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03)] 역사와 성서가 살아 숨 쉬는 땅, 요르단

등록날짜 [ 2018-04-10 16:11:38 ]

모세가 최후 맞이한 ‘느보산’
롯이 두 딸과 피신한 ‘롯의 동굴’

나바테아 민족의 고대도시 ‘페트라’ 등
세계 순례자 희망 성지 제 1위

신·구약 역사 담은 유적 넘쳐


윤석전 목사: 요르단은 롯, 에서, 아론, 모세를 비롯해 성경에 나오는 인물과 관련이 깊습니다. 에덴동산이 있었다고 하고, 모압과 암몬 족속이 살았다는, 하나님 섭리의 역사를 만들어 간 장소 요르단으로 가 보겠습니다.

요르단 마다바(Madaba)에는 유명한 조지 그리스정교회(Greece 正敎會)가 있다. 교회 내부 모자이크에는 팔레스타인과 요르단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가 새겨져 있다. 마다바에서 북동쪽으로 10km 달리면 요르단 북쪽에 모압 평지가 펼쳐진다. 하나님이 광야에서 모세에게 주신 다섯 가지 성경 중 마지막인 신명기 말씀을 주신 곳이다. 느보산 정상에는 모세가 놋뱀을 지팡이에 매달아 높이 들어 올리자 놋뱀이 죽은 사건을 상징하는 ‘놋뱀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모세기념교회는 A.D. 4세기 비잔틴시대 건물로 추정된다. 그 안에는 비잔틴시대 유물이 있는데 꽃과 동물을 소재로 한 모자이크 벽화는 비잔틴시대 느보산 일대 생태 환경을 짐작케 한다. 느보산 박물관의 ‘메사(Mesha) 비문(碑文)’ 탁본에는 모압 왕 메사(재위 B.C. 885~875년경)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 내용을 기록해 놓았다. 열왕기하 3장 내용을 입증해주어 세계적 고고학 자료로 인정받았다. 이스라엘 40년 광야생활을 마무리하는 모압 평야가 있는 요르단은 하나님의 시간표 속에 뚜렷이 자리 잡은 성서의 땅이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을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요르단은 요단강과 사해(死海)를 경계로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국토는 넓이 9100㎡로 남한보다 조금 좁고, 인구는 500만 명으로 수도 서울의 절반입니다. 수도는 암만입니다. 요르단은 1946년 영국의 위임 통치를 끝내고 독립했습니다. 유명한 국왕은 1999년에 타계한 후세인(재위 A.D. 1952~1999)입니다. 그는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 42대 직계손이어서 아랍 국가에서 알아주는 최고 혈통입니다. 그러다 보니 요르단은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아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였지만, 1993년 평화협정을 체결해 이스라엘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습니다. 요르단도 이스라엘같이 구약시대 유적과 유물로 가득 차 있어 성지순례를 한다면 두 나라를 함께 방문하기를 권합니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의 지형 특징을 말씀해 주세요.

정중호 교수: 갈릴리 호수에서 요단강과 사해에 이르는 지역은 아주 낮은 협곡이지만, 동쪽은 고원 지대인데 그 지역이 요르단입니다. 아라비아 사막과 연결된 요르단은 고원 지대인데도 강우량이 풍부한 덕에 농산물이 다양하게 생산됩니다. 이 지역은 단단한 암석이 풍화해 이뤄진 ‘테라로사(Terra rossa)’라는 비옥한 붉은 땅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요르단 북쪽에 바산과 길르앗이 있고 둘의 경계선에 자리 잡은 야르묵강은 동쪽에서 요단강 쪽으로 흐릅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천사와 씨름한 얍복강은 어디쯤에 있나요?

