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누구인지를 잊지 맙시다

등록날짜 [ 2009-11-17 17:25:25 ]

수년 전 일간지에 만화를 연재했던 유명 만화가의 책에 재미있는 만화가 실려 있다. 꼬마 감자가 엄마 감자에게 “엄마, 나 감자 맞어?”라고 물었다. 엄마 감자는 “당근이지!”라고 대답했다. 그 길로 꼬마감자는 가출을 했다. 엄마감자가 자기보고 당근이라고 말하자 자기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기 때문이다. 가출을 했다가 돌아온 꼬마감자가 할머니 감자에게 다시 물었다. “할머니, 나 감자 맞어?” 경상도 출신의 할머니 감자는 “오이야!”라고 대답하셨다. 그 길로 꼬마 감자는 또다시 가출을 했다.
이 꽁트는 한 편으로 우리를 웃게 만들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자기 정체성을 아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어준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누구인지, 또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사는 것 같다. 어떤 사명을 지닌 존재인지, 어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책임과 권리를 지닌 존재인지를 분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결과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거나 비난하면 쉽게 좌절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꼭 필요한 존재로서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공동체에 피해를 끼치는 행동들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택하신 백성들이 개인적으로 행복을 누리고 공동체적으로 기여하는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시시때때로 신적인 대변인들을 보내어서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셨다.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에는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고 난 후에는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백성들이 마음에 품고 있어야 할 자기 정체성을 분명하게 심어주셨다.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백 년 동안 정체성을 잊어버린 채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우상숭배하며 여러 가지 죄악에 빠져 살다가 바벨론에 수십 년 동안 종살이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예언자들을 통해 다시 그들의 마음에 자기 정체성을 심어주는 말씀을 전하게 하셨다: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 43장)”, “내가 또 너로 이방의 빛을 삼아 나의 구원을 베풀어서 땅 끝까지 이르게 하리라(사 49장)”
우리 주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신 후에 성도들이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게 하기 위해 여러 모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게 하는 말씀을 전하게 하셨다: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벧전 2:9)”, “너희가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인 평가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하나님의 관점에 따라 자신을 보배롭고 존귀하며, 사랑받고 있는 존재로 인정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존재 이유가 예수님의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그 일을 위해 헌신해야 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7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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