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우리 가족 ‘스마트폰 이용 규칙’

등록날짜 [ 2019-04-19 15:01:57 ]

한국 청소년 30% ‘스마트폰 고의존 위험’
언젠가부터 스마트폰에 밀린 ‘조용한 가족’
스마트폰 사용 멈출 수 없다면 규칙 정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지켜 나가면 좋을 듯


2017년 우리나라 청소년(만 10~19세) 중 30.3%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실제로 스마트폰 중독 때문에 부모와 자녀가 실랑이를 벌이는 집이 많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폰 좀 그만해라”라는 잔소리가 잦아졌다. 내가 자랄 때 들은 부모님 잔소리는 “밖에서 그만 놀고 공부 좀 해라”였는데, 요즘 부모들은 “스마트폰 그만하고 나가서 좀 놀아라”다. 사회 환경의 변화로 잔소리도 달라진 것이다.

우리네 삶에서 스마트폰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일상을 편리하게 돕는 긍정적인 면이 크지만, 기기를 잘못 사용함으로써 닥치는 해악도 무시할 수 없다. 음란물이나 세상 유행에 너무 쉽게 노출돼, 성장기 아이들은 성인들보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는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은 자율적 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어린이의 경우 뇌 크기가 1/3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자녀에게 스마트폰이 끼치는 해악이 큰 데도 부모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듯하다. “왜 낳아 놓고 속을 썩여요?”라는 자녀들의 철없는 말처럼 우리는 자녀 손에 스마트폰을 하나씩 쥐여 주고 속을 썩이고 있다. 자업자득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가 후회하는 점은 큰딸에게 스마트폰을 사 준 것이고, 잘한 점은 둘째 딸이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다시 사 주지 않은 것이다.

얼마 전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가족회의를 열었다. 난상토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유익한 결론을 얻었다. ‘정해진 시간만 사용하고 다른 놀이로 아빠,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자’는 내용이다. 우리 가족은 회의 결과를 적용하려고 집에 오면 거실 한쪽에 있는 상자에 스마트폰을 넣고, 필요하면 가져가서 사용하게 했다. 정해진 시간만큼 사용하고 반납하도록 해서 사용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때론 약속을 안 지켜 집 안에 큰소리가 나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믿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나도 아이들과 정한 규칙을 잘 지키고 있다. 자녀의 삶은 부모가 거울이기에 나부터 솔선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있다. 최근 “게임을 하는 부모가 게임을 하는 자식 낳는다”는 청소년 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보도됐다. 부모가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길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도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무조건 자녀를 탓하지 말고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자녀와 약속하고 부모도 함께 지켜 나가면서 신뢰를 쌓는다면 지긋지긋한 스마트폰 전쟁도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송호동 집사(27남전도회)
손해사정사

위 글은 교회신문 <6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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