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JSA 북한 병사, 빗발치는 총알 뚫고 자유를 향하여

등록날짜 [ 2017-11-28 11:04:11 ]

13일, 남측 판문점으로 북한 병사 한 명 귀순해
북측 사격 40발에 중상 입었지만 현재 의식 되찾아
북한군에서 좋은 대우받는 JSA 병사의 탈주는
지상낙원이라 하면서 자유 억압하는 체제 모순 때문


지난 11월 13일(월) 오후 3시 11분. 남한 판문점에 설치된 감시탑 CCTV에 지프 차량 한 대가 포착됐다. 판문점에서 북서쪽으로 2.5㎞ 떨어진 곳에서 남한 쪽으로 시속 70㎞ 정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지프 차량은 북측 초소 앞에서 잠시 속도를 줄이다 검문을 시도하는 북측 초병을 따돌린 채 남쪽으로 내달렸고, 군사분계선(MDL)을 불과 10여m 앞두고 그만 배수로에 빠져 버렸다.

공동경비구역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북측 초병들은 지프 차량을 향해 달려갔고 오후 3시 15분 지프 차량에 타고 있던 귀순병은 차를 배수로에서 빼지 못한 탓에 남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쫓던 북측 병사들은 40여 발 가까이 조준 사격을 가했고 귀순병은 60m 넘는 거리를 총알을 피해 가며 필사적으로 질주했다. 결국 팔꿈치, 어깨, 복부에 총상 5~6발을 입은 귀순병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유의집’ 서쪽 담장 아래에 쓰러졌고, 북측 병사들도 사격을 멈췄다.

북측 병사들은 추격 과정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귀순병이 남쪽으로 넘어왔는데도 계속 사격하거나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모두 정전협정 위반이다. 우리 CCTV에 모든 상황이 영상으로 기록됐고, 지난 22일(수) 유엔사령부가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당시 우리 군 간부 3명은 오후 3시 55분부터 귀순병이 쓰러져 있던 곳까지 포복하여 구조 작업을 해 안전지대로 끌고 나왔고 미군 구조 헬기로 이송해 국내 최고 중증외상 전문의 이국종 교수(수원 아주대병원)에게 집도를 맡겼다. 성인 3명 분량 혈액을 수혈하며 집중 사격으로 손상된 장기들을 치료했다. 현재는 죽음 직전까지 갔던 상태에서 의식을 회복한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수술을 담당한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이 소말리아 해상에서 해적들에게 총상을 당해 사경을 헤맬 때도 응급 후송해 살려낸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던 귀순병을 몇 차례 대수술을 시도해 살린 것이다.

이번 귀순 사건은 군사적 위협이 아닌 한반도 평화무드로 북한핵개발을 막아 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께는 다소 불편한 뉴스일 것이다.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과 자유 억압을 가하는 공산 독재체제 북한 병사가 자유 대한민국으로 내달렸다는 사실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영국에 주재하던 북한 고급 외교관이나 북한군 중 가장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공동경비구역 병사가 자유 대한민국을 향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이유는 단 하나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면서도 지상낙원이라며 북한 주민을 70년째 거짓 선동하는 북한체제의 모순 때문이다.

우리와 휴전선을 맞닿아 대적하고 있는 주적 북한 공산집단은 지금도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핵무기, 전자기파공격(EMP), 화학무기, 장거리 미사일, 잠수함 같은 비대칭 전력(작은 양으로도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을 개발하면서 우리나라와 동아시아를 전쟁 소용돌이에 다시 내몰고 있다. 나아가 테러 국가에 무기를 팔면서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자유 대한민국의 영토에서 벌어진 귀순병 총격 사건에서 보인 정전협정 위반과 비인도적인 사격에 대해 우리는 북한에 정식으로 항의하고 1977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처럼 북한 최고지도자의 공식사과를 받아 내야 한다. 우리 내부의 끊임없는 전쟁과 분열, 무차별적인 비판으로 잘못된 국론분열을 다 같이 멈추고, 자유 대한민국의 체재를 수호하고 국민 모두의 생명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하나로 뭉쳐야만 현 시국을 극복할 수 있다. 국민 역시 TV, 인터넷,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대한민국의 미래와 안보가 어디로 향하는지 점차 관심을 잃고 있다.

조선시대의 끝없는 당파싸움과 잘못된 외교로 임진왜란, 병자호란과 같은 전쟁을 초래하거나 러시아, 청나라, 일본의 전쟁터가 된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1950년 6.25사변의 포화 속에서 우리와 함께 싸워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 낸 우방 미국과 UN군의 희생 그리고 북한의 위협 속에서 피땀으로 이루어 낸 기성세대의 노력이라는 대한민국의 발전사를 잊기에 70년은 너무 짧은 세월이다.



/강승호 안수집사
국방부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55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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