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44)] 구약성경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대 페르시아 ‘바사 제국’
이란 편(1)

등록날짜 [ 2019-06-01 12:48:26 ]

낙쉐 로스탐. 바위를 깎아 만든 고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제국 왕들의  무덤이다. 이란 페르세폴리스 서북쪽에 있다.


이스라엘 패망 후 이방나라 전전하면서도
하나님 원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역사를
글로 기록하면서 위기를 신앙으로 극복
구약성서 대부분 페르시아 살 때 완성해


윤석전 목사: 이번 호부터는 현재 대부분 이란 땅인 고대 페르시아 지역 성지를 순례하려 합니다. 페르시아 통치 시기에 구약성경의 대부분이 집필되었는데, 이 시기는 이스라엘과 현대 신앙인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당시 시대적 배경과 성경 내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의 이란, 성경 속 바사 왕국인 페르시아로 함께 떠나 보겠습니다.

이란의 제2 도시이며 도시 전체가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이스파한(Isfahan). 메데 시대부터 2500여 년 역사를 담고 있는 이곳에서 양탄자와 차(茶)는 그들의 정서를 담아낸다. 이스파한에 풍요를 공급하는 자얀데강에는 하루 5번 정한 시간이 되면 모슬렘의 기도 소리가 들린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맘광장의 이맘모스크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이맘모스크는 1611년부터 18년간 지어 1629년에 완공됐다. 건설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생명의 상징이라는 ‘푸른색’ 타일로 만든 이맘광장의 이맘모스크. 그 속에는 이란의 역사를 이끈 정신이 들어 있다.

윤석전 목사: 이란은 어떤 특징을 지닌 나라인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성경의 배경이 되는 성지(聖地)는 12개 나라입니다. 그중 가장 동쪽에 있는 이란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성지라는 인식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란은 영토가 넓은 나라답게 다양한 지역적 특징을 지녔습니다. 나라 외적으로는 서쪽에 바벨론 유적이 남아 있는 이라크가 있고 동쪽에 파키스탄이 있어 외교적으로도 복잡합니다. 면적은 한반도의 7.5배인 164만 8000km²로 대단히 큰 나라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산악지대와 사막지역이라 많은 땅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또 사계절이 뚜렷해 기후가 다양합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은 아랍인이 아니어서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를 사용합니다. 주변 국가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생김새가 다릅니다.

윤석전 목사: 이란의 고대 명칭은 페르시아, 성경에는 바사라고 하는 이 왕국은 구약에 어떤 나라로 기록됐는지 궁금합니다.

차준희 교수: 페르시아라고 부르는 바사 왕국은 B.C.539~B.C.333년 시기에 고대 근동의 패권(覇權)을 쥔 대제국이었습니다. 바사의 역사는 이스라엘의 역사와 연결됩니다. B.C.722년 북이스라엘이 앗수르 제국에 멸망하고 B.C.587년 남유다가 바벨론에 멸망하면서 이스라엘 자체가 지도상에서 사라집니다. 그 후 B.C.539년 바벨론이 바사의 고레스 왕에 멸망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은 바사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 이전,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는 인구 교환 정책에 따라 식민지 민족을 자기들이 지배하는 전체 나라에 흩트렸습니다. 남유다를 멸망시킨 바벨론은 유다 지도계층인 왕족과 귀족들을 포로로 바벨론에 끌고 갑니다. 이는 국가 재건(再建)을 사전에 방지할 목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후 이들을 지배한 페르시아는 바벨론 등 다른 나라가 포로로 잡아 온 식민민족의 문화와 종교에 관대했습니다. 특히 유다 민족에게는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성전을 다시 지으라고 명령하기도 합니다(대하36:23). 이 때문에 성경에는 페르시아 제국과 고레스왕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이사야 선지자도 바사의 왕 고레스를 가리켜 ‘하나님의 목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옛 바사 제국 시대에 일어난 하나님의 섭리를 알아보면서 감동과 은혜를 받습니다. 이란은 구약성경의 역사와 상당히 관련이 있습니다. 페르시아 왕들의 무덤이 독특하게 모여 있는 낙쉐 로스탐(Naqsh-e Rostam)이라는 곳으로 가 보겠습니다.