정중호 교수: 갈릴리 바다와 사해 사이에 있는 얍복강은 길르앗 남단에 있습니다. 그 밑에 암몬이 자리 잡았습니다. 암몬과 모압 사이에 아르논(Arnon)강이 흐릅니다. 암몬과 모압은 포도 재배가 잘됩니다. 요르단 최남단은 에돔(Edom)인데 일부분만 농사지을 수 있고 나머지는 광야로 이어져 유목민만 살아갑니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은 믿음의 조상 때부터 구약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데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사해 남쪽에는 에돔, 동쪽에는 모압, 요단강 동쪽에는 암몬이 있습니다. 가장 밑에 있는 에돔은 야곱의 형 에서가 살던 땅입니다. 모압과 암몬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낳은 두 아들입니다. 믿음의 조상과 관계있지만 올바르거나 좋은 관계는 아닙니다. 이 나라들은 이후 역사에서 이스라엘을 적대하고 대적하는 나라로 등장합니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과 출애굽 시대 이스라엘 백성은 구약성경 어느 부분과 관계있나요?

오택현 교수: 요르단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할 때 대적하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왕의 대로가 지나는 에돔에 사람을 보내 “물과 포도원을 건드리지 않고 길로만 지나가겠다”고 요청했지만, 에돔 왕은 이 제의를 거절해 이스라엘의 원성을 삽니다(민20:17~21). 모압은 모압 왕 발락이 발람 선지자를 불러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게 한 사건(민22~24장), 싯딤의 음행 사건(민25장)이 일어난 장소입니다. 모압 역시 이스라엘과는 출애굽 당시부터 좋지 않은 관계였습니다. 출애굽 당시 지도자 아론이 에돔 호르산에서 죽었고, 모세는 모압 느보산에서 죽었습니다. 이처럼 요르단은 구약성경과 관련 깊습니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으로 다시 가 보겠습니다.

사해 동부는 요르단 땅에 속한다. 사해 흙은 각종 광물질이 포함돼 피부병 치료에 뛰어나다. 사해에서 나는 천연 전신 머드팩(Mud Pack)은 관광객에게 각광받는 상품이다. 사해 남쪽에는 롯 아내의 소금기둥이라고 알려진 장소가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다. 요르단 사람은 암염(巖鹽)으로 이루어진 이 산을 ‘소돔산’이라 칭한다.

소돔에서 멀지 않은 고대 소알 땅이 보이는 언덕에 롯이 두 딸과 피신했다고 알려진 롯의 동굴이 있다. 요르단 남쪽으로 240km 달리면 나바테아(Nabatea) 민족의 바위 도시 ‘페트라(Petra)’가 나온다. 이곳에 A.D. 1∼2세기경 나바테아 민족이 바위산을 깎아서 궁궐, 신전, 주거지 등을 건축했다. 세계 순례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성지 1위로 꼽힌다. 이 바위 도시는 신약시대에 사도 바울이 전도지로 택한 땅이다.

페트라를 빠져나오면 ‘모세의 샘(Ain Musa)’을 만난다. 모세가 광야에서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쳐서 샘물을 냈다는 곳이다(출17:1~7). 아카바 북동쪽에 있는 붉은 사막 ‘와디 럼’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막의 절경을 담고 있는 요르단 최고 관광지다. 광야에서 에돔을 지나려다 실패한 이스라엘이 요르단 동쪽으로 올라가는데 그 지역이 와디 럼으로 추정된다.


<사진설명> [테라로사(붉은 땅)로 유명한 와디 럼 사막]  단단한 석회암이 풍화돼 붉은색 토양이 생성됐다. 이를 테라로사라고 한다. 요르단 아카바만 북동쪽의 아라비아 사막과 연결된 지역인 ‘와디 럼’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막의 절경을 담고 있는 요르단 최고 관광지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에돔을 지나려다 거절당하자 와디 럼을 지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설명> [페트라] A.D. 1~2세기경 나바테아 민족이 바위산을 깎아 건축한 요르단 남쪽 도시. 세계 순례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성지 1위로 꼽힌다. 신약시대에는 사도 바울이 전도지로 택한 땅이다.

<사진설명> [사사시대의 이스라엘과 요르단 지도] 암몬, 모압, 에서가 살았던 요르단 지역은 사사시대부터 르우벤 지파, 갓 지파, 므나셋 반(半)지파에 할당돼 이스라엘 영토에 편입됐다.

