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우리말인데 성경 읽기 어려운 이유

등록날짜 [ 2019-01-09 02:17:21 ]

많은 사람이 성경을 처음 접했을 때, 글이 어색하게 느껴져 읽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성경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말로 번역된 것은 1800년대 후반이기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로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했고, 성경 특성상 그 내용이 거의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 전해졌기에 지금 형태를 갖게 됐다.


그래서 성경을 읽다가 이해 못하는 단어는 뜻을 찾아보면서 읽곤 했다. 정확한 의미를 알고 나자, 성경과 성경 인물들의 심정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


첫째, 성경에서는 ‘가라사대’라는 표현이 많이 나타난다. 하나님과 예수님의 말씀을 언급할 때 주로 사용되는 이 단어는 간단하게 보이지만 어원은 그렇지 않다. ‘가라사대’는 ‘ᄀᆞᆯ+ᄋᆞ시+오’라는 세 요소가 합해졌다. 각각 ‘말하다’+‘높임’+‘인용’ 뜻을 가지고 있기에 종합하면 ‘말씀하시기를~’ 정도의 뜻을 나타낸다. 오랫동안 쓰이면서 지금 형태로 변하고 하나의 단어처럼 쓰이게 되었다.


둘째, 주기도문 세 번째 문장 ‘나라이 임하옵시며’이다. 이상한 점은 받침 없이 끝나는 단어는 주격조사 ‘가’가 붙어야 하는데 ‘이’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나라에 임하옵시며’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 왜 이렇게 적었을까? 주격조사 ‘가’는 ‘이’보다 늦게 생겼는데, 성경을 번역할 때는 받침이 있을 때는 ‘가’를 사용한다는 분명한 원칙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 ‘나라’라는 단어는 옛날에 ‘ㅎ’소리가 뒤에 붙어서 ‘나라ㅎ’의 형태로 사용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ㅎ’이 사라지고 ‘나라’가 된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라가’가 아닌 ‘나라이’로 쓰였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 문장의 뜻이 ‘하나님 나라가 우리에게 임하옵시며’ 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을 때 하나님 나라가 우리에게 임한다고 말씀하셨다(마12:28). 모든 성도가 이런 믿음을 갖고 주기도문을 외우길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부르는 이름은 보통 ‘하나님’과 ‘하느님’으로 나뉜다. 사람들은 보통 한 분만 계시다는 뜻으로 ‘하나님’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처음 우리말로 성경을 번역한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는 당시 사람이 많이 사용하는 하늘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하느님’으로 적었다. 그런데 하늘의 옛 모습은 ‘하ᄂᆞᆯ’이었고 아래아( . )의 발음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기에 ‘하느님’과 ‘하나님’이 모두 사용됐다. ‘하나님’이라는 이름이 점차 한 분만 계신 분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됐고, 지금처럼 쓰이게 된 것이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진짜 이름은 알 수 없다. 유대인도 하나님 말씀에 따라 ‘스스로 있는 자’라는 뜻의 ‘여호와’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밖에 없었다(출3:14). 우리도 하나님의 이름을 정하여 불러드린다고 한다면, 하나님 말씀에 따라 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준 첫 계명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지 말찌니라’(출20:3)이다. 그렇기에 오직 한 분만 계시다는 뜻의 ‘하나님’이라는 이름이 가장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성경은 성령의 감동에 따라 사람들을 통해 기록된 것이다. 그 말 속에 하나님의 뜻이 담겼기에 사람이 처음 형태를 지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한 존 로스 선교사의 기본 원칙도 뜻을 그대로 가져오게 하는 것이었다. 조금 낯설게 보이는 구절들도 그 뜻을 온전하게 전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수천 년 전 기록한 성경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모든 사람을 구원하실 계획을 우리에게 알리려 말씀을 기록하시고 지금까지 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 드린다.



/임현재(풍성한청년회 11)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졸·건설업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60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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