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천국으로 가는 여정

등록날짜 [ 2017-07-04 14:08:42 ]

요양병원 중환자실에서 여러 임종 모습 보며
모든 성도가 꼭 천국 가길 소망하게 돼
날마다 천국 문턱에 이른 것처럼
감사와 기도로 깨어 신앙생활 해야

오늘도 우리 요양병원은 불철주야 바쁘게 움직인다. 특히 중환자실 환자들을 돌보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어느 날, 모 교회 장로님이 입원하셨다. 암을 앓으셨지만 잘 이겨내고 계셨고, 고통 없이 임종을 맞으시고자 요양병원에 입원하신 것이다. 96세인데 치매도 없고, 영이 맑은 분이셨다. 입원 중, 호흡 곤란이 와서 산소마스크를 해드렸고 가래 빼내는 흡입기를 사용해 진통을 덜어드렸다. 극심한 통증에 몸부림칠 때는 진통제를 처방해 드리며 천국 가는 길에 마음의 준비하시도록 했다.

장로님은 요양병원에 계시는 동안 가족과 교회 직분자들이 찾아와 함께 주님께 기도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다. “아멘” 소리도 우렁찼다. 더욱이 “천국에 꼭 가셔야 한다”고 당부할 때면 “그건 기본”이라며 “천국에서도 주님 가까이 가야 한다”고 믿음의 말씀을 하셨다.

임종자들을 오래 돌보다 보면, 생애가 얼마 안 남은 환자들에게 공통된 특징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한다. 얼굴에 홍조를 띄면서 살아생전 어여쁜 모습으로 한번 변하는 것이다. 가족들은 환자들이 소생한 줄로 믿고 좋아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은 “임종이 가까웠어요”라고 알려드린다. 그런 모습을 보인 지 사나흘이 지나면 임종을 맞고 편안하게 돌아가신다.

장로님도 임종을 며칠 앞두고 홍조를 띄면서 멋있고 예쁜 얼굴로 변화되어 가족들을 기쁘게 하더니 며칠 후 임종을 맞으셨다. 장로님은 임종 직전 가족들에게 통성기도해 주고 찬송을 불러 달라고 요청하셨다. 그러고는 찬송을 부르는 가족들을 지켜보면서 스르르 눈을 감으셨다. 가족들도 은혜롭고 아름다운 임종을 보면서 장로님의 천국 가는 길을 지켰다. 모두들 집안 어른이 천국 가셨다며 기뻐했다.

우리 믿음의 성도들도 그런 아름다운 모습으로 임종을 맞이하기를 소망한다. 동시에 내 마지막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임종을 맞을 것인가. “눈 떠보니 천국에 와 있어야 한다”는 담임목사님의 말씀대로 임종을 맞길 기도해 본다. 또 “큰 통증 없이 기도하면서 천국 가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축복의 말씀처럼 주님 은혜 가운데 평온한 최후를 맞도록 항시 깨어 기도하라는 당부를 떠올리며 두 손을 번쩍 들고 기도한다.

질병은 우리에게 고난을 겪게 하지만 동시에 겸손과 감사를 배우게 한다. 고통 속에 몸부림쳐 봤다면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깨달아 생명 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일에 더 세심하게 반응할 것이다. 고통 중에 감사를 깨닫고 질병에서 치유받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지만, 큰 병에 들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은 더욱 감사할 일이다. 질병에 시달리기 전, 평소 건강한 삶이 주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감사한다면 정말 지혜로운 사람일 것이다.

인생길은 평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불편한 길을 여행하는 중이다. 질병의 고통을 안고 내리막길을 치닫고 있을 때 주님과 함께 감사함으로 그 고난을 이겨낸다면, 주님은 높이 오르는 기쁨도 맛보게 해 주실 것이다.


/김세련 집사
바오로요양병원 행정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53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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