리라 짐작한다.

성경을 최초로 한글로 번역한 시기는 신약 1887년, 구약 1911년이다. 1938년에 발간한 「셩경젼셔 개역」이 최초로 완성된 개역성경이며, 이를 수정한 것이 1961년에 출간한 「개역한글판」이다. 1998년 「개역개정판」이 나왔으나 여전히 「개역한글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얼마 전, 우리 교회 멤버십 성경을 제작하던 중 성경 제작 전체 과정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인쇄나 제본, 완성본 등 과정이 진행되는 곳은 규모도 매우 크고, 자동화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그런데 표지제작이나 금장, 색인 등 정밀작업을 진행하는 곳에서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어 인상 깊었다. 표지제작은 일일이 여러 사람 손을 거쳐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성경에 금색을 칠하는 금장작업은 아주 특별했다. 일단 성경책 6권 정도를 세로로 단단히 거치대에 세워 틈이 전혀 없이 딱딱하게 만들었다. 그 후 금가루를 뿌리고 마치 돌을 깎듯이 무거운 거치대를 손에 들고 돌려가며 귀퉁이를 둥글게 깎아낸다. 이 작업은 기계가 할 수 없다고 했다. 재밌는 것은 이 기술은 우리나라가 단연 최고여서 기술 유출을 방지하려고 공정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성경 66권을 구분하는 색인 작업 공정도 둘러보았다. 역시 100퍼센트 수작업이었다. 성경 한 권, 한 권을 펼쳐서 장별로 페이지를 찾아 종이를 끼워 넣어 표시 한 후, 반달 모양 홈을 파고 그곳에 일일이 스티커를 한 장 한 장 손으로 붙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 일만 수십 년간 해온 분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기술자는 많지 않다고 한다. 이번에 성경 한 권이 탄생하기까지 이렇게 정교한 공정 속에 수많은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거친다는 점을 알았다. 그래서 새로 나온 우리 교회 멤버십 성경에 더 애착심을 갖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요즘 기독교 서점에서는 성경이 잘 팔리지 않는다. 수십만 원짜리 스마트폰은 쉽게 척척 바꾸고, 한 달 통신비로 6~7만 원을 쓰면서도 정작 내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 한 권 사는 데에는 인색한 것이 지금 시대다.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성경책을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그러지 않은가 생각하니 마음이 더 무겁다.

나부터라도 2014년에는 새롭게 나온 성경을 소중하게 지니고 다니며 하나님 말씀과 함께 한 해를 보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네 입에 꿀보다 더하니라”(시119:103)는 다윗과 같은 고백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장항진 목사
도서출판국장

위 글은 교회신문 <36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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