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새해엔 청년에게 소망과 기회 넘치길

등록날짜 [ 2015-01-06 11:55:44 ]

점점 늘어나는 미래 불안감 해소하고 사회지원망 늘려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야

 

새해가 되면 하나님을 믿지 않거나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습관처럼 소원을 빈다. 절실한 기도이기보다는 새해가 되면 으레 한번 품어 보는 막연한 소망일 수도 있지만, 여하튼 그간 이루지 못한 소원을 빌면서 새해에는 모든 것이 나아지길 희망한다.

 

나도 개인적인 기도제목과 2015년을 위한 계획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무엇보다 우리 시대 청년들 삶이 나아지고 희망이 생기길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기도한다.

 

한 나라의 미래는 그 나라 젊은이들에게 달려 있는데 대학에서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하면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초중고 학창시절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오로지 대학에 가고자 공부에 매진하고, 대학에 들어오면 낭만도 잠시 학점관리에, 스펙 쌓기에 또 다른 경쟁을 시작한다. 대학 입학 못지않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대학에 다닐 때는 대학생 수도 적었고, 졸업 후 취업이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평생직장 개념도 없어지고, 비정규직이나 인턴 같은 불안정한 일자리만 많아져서 젊은이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오죽하면 대학 졸업을 유예하면서까지 취업에 올인 하고, 9급 공무원시험 같은 공시에도 우수 재원이 몰린다. 임금은 높지 않지만 잘리지 않는 안정된 자리를 찾기 때문이다. 또 좋은 경력과 자격증을 갖추어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기가 어렵다 보니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사는 이른바 ‘삼포 세대’가 양산되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주변에서 노총각 노처녀를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이런 현상은 국가적으로 보면 대단히 위태로운 일이다. 국가의 존망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물론 전반적으로 세계적인 경기 흐름이 둔화하고,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미래 세대의 불안감이 증폭한 것이 세계적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1997년 IMF사태(국제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사건) 이후 이런 경제 위기와 불황이 만성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학가에 한창 불던 ‘안녕하십니까’ 열풍은 이런 젊은이들의 위기의식을 그대로 반영한 사건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학생들 특유의 패기나 낭만은 사라지고 소심함과 보수주의가 만연하면서 친구들과 관계마저 거부하고 혼자 다니는 ‘자발적 아웃사이더’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를 보니 학자금 대출을 받은 평균 액수가 1300만 원이나 되고, 청년 실업률도 8.5%로 구제금융 이후 최대라 하며, 취업준비생만 55만 명 정도라고 한다. 일부 부유층을 빼면 대학에 다닐 때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빚을 지고, 졸업 후에는 불안한 일자리 때문에 빚을 갚지 못하고 하루하루 전전하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 모습이다.

 

2014년 <미생> 같은 드라마가 크게 히트한 이유도 이런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 그런데도 기성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식으로 실언하거나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 잘살아야 한다고 현실감이 전혀 없는 말을 위로랍시고 내뱉는다. 정부는 정부대로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려 임시변통으로 위기를 넘기려 꼼수를 부린다.

 

젊은이들이 살기 어려우면 그 나라는 늙은 나라가 되고,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인구학적으로 1억이 넘지 못하는 나라는 늘 소멸 위험을 안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저출산율은 특히 청년들을 보호해 줄 사회 지원망이 취약한 것이 주원인이다.

 

지난해까지 우리는 이념과 정치 싸움 등 소모적인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다. 이제 사회통합을 이루고 청년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자.

김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41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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