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아주 가끔 효자 흉내 낸 것이 전부

등록날짜 [ 2019-01-22 03:03:57 ]

어머니께 말로만 사랑한다 말하면서
신앙적으로 효도하지 못해 부끄러워
올해는 마음 쏟아 기도하고 사랑할 것


군 복무 시절 어머니에게 쓴 편지가 생각났다.


‘어머니, 국방부 시계는 빨리 돌면 좋지만, 어머니가 나이 들어가는 것은 슬프고 가슴 아파요. 시간을 멈출 수는 없고….’


어느새 그로부터 30년이 지났다. 나도 어머니도 나이를 먹었고 그만큼 이 땅에 머물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예수 믿지 않으시는 어머니와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은 것에 조바심을 느낀다.


예부터 어버이를 공경하라는 경로효친사상이 우리네 가정과 사회윤리의 근간을 이루었다. 성경 말씀도 “자녀들아 주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고 네가 땅에서 잘되고 장수하리라”(엡6:1~3) 하며 부모에게 순종하고 효도할 것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예수 믿는 자녀가 행할 최고의 효도는 무엇인가. 바로 부모님 살아생전에 예수 믿어 천국 가시게 하는 것이다. 요즘 갑작스레 한파가 오면서 부고(訃告)를 자주 접한다. 어제 건강하시던 분이 오늘 돌아가시거나 의식불명으로 누워 계신 것을 보면서 마음이 저렸다.


‘어머니도 빨리 예수 믿으시고 천국 소망으로 사셔야 하는데….’


부모님이 예수를 구주로 믿으셨느냐 아니냐에 따라 조문(弔問)을 나서는 마음이 달라진다. 평소에 신앙생활을 잘하셨거나 마지막 순간 구원받고 천국 가셨다면 상주를 위문하면서도 감사가 넘친다. 그러나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한 채 사랑하는 분을 떠나보낸 상주를 조문하면 어떠한 위로도 전할 수 없어서 가슴이 아프다. 그 일이 내 일이 되지 않기를 소원하면서 ‘나는 어머님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돌아본다.
아내는 나를 효자라고 한다. 어머님 말씀에 한 번도 “아니요”라고 하지 않고, 자주 찾아뵙지는 못해도 수화기 너머로 “어머니, 사랑합니다”라고 말한다고. “당신 같은 아들도 별로 없어요”라고 한다.


아내의 말을 들을 때마다 얼굴이 붉어진다. 말과 혀로만 사랑하고 행함과 진심함으로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했고, 전화도 자주 드리지 못했다. 그래도 어머니는 “전화해줘서 고맙다”며 매번 반겨주신다. 어머니는 연로한 나이에도 봄이면 산나물을 캐서 보내주시고 철철이 맛난 것들을 택배로 부쳐주신다. 하지만 나는 아내와 자식을 먼저 생각하고, 어머니께는 말로만 사랑한다고 한다. 진정 어머니를 사랑해서 드린 것은 별로 없다.


신앙적으로도 효도하지 못해 부끄럽다. 예수님을 영접한 후 지난 30년간 어머니께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게 해드린 것, 어머니를 시골교회에 등록하시게 하고 고향 교회 목사님께 섬겨달라고 부탁한 것,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모셔온 것이 전부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잠깐이었다. 나는 그렇게 잠깐, 아주 가끔 효자 흉내를 낸 것이 전부였다. 어머니의 영혼을 사랑함으로 더 간절하게 기도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예수 믿으시라고 말씀드렸다.


2019년 우리 교회의 표어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예수님이 내 죄를 대신하여 죽으신 것이다(롬5:8). 올해는 죽기까지 나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어머니에게 더 진실하게 전하고 연락드리고 섬기며 어머니의 영혼 구원을 위해 마음 쏟아 기도하고 전도해 그 사랑을 전하려 한다. 하나님이 주시는 최고의 선물인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엡2:8~9).



/송호동 집사(27남전도회)
손해사정사


위 글은 교회신문 <60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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