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43)] 아기 예수 피난 왔던 동굴 위에 세워진 ‘예수 피난교회’
이집트 편(14)

등록날짜 [ 2019-05-20 15:13:01 ]

하나님 인도로 헤롯왕 칼날 피해 애굽 피난

훗날 온 인류 죄에서 구원하는 역사 이뤄

카이로 쓰레기 마을 모카탐 동굴교회

성도 2만 명인 중동 최대 교회로 성장


윤석전 목사: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만왕의 왕으로 태어나셨습니다. 헤롯은 왕이신 예수가 태어나자 자신의 권좌가 위협받을까 두려워 예수를 죽이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 마리아와 요셉을 애굽으로 피난시키셨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예수 피난교회로 가 보겠습니다.

 

애굽 최대 옥토 나일 델타 입구에 있는 카이로에 예수 피난교회가 있다. 목적지에 가려고 예수 마을이 있는 올드 카이로로 향했다. 2000년 전, 당시 유대 지배자 헤롯의 칼날을 피해 예수님의 가족은 이 땅을 밟았다. 현재 아부사르가 교회가 세워진 장소에서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 그 전승(傳承)은 아부 사르가(Abu-Serga) 교회 안에 있는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마리아 성화(聖畫)가 대변해 준다.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애굽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며 중세 이후 순례객이 끊이지 않는데 순례객이 경배코자 한 것이 예수 가족의 표시물과 지명판인 것으로 드러나 있다.

 

윤석전 목사: 예수 피난교회가 있는 카이로는 어떤 도시인가요?

 

권혁승 교수: 카이로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카이로가 애굽 수도로 주목받은 것은 7세기 이후인데, 이는 아랍이 이 지역을 점령한 시점과 일치합니다. 아랍이 카이로 근방을 점령하고(642) 7세기 이후에 수도(首都)가 됐지만 카이로 인근 지역은 고대부터 애굽 왕국의 중심지였습니다. 카이로가 나일 델타 삼각주에 위치해 지리적 여건이 좋기 때문입니다.

 

윤석전 목사: 왜 카이로에 예수 피난교회가 생겼나요?

 

권혁승 교수: 보통 예수 피난교회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아부사르가(Abu-Serga) 교회입니다. 애굽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데, 4세기 말과 5세기 초 사이에 지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로마 막시미안 황제(재위 286~305)가 기독교를 박해할 때 순교당한 사르디오스라는 사람을 기리고자 교회 이름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후에 요셉이 아기 예수를 데리고 애굽에 피난 와 이곳에서 지냈다는 전승과 연관돼 예수 피난교회라는 이름이 덧붙여졌습니다. 그 일을 기념하려고 지금도 교회 제단 지하에는 성가족 피신 장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께서 카이로로 피난하는 성경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마태복음 2장에 따르면, 구약 선지자 미가의 예언자처럼 예수님이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실 때 유다를 통치하던 헤롯대왕은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인데, 30년간 정권 유지를 위해 악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런 헤롯대왕은 동방에서 별을 연구하던 박사들이 탄생하신 유대의 왕을 만나러 왔다고 했을 때 상당히 충격받았을 것입니다. 후에 헤롯대왕은 제사장들과 사두개인들을 불러 구약성경에 왕이 어디서 탄생하기로 예언됐는지 추궁합니다. 동방박사들에게도 유대의 왕을 대접하겠다는 명목으로 유대 왕의 탄생지를 물어봅니다. 유대 왕을 죽이고자 하는 헤롯대왕의 악한 생각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십니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만나 경배하고 예물을 드리자 그들의 꿈에 나타나 바로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해 헤롯대왕과 만나지 못하게 합니다. 또 하나님의 사자가 요셉에게 나타나 애굽으로 가도록 지시합니다. 아기 예수를 찾지 못한 헤롯대왕은 예수님 탄생지를 추정해 두 살 이하 남자아이를 모두 학살합니다. 그때 하나님의 인도 가운데 예수님은 애굽으로 피하고 훗날 온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는 역사를 이루게 됩니다. 이 사건 속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나타납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는 예수님의 가족이 애굽으로 갔다고만 기록돼 있는데 애굽에 도착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나요?

