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젊음과 늙음은 생각에 달렸다

등록날짜 [ 2015-07-07 14:14:33 ]

평균수명 늘어나면서 가치 기준도 많이 바뀌어 가

도태하지 않도록 생각과 태도 바꾸는 노력 필요해

 

 

의학이 발전하고 전반적인 생산력과 부가 증가하면서 세계인의 평균수명도 함께 늘고 있다. 아프리카처럼 만성적 기근 혹은 질병에 시달리거나, 중동의 여러 곳처럼 분규와 내란에 빠진 나라를 제외하면 평균수명은 전 지구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세계 평균수명은 70세이며, 한국인 81세, 북한은 69세였다. 평균수명이 늘고 건강상태가 좋아지면서 요즘은 노인을 위한 일자리나 복지가 심각한 사회적 의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노인에 대한 전통적 생각도 많이 바뀌고 있다. 단적으로 언제부터인가 장수의 첫 번째 관문으로 간주되던 환갑잔치를 치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은퇴 후 아파트 경비나 택배 심부름 등 제2의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분도 많다.

 

60청춘이란 말에서 보듯 사람들도 노인 기준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노인 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78%가 노인의 연령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생각한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요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나 취업 프로그램도 갈수록 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 장수사회로 진입하면서 예전처럼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젊게 건강하게 살면서 자기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다수 노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물리적 나이가 많아도 여전히 청춘이라고 생각하면서 젊은이들의 문화를 함께 즐기려는 이른바 신중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젊음과 늙음을 나누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신체적 건강 나이, 사회적 활동여부 등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필자가 오래전부터 생각하는 하나의 기준은 스스로를 변화시키려는 의지와 새로움에 대한 열정이다. 젊음이란, 단지 어리고 혈기가 왕성한 사람들이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고, 미래를 향해 스스로를 발전시키려는 진취성에 본질이 있다.

 

반대로 늙은 사람들은 변화나 성장을 바라기 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지금까지 가꾸어 온 것을 지키려는 보수적 태도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이 여러 가지 점에서 완고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간 살아온 삶의 관성과 자기가 이룬 것을 지키려는 심리에 원인이 있고, 이것이 노인세대가 전통을 고수하여 물려 줄 수 있는 긍정성으로도 작용한다. 하지만 보수성이 지나치면 구태의연함과 현상유지에만 급급하게 돼 새로움을 수용하지 못하고 퇴물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젊음이 이처럼 삶의 태도와 생각에 달렸기에 나이는 들었지만 청년처럼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겉모습만 청춘인 애늙은이도 얼마든지 있다. 대학에 몸담고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나이는 20대인데 꿈도 비전도 갖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대학생활을 보내다 도태되는 노인 대학생(?)들을 드물지 않게 보게 된다. 반대로 사회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다 보면 다양한 분들을 만나는데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이 어려운 철학책을 붙잡고 진지하게 새로운 배움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고 나 자신을 돌아본 적도 많다.

 

무언가 자신에게 여전히 할 일이 있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면 청춘이고, 현재 상태에 만족하려 한다면 노인이다. 본인이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나이가 들면 자꾸 활동에서 제외시키려 하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해 뒷방 노인네 취급하려고 하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이런 흐름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본인이 스스로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성경을 봐도 많은 선지자나 사사들이 노인 시기에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젊은이들을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영원히 독수리 같은 청춘이어야 한다.

김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44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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