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꽃 피는 춘삼월이라 하지만

등록날짜 [ 2017-03-13 13:39:07 ]

이만큼 교회 세운 믿음의 선배들처럼
전 성도가 견고한 신앙의 강단 있어야


우리 교회는 30여 년 전, 연희동 작은 지하실 곰팡이 냄새나는 곳에 세워졌다. 누가 찾아올 법하지 않은 변두리였다. 하지만 성령께서 강하게 역사하셔서 매달 부흥회를 열면 성도들이 이곳저곳에서 모여들어 성전을 가득 메웠다.

은혜받고 구원받은 성도들이 열심히 전도했고, 망원동·노량진 성전을 거쳐 세계적 규모의 궁동 대성전을 설립 20년도 못 돼 하나님께 봉헌했다. 그 후 몇 년 사이에 E of E 교육센터, 노인복지센터, 월드비전센터, 비전교육센터를 신축했다. 성도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 일에 구석구석 충성하고, 전도하고, 사랑을 나누면서 교회를 성장시켰다.

매년 흰돌산수양관에서 동·하계성회를 개최했다. 특히 목회자세미나에는 해외와 전국 각지에서 수천 명이 참석했고, 구령의 열정 갖고 예수 복음 전하겠다고 다짐하며 돌아갔으니 머지않아 큰 부흥의 소식이 들릴 것을 믿는다. 담임목사님은 동계성회를 마치면서 “잘한 것은 주님이 하셨으니 감사하고, 잘못한 부분은 겸손히 회개해 주님과 형통하라”고 당부했다. 칭찬만 듣다 교만해져 주님을 모른다 하지 않도록 항상 담임목사를 통해 회개하여 주님 앞에 돌이키게 하는 것이 연세중앙교회 성도가 받는 참된 복일 터. 설교 시간마다 목사님이 “회개하라”고 당부한 내용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앙생활을 하나하나 점검해 본다.

“예배시간에 일찍 와서 기도하고 찬송하고 말씀 들을 준비를 했는가. 예수 몰라 죄 아래 살다 지옥 갈 이웃 영혼에게 복음을 전했는가. 교회에 무슨 일이 생길 때 내가 먼저 관심 갖고 돌아보았는가. 충성할 일손이 필요하다고 호소할 때, 시간 없다고 모른 척한 적은 없는가. 직장 일이 급하다고 기도하길 등한시한 적이 없는가. 주일 성수는 물론 성령께서 감동하셔서 교회에서 정한 각종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해 모이는 자리를 폐하지 않았는가.”

과거와 달라진 내 신앙의 모습이 보인다. 많이 퇴색했다. 처음 은혜받았을 때는 교회에 오는 것이 그저 기쁘고 좋았다. 가진 것을 다 예물 드리고 주머니가 가벼워져도 주를 위해 살 수 있는 것만으로 기뻤다. 십자가 보혈의 공로를 의지해 죄 사함받게 하시고 천국 갈 하나님의 자녀로 살게 하시니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그런데 흐르는 세월 속에서 감사를 잊고, 충성의 열정도 식은 것이 사실이다.

교회 설립의 달을 맞을 때마다 자꾸만 부끄러워진다. 연희동·망원동 시절 성도들을 대할 때면 더욱 그렇다. 그들은 30년 전 어렵던 시절에 자기 전 재산을 내놓고 교회를 넓히고 새로 지었다. 그들의 최고 소망은 주님의 신부로 들림받고, 영혼의 때에 반드시 영생하는 것이다. 세상 소망을 값없게 여기고 하늘 소망에 가슴 벅차 한다. 30년 전 30~40대였으니 지금 60, 70대 노구지만 주의 일할 사람 손 들라고 하면 주저 없이 충성의 일선으로 달려간다. 또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자고 하면 한결같이 기도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제는 대충 해도 되지 않느냐’는 악한 미혹에 절대 넘어지지 않는 신앙의 강단(剛斷)이 늘 있다.

3월마다 세월로 낡아진 육신으로도 주님을 향해 묵묵히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초창기 성도들이 부럽다. 게으름과 나태와 교만을 걷어내고 ‘31세’ 건장한 청년의 패기로 다시 내 믿음을 다져야겠다.



/오태영 부장
교회복지부


위 글은 교회신문 <5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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