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영혼의 때, 잘 준비하고 계신가요?

등록날짜 [ 2017-06-12 14:51:52 ]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면 언제나 후회뿐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주님 오실 때 준비하리

벌써 6월, 2017년이 반밖에 남지 않았는데 돌아보면 후회뿐이다. 언제쯤 후회 없는 삶을 살까. 당장 어제 하루만 돌아봐도 ‘조금만 더 감사하며 살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학교는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시기다. 조·종례를 들어갈 때마다 늘 잊지 않는 전달사항이 있다. “미리 준비해야 발등에 불 떨어지지 않는다, 언제까지 그렇게 급급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냐, 말이 아닌 정말 엉덩이로 하는 공부를 하라.”

나도 시험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 원안지 점검은 보름이 더 남았지만, 이번 주 내에 문제를 출제해야 학년별 교차점검과 원안지 편집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출제일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우리 반 아이들보다 내 발등에 불이 먼저 떨어졌다. 지난해 시험 문제와 겹치면 안 되고, 문제집 문제와 똑같으면 안 된다. 그러려면 사실 낼 수 있는 문제가 별로 없다. 그러니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리며 후회할 수밖에.

이렇게 학생들에게 ‘준비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면, 늘 마음속 양심이 소리친다.

‘선하야, 너는 네 영혼의 때를 준비하고 있니?’

똑같은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이길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지만 항상 같은 죄에 넘어진다. ‘진정한 회개’란 죄를 예수 피 공로 앞에 회개하고 다시는 반복해서 짓지 않는 것이라고 하나님께서 담임목사님을 통해 말씀해 주셨다. 그런데 왜 나는 계속 같은 죄에 넘어지는가. 이기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왜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가.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신랑이 올 때를 기다리며 기름을 준비했다. 하지만 미련한 다섯 처녀는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였다”고 했다. 주님께서 언제 오실지 알 수 없는 이때에 말씀을 통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나는 미련한 다섯 처녀와 같이 살고 있다.

변하고 싶어 이번 ‘50일 작정기도회’ 동안 말씀 붙들고 기도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대로 살면서 신부의 믿음으로 준비된 자가 되고 싶다고. 평소 기도를 많이 했고, 예배를 빠진 적도 없으며, 충성의 자리에 늘 있으려 했다. 하지만 작정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그 충성이 기쁘지 아니하다. 너의 의(義)로만 가득한 예배와 신앙생활이 변화했으면 좋겠구나.’

감사했다. 내 영이 정말 살고 싶어서 기도하고 있었구나, 내가 다시 준비된 자가 되기를 하나님께서 원하셔서 내 잘못된 신앙생활을 깨닫게 하시는구나, 내 뜻대로 신앙생활하면서 ‘주님이 기뻐하는 순종’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지로 내 의를 드러내고 있었다고 알려주시니 말이다.

이제 다시 한번 준비하려 한다. 학생들에게만 미래를 위해 준비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할 것이 아니라 신랑을 맞이하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같이 준비하고자 말이다. 하반기에는 내게 맡겨진 천하보다 귀한 고등부 학생들을 더 많이 사랑하며 살려 한다. 의나 잘함으로는 할 수 없지만 주님이 주신 능력이라면 무엇인들 하지 못하리. 내가 연약하기에 기도할 것이고, 부족하기에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구원받은 그 은혜에 감사하며 말이다.



/전선하(고등부)
現 고등학교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5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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