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83)] 하나님의 섭리가 구석구석 깃든 예루살렘 성전산

등록날짜 [ 2017-09-12 16:03:46 ]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친 모리아산 중턱에
46년 걸려 웅장하게 지어진 헤롯 성전
“돌 하나 남지 않고 무너지리라”는 말씀대로
서쪽 벽 하나 남기고 철저히 파괴돼

예수가 모든 인류의 죄를 담당하여 대신 죽어 속죄 제물 되셨으니
예수 모신 자가 바로 하나님의 성전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에서 다윗, 솔로몬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역사와 신앙의 구심점이 됐던 성전산(Temple Mount)의 성전 터. 누구든지 성전산을 성지순례 할 때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장소임을 느끼고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지였던 성전산으로 가 보겠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모리아산(창22:2)’이라고 부른 예루살렘 성전산. 솔로몬은 이곳에 성전을 지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짓고자 하는 다윗의 간절한 꿈을 아들 솔로몬이 이뤘다. 성전은 순금과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민족은 B.C. 515년에 파괴된 솔로몬 성전을 간소하게 재건했다. 바로 스룹바벨 성전이다. 헤롯왕은 이 초라한 성전을 허물고 화려하고 웅장한 성전을 건축했다. 헤롯 성전의 미문(美門)으로 들어서면 본체로 들어가기 전 ‘이방인의 뜰’이 나온다. 이방인은 이곳까지만 출입할 수 있었다. 헬레니즘 양식인 헤롯 성전은 최고급 대리석과 황금으로 장식해 웅장했다. 하지만 A.D. 70년 로마인들에 의해 완전히 무너지고 서쪽 벽만 남았다. 유대인들은 성전 파괴를 하나님이 내리신 공의의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나라 없이 2000여 년간 떠돌아다닌 역사를 자신들의 잘못된 신앙생활 탓이라고 여긴 것이다. 과거를 잊지 말고 반복하지도 말자는 결의로 오늘날도 서쪽 벽에서는 통곡이 울려 퍼진다.

 

<사진설명> B.C. 957년 완공한 솔로몬 성전은 A.D. 63년 건축한 헤롯 성전 크기의 절반보다 작다.

<사진설명> 솔로몬 성전 내부 단면 추정도(우).

<사진설명> B.C. 515년 재건한 스룹바벨 성전 추정도.