윤석전 목사: 사사시대와 왕정시대의 요르단은 구약성경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오택현 교수: 요르단 지역은 사사시대부터 르우벤 지파, 갓 지파, 므낫세 반(半)지파에 할당돼 이스라엘 영토에 편입됐습니다. 입다의 고향 길르앗과 다윗이 함락시킨 랍바성도 요르단에 있습니다. 엘리야가 승천했다는 여리고 맞은편 지역도 남아 있고, 엘리사 때 모압 왕 메사에 대항해 유다·이스라엘 연합군이 싸운 성(城)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신약시대에도 거라사로 알려진 ‘제라쉬’와 침례 요한이 참수(斬首)된 ‘마케루스 요새’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성서의 보고(寶庫)입니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은 왕정시대에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였는데 다윗 왕과는 어떻게 우호 관계가 됐나요?

정중호 교수: 『룻기』를 보면 룻이 모압 여인인데도 다윗 가문의 조상이 됐습니다. 이를 통해 다윗과 모압이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이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요르단으로 왔는데 그때 그곳 사람들이 다윗을 많이 도왔습니다. 이처럼 다윗과 요르단 사람은 좋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무엘상 22장을 보면 다윗이 사울에게 쫓길 때 가족을 모압 왕에게 맡긴 내용이 나옵니다.

오택현 교수: 다윗과 모압은 초창기에 우호 관계였습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쫓길 때, 자기 가족을 모압 왕에게 맡길 정도로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그곳에 안주하기를 바라지 않으시고 선지자 갓을 통해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삼상22:5)고 말씀하셔서 다윗은 사울에게 죽임당할 각오를 하고 유다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통일왕국을 이룬 뒤에는 모압을 정벌합니다(삼하8장). 다윗이 모압을 칠 때 모압인을 땅에 엎드리게 하고 줄로 재어 두 줄 길이의 사람은 죽이고 한 줄 길이 사람은 살리니 모압 사람이 다윗의 종이 돼 조공을 바쳤다고 합니다(삼하8:2).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은 구약시대에 정치·경제적으로 요르단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정중호 교수: 모압에서 발견한 메사(Mesha) 비문을 보면 이스라엘 오므리 왕(재위 B.C. 884~873)과 모압 아합 왕이 통치한 시대에 이스라엘이 요르단 지역을 장악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이 약할 때는 그 지역을 잃고 모압과 암몬이 독립했습니다. 이처럼 군사·정치 면으로 관련을 맺고, 때로는 경제 면으로도 유대가 깊었습니다. 요르단 지역은 농산물이 풍부하고 목축지로도 유명했기에 이스라엘과 교역하면서 함께 경제 이익을 도모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왕의 대로(King’s Highway)가 요르단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국제무역에 이 도로를 사용하려 했지만 요르단이 거부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강할 때는 이 도로를 장악해 국제무역을 했고, 약할 때는 요르단에 손을 댈 수 없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모압, 암몬, 에돔도 아브라함 가문인데 이삭처럼 후손으로 인정받았나요?

정중호 교수: 롯은 아브라함의 조카이고 모압과 암몬은 롯의 자손입니다. 에돔 조상은 에서인데 이삭을 통해 낳은 아들입니다. 암몬과 모압은 롯과 그 딸들이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낳은 자녀이고, 에서도 야곱에게 장자권을 뺏겼습니다. 이렇게 신분이 낮은 모습은 국제 위상에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형제 같은 관계지만, 족보를 통해 요르단은 이스라엘보다 위상이 낮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요르단 성지(聖地)] 요르단에는 롯의 동굴, 아론 무덤이 있는 호르산, 모세가 최후를 보낸 느보산, 침례 요한의 참수터 마케루스 요새 등 신·구약의 역사가 펼쳐지는 성서의 땅이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과 이스라엘 여러 성지를 돌아보면서 우리는 예수 안에서 하나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모두 예수 안에 하나 돼 전 세계가 구원의 길에 함께 가는 행인이 되길 바랍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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