 

이형원 교수: 애굽으로 갈 때 당시 가장 빠르면서도 많은 사람이 사용한 길이 고센 지역에 있습니다. 해안(海岸)을 따라 내려가면 가장 먼저 도착하는 나일강 삼각주 동부지역에서 카이로 근방 헬리오폴리스를 거쳐 아부사르가 교회부근, 즉 나일강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해 카이로에서 400km 정도 떨어진 지역까지 내려가셨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윤석전 목사: 다시 예수님의 피난교회로 가보겠습니다.

 

구 카이로 예수 피난동굴 위에 세워진 아부사르가 교회는 예수 피난교회라고 불린다. 천사를 통한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유대왕 헤롯의 칼날을 피해 마리아와 요셉은 아기 예수를 안고 애굽으로 갔다. 카이로 외곽의 쓰레기 마을 모카탐 지역에는 모카탐 동굴교회가 있다. 석회암으로 된 이곳 교회 주변에 성경 역사의 중요한 궤적들이 조각품으로 많이 남아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11:28). 이 쉼을 얻고자 쓰레기 마을 주민들은 예수께로 와서 교회를 세웠다. 바위를 파서 만든 동굴교회는 1970년대 말 채굴하던 사제가 발견해 교회가 됐고, 현재 출석교인 2만 명인 중동 최대 교회로 성장했다. 출애굽 역사가 일어난 지 1000여 년 후 아기 예수가 애굽으로 피난했다. 그리고 33년이 지나 예수는 이스라엘에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인류 구원의 소명을 이루셨다. 부활승천하신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마가는 애굽 땅에 전했고, 마가의 제자들이 세운 애굽의 초대교회는 현재 중동 최대 규모의 동굴교회로 성장해 예수님의 남은 시간을 채워 나가고 있다.

 

윤석전 목사: 예수 피난교회 근처 유대 회당에 보관된 낡은 성경 사본을 소개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아부사르가 교회, 일명 예수 피난교회옆에는 벤 에즈라(Ben Ezra)라는 유대인 회당이 있습니다. 이 회당이 세워진 연대는 불분명하지만 카이로에 오래전부터 회당을 세운 유대인 공동체가 있었기에 상당히 옛날부터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회당마다 사용하던 성경 사본이 낡으면 땅에 묻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보물이라는 뜻의 게니자(Genizah)’에 따로 보관했습니다. 그 이유는 성경에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 히브리어로 네 개 자음(YHWH)으로 되어 있어 신성 4문자라고 하는 그 거룩한 이름이 들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다룰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보관한 사본들이 19세기에 발견돼 현대 성경사문학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애굽에는 오래전부터 유대인 공동체가 있었다는데, 출애굽 역사가 있는 애굽에서 유대인들이 어떻게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었나요?

 

이형원 교수: 유대인 중에 주변 나라로 분산되어 간 유대인들을 헬라어를 사용해서 디아스포라(diaspora) 유대인이라 부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비롯해 바벨론, 시리아, 다메섹 등 주변 나라에 흩어지게 된 여러 배경이 있습니다. 먼저 솔로몬 시대에 나라와 영토가 확장되고, 주변 나라들과 좋은 관계 속에서 무역을 활발하게 해 애굽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자발적으로 그곳에서 무역에 참여하며 머물렀던 유대인들도 있었을 것이라 추정됩니다.

둘째로는 타의로, 앗수르가 북이스라엘을 침략했을 때나 바벨론이 남유다를 공격했을 때 피하려고 애굽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 추정합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이후 헬라 시대에 고대근동 주변이 헬라어를 쓰고, 무역과 교통이 활발해져 열린 사회가 돼 헬라어를 쓰는 공동체가 애굽에도 많이 생겼습니다. 애굽에 있던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하면서 회당을 만들어 하나님을 섬기며 자기들의 정체성을 계속 이어 나갔습니다. 이런 것들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 사도바울의 초대교회 시대에 그 주변 소아시아 지역과 애굽 지역들을 헬라어로 선교할 때 이미 그곳에 있는 유대인들이 구약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헬라어에 능했기 때문에 그들이 만들어 놓은 회당에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백성의 삶이 어려울 때마다 구원해 주셨고, 홀로 두지 않고 늘 인도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이 시대에도 우리의 삶 가운데도 늘 함께하시고 구원해 주시고 인도자가 되어 주신다는 사실을 믿으면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2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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