윤석전 목사: 성전산에 자리 잡았던 성전을 회당이라고도 불렀는데 성전, 회당, 교회의 차이점을 말씀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성전(聖殿)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시려고 선택하신 곳인 예루살렘 한 곳에만 있다고 말합니다. 성전에서는 짐승을 잡아 피 흘려 하나님께 죄를 사함받는 제사를 드렸습니다. 유대인들은 성전을 짐승을 잡아 바치는 제단을 중심으로 이해했습니다. 히브리어로 ‘베트 크네세트’라고 부르는 회당(會堂)은 여러 곳에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흩어져 사는 곳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회당에는 제단이 없어서 짐승의 피로 제사 지낼 수 없고, 대신 말씀을 낭독하는 강단이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회당도 아니고 성전도 아닌 제3의 공동체입니다. 부름받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가 있는 교회는 제단과 강단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예루살렘 성전 터의 역사는 얼마나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오택현 교수: 성전산 역사는 ‘솔로몬이 성전을 지으면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전산 역사는 아브라함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모리아산에서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습니다(창22:2). 역대하 3장 1절을 보면 솔로몬이 모리아산에 성전을 지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솔로몬이 믿음의 조상들과 관련된 역사적인 장소에 성전을 지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사사 시대에는 여부스 사람이 성전산을 다스렸는데 다윗이 예루살렘을 점령하면서 그들을 쫓아냅니다. 성전산은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Araunah)의 타작마당이었는데 은 오십 세겔을 주고 샀기에 다윗 땅이 됐습니다(삼하24:24). B.C. 964부터 B.C. 957년까지 대역사(大役事) 끝에 솔로몬이 이곳에 성전을 완성합니다. 그 후 이스라엘과 유다 역사 속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B.C. 587년에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침공해 솔로몬이 지은 성전을 파괴합니다.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 B.C. 516년 다시 성전을 지었는데 그 성전은 500년 동안 나라 없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신앙의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헤롯 시대에 성전을 중건하여 솔로몬 성전보다 더 멋있고 웅장한 성전으로 지었으나 예수님 말씀과 같이 A.D. 70년에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로마에 의해 파괴됩니다(막13:2;눅21:6). 이후 오늘날까지 성전은 다시 세워지지 않았고 그 자리에 이슬람 모스크인 ‘황금 사원’이 서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예루살렘 성전 터를 ‘성전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왕대일 교수: 보통 산(山) 이름을 지을 때는 의미를 담는데 예루살렘 성전 터를 성전산이라고 부르면 깊은 의미가 살아납니다. 성경에 많은 산이 등장해서 성지순례를 하다 보면 많은 산을 만납니다. 가령 시내산, 갈멜산, 감람산, 성전산 등. 이처럼 성경에 기록된 산은 나름대로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성전 터를 ‘성전산’이라고 부르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계시되고 구현된 장소를 나타내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벌을 받아서 무너졌습니다. 죄악을 저질렀기에 공의의 하나님이 그곳에 하나님의 의를 나타내시면서 그 성전을 무너뜨렸습니다. 그런 의미로 죄악에 대한 심판이자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난 장소가 성전인데, 그렇게 이해할 때 구약의 성전산은 신약의 감람산 또는 갈보리산과 비교될 수 있는 큰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성전 터라고 부르기보다는 성전산이라고 불러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되새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성전산 지역에는 하나님의 섭리가 깃들어 있습니다. 그 현장을 다시 가 보겠습니다.

솔로몬은 왕위에 오른 지 4년 되는 해에 애굽에서 경력을 쌓은 이스라엘 기술자를 불러 성전을 건축했다. 성전 안엔 순금으로 된 지성소가 있었다. 이 성전은 헤롯 시대에 매우 아름다운 성전으로 대체된다. 지금도 그 터에는 솔로몬의 마구간을 비롯해 신·구약 시대의 생생한 역사를 담은 유적이 있다. 특히 1967년부터 유대인이 발굴한 성전산 지하 터널엔 헤롯 성전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지만 땅 위 성전 터에는 이슬람 황금 사원이 위용을 과시한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는 솔로몬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구약성경에는 솔로몬에 대한 평가가 양면으로 나타납니다. 한편에서는 아름다운 성전을 세우고, 또 한편에서는 대규모 마구간을 지어서 군사력을 비축했습니다. 성전을 지어 아름다운 시대를 만들려 했고, 마구간을 통해서 군사 또는 경제 면에 국민에게 부담을 지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성경에 보면 성전과 마구간을 짓느라고 무리한 조세 정책을 펴고 백성에게 부역을 가중한 모습이 나옵니다(왕상5:13~15;9:15~19). 자유를 누리며 평화롭고 은혜 가운데 살던 이스라엘 백성은 정치, 사회 면에서 부담을 느꼈습니다. 솔로몬이 죽고 르호보암이 보위에 오르자 이스라엘 장로들이 찾아와서 어린 왕에게 말합니다.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부친이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왕상12:4). 이 말은 솔로몬 시대의 어두운 현장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성전산 주변에는 어떤 유적이 있나요?

