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내가 만난 친절한 버스 기사님

등록날짜 [ 2019-01-03 01:09:25 ]

교통약자가 승차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어린아이 마음 헤아려 주는 모습에 감동
반면 급정차에 경적 울려 대는 운전자도
갈수록 남을 배려하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해야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젊은 엄마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종종걸음으로 달려오자 세 모녀가 승차할 때까지 기다렸다 출발했습니다. 몇 정거장 안 가서 여섯 살쯤으로 보이는 큰애가 하차 벨을 눌렀습니다. 그러자 서너 살로 보이는 작은애가 “내가 누를 건데!”라면서 언니에게 화내며 엄마를 성가시게 했습니다.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기사는 개폐 레버를 살짝 작동해 하차 등을 끈 다음, “이제 하차 벨을 눌러 보렴” 하고 말합니다. 아이가 벨을 누르며 기뻐하자 엄마가 고맙다고 기사에게 인사했습니다.


버스 뒷좌석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참 친절한 기사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편안하게 버스를 타도록 기다려 준 것도 흐뭇한 일인데 두 아이의 실랑이를 보고 배려해 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하차 등이 한 번 켜지면, 다음 사람이 아무리 눌러도 그대로입니다. 정류장에서 버스 문을 열어야 하차 등이 꺼집니다. 이런 구조를 아는 기사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하차 벨을 누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고된 업무 중에 쉽게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닙니다.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는 사회라면 하기 힘든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와 친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오랜만에 만난 훈훈한 일화였습니다.


어떤 날은 불친절한 기사를 만납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중앙 버스전용차로와 일반차로가 교체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버스가 중앙 버스전용차로로 들어가려고 하면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승용차에 계속 경적을 울리며 재촉합니다. 승용차 운전자도 차선을 바꾸려고 진땀을 뺄 텐데, 잠깐을 못 참고 경적을 울려 대면 앞에 있는 운전자 마음이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빵’ 울리는 경적에 버스에 탄 제 마음도 불편해집니다. 또 젊은 사람이 버스에 오르면 ‘알아서 몸의 중심을 잡겠지’ 싶어 급하게 페달을 밟는 경우도 봅니다. 아슬아슬하게 안전 손잡이를 잡고 몸을 휘청거리는 승객을 보면 제 마음도 ‘철렁 철렁’합니다.


반면에 ‘혹시라도 승객이 다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나이 많은 승객이 타건 젊은이가 차에 오르건  승객이 자리 잡은 모습을 확인한 후 출발하는 기사님도 있습니다. 불친절 속에 이들의 친절과 배려가 더욱 돋보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마5:13~14).


우리는 하나님 말씀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합니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우리가 빛의 역할을 해야 하고, 부패해 썩어 가는 세상에서 소금 역할을 감당해야합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불친절한 세상에서 내가 예수님의 사랑으로 남을 배려하고 친절을 베풀면 더욱 예수님의 향기가 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작은 배려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수많은 불신자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풀어 복음이 왕성하게 전파되도록 힘쓰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태영 안수집사
교회복지부장, 주민센터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60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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