오택현 교수: 성전산에는 신·구약 성경을 망라해 성경과 관련 있는 역사가 서려 있기에 많은 유적이 있습니다. 그중 중요한 유적은 성전산 황금 사원 안에 있는 가로 12m, 세로 15m 규모 넓은 바위입니다. 이곳은 모리아산 정상으로 추정되고 그 바위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쳤던 장소라고 전해집니다. 모슬렘은 아브라함이 이삭 아닌 ‘이스마엘(하갈 소생인 아브라함의 서자)’을 바쳤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다른 유적은 성전산 남동쪽에 있는 솔로몬의 마구간입니다. 솔로몬 때도 이곳에 마구간이 있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것은 헤롯 시대의 것입니다. 그 외에 성전산 남동쪽 끝에는 예수님이 기드론 골짜기로 뛰어내리라고 시험받았던 장소가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으며 발견된 유적들이 있습니다. 성전산은 아랍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곳이라 발굴할 수 없어 통곡의 벽 지하에서 아랍 지역을 향해 터널을 뚫어 많은 유적을 발굴했습니다. 예수님 당시 시대를 대변해 주는 많은 유적이 있는데 성전 지성소로 들어가는 문과 그 이전 왕조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유적을 발견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이어지는 분쟁의 요인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택현 교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분쟁하는 요인은 복잡해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2000년대에 일어난 사건을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가끔 신문에서 ‘인티파다(intifada, 봉기·반란)’라는 단어를 접하는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일으키는 저항 운동을 말합니다. 2000년 9월 28일에 아리엘 샤론(Ariel Sharon 1926~2014, 이스라엘 11대 총리 2001~2006)는 당시 제1야당 당수로서 철통같은 경계 속에서 성전산 꼭대기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Al-Aqsa Mosque)에 올라가 “예루살렘은 분리할 수 없는 이스라엘만의 수도”라고 주장합니다. 당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분리 독립안’을 평화 협정으로 체결하기 직전의 상황이었는데 이 일로 팔레스타인을 자극해서 무서운 사태가 벌어집니다. 양측 피해가 엄청났습니다.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4년에 걸쳐 대략 2800명입니다. 이스라엘 측에도 팔레스타인의 무장 세력 때문에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아리엘 샤론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협상이 안 되기를 바랐기에 어떻게든 그 장소를 소유해 보겠다는 자기들의 생각을 국민에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민족 감정보다 신앙 면에서 예루살렘을 분리할 수 없다는 각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힘든 상황에서도 성전을 지었는데 오늘날은 예루살렘을 정복하고도 왜 이슬람 모스크를 허물고 성전을 새로 짓지 않는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오택현 교수: 종교 상황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바벨론 포로 시절이나 페르시아 시대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디아스포라(Diaspora, 흩어진 사람들)로 전 세계에 퍼져 있어서 성전에서 예배드릴 여건이 안 됐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종교 상황 변화에 대응해 회당에서 말씀 중심으로 예배드렸습니다. 그런 전통이 계속돼서 현재도 회당에서 ‘토라(Torah, 모세오경)’를 중심으로 말씀 강연 예배를 드려 제사를 중심으로 하는 성전 예배를 대신합니다.

윤석전 목사: 솔로몬이 이스라엘 백성을 억압했는데도 지혜의 왕, 본받을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솔로몬은 본받을 만한 왕입니다. 왕이 되고 나서 하나님께 선과 악을 판단하고 백성을 바르게 재판하는 지혜로운 마음을 제일 먼저 구했습니다. 왕으로서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여 잠언과 아가서를 쓰고, 백성을 잘 다스리고 재판했습니다. 하지만 왕이기에 어두운 면도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의 좋은 면을 보시고 그에게 더 큰 은총을 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솔로몬이 지혜로워서 왕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솔로몬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요2:19)”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많은 유대인은 분노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을 오해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성전이 되시고, 우리는 주님을 모신 성전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으심입니다. 과거에 양과 소를 잡아 드렸던 제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로 끝났습니다. 우리는 그의 피로 영원한 구원을 받았습니다. 주님은 지금 우리 안에 계십니다. 고린도전서 3장 16절에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우리는 주님 모신 성전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예수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자가 성전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모두 구원받기를 원합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4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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