이란의 현재 수도 테헤란 남쪽에 있는 낙쉐 로스탐엔 고대 페르시아 왕들의 무덤이 있다. 주검의 행렬이 2400여 년간 이 무덤 계곡에 이어져 왔다. 이곳엔 에스라 선지자를 통한 이스라엘 백성의 2차 귀환, 느헤미야를 통한 3차 귀환을 하게 한 아닥사스다 1세, 악메다에서 고레스왕의 칙령을 찾자 중단된 성전 건축을 재개하라며 물자와 자재를 지원해 줘서 성전을 완공하게 한 다리오왕, 위대한 믿음의 황후 에스더의 남편 아하수에로왕 그리고 다리오 2세 등 구약성경에 이름을 올린 유명한 왕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있다. 이스라엘 포로기와 연관된 바사 왕국 왕들의 주검이 낙쉐 로스탐 무덤계곡에 모여 있는 것이다. 구약 세계의 후기를 장식하는 바사 왕국은 이란의 고대사 속에 산 역사였다.

윤석전 목사: 산 절벽 바위를 깎아 굴을 파듯 만든 저 무덤들에 관해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낙쉐 로스탐은 ‘로스탐의 그림’이라는 뜻입니다. 로스탐은 고대 이란 사산 왕조 때 페르시아에서 유명한 이슬람의 영웅으로 알려진 사람인데, 그 사람을 상징하는 그림이 벽에 그려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낙쉐 로스탐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에 있는 무덤 중에 주인이 분명한 것은 이름이 적혀 있는 다리오왕의 무덤입니다. 또 그중 하나는 다리오왕의 아들이자 성경에 나오는 아하수에로왕의 무덤이라고 추정합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이 바사에 포로로 끌려온 것이 바사 제국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그 점을 설명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바사 제국은 B.C.539년에 와서 세계사에 등장합니다. 따라서 B.C.587년에 멸망한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백성이 바사에 포로로 끌려온 사건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사에 오게 된 배경은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와 바벨론이 바사 제국에 멸망했기 때문입니다. B.C.722년에 앗수르가 세계를 통치할 때 인구 교환 정책에 따라 식민지 백성을 잡아다가 자신들이 다스리는 여러 나라에 흩어 놓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바사 제국에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이 일과 관련해서 성경에 처음 언급되는 구절이 열왕기하 17장 6절입니다. “호세아 구년에 앗수르 왕이 사마리아를 취하고 이스라엘 사람을 사로잡아 앗수르로 끌어다가 할라와 고산 하볼 하숫가와 메대 사람의 여러 고을에 두었더라.” 이 구절에 나와 있는 ‘메대 사람의 여러 고을’ 이곳이 바사 지역입니다. 성경 기록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처음 바사 지역에 포로로 끌려간 것은 B.C.722년 앗수르 사람들에 의해서였고, B.C.587년 바벨론이 바사 제국에 멸망하자 바벨론에서 포로생활 하던 사람들 중 일부가 페르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윤석전 목사: 과거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430년간 식민지 생활을 할 때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에서 보낸 포로 기간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어떤 의미를 심어 주었나요?

차준희 교수: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국가가 멸망할 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나라가 망하는 정치적 문제를 만나면 이를 신앙으로 해석하고 극복하려 했습니다. 그 방법의 하나가 과거에 하나님이 그들의 조상에게 보이셨던 구원의 역사를 글로 남겨서 후손을 가르친 것입니다. 북이스라엘이 멸망할 때 남하하던 북이스라엘 사람들이 당시 예언자인 아모스나 호세아 선지자의 말씀들을 기록해서 가지고 내려갔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페르시아 통치하에 있던 때는 이스라엘 역사에 나타났던 하나님의 말씀들을 기록했습니다. “모든 백성이 일제히 수문 앞 광장에 모여 학사 에스라에게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명하신 모세의 율법책을 가지고 오기를 청하매”(느8:1). 이 구절에서 말하는 모세 율법책이 오늘날의 모세오경입니다. 나라는 망했지만 이 패망의 때가 이스라엘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역사를 글로 기록하는 창조적 시기였습니다. 실제로 구약성서의 많은 부분이 페르시아 통치기에 완성됩니다. 이것을 보면 인생의 역경기가 오히려 창조적 시기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윤석전 목사: ‘창조적 시기’라는 것을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이스라엘 백성은 앗수르에 처음 포로로 잡혀간 이후 페르시아 시대까지 300~400년간 나라 없이 이방나라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을 잊지 않고 후손에게 알려 주려고 자기들의 역사와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록으로 남겨서 역사적·정치적 위기를 신앙으로 극복해 냈습니다. 그 기록이 신앙 유산으로 남아 그때뿐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구약성경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스라엘 백성의 믿음은 우리 신앙인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여러분, 지금 어떤 역경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 지난날에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기억해 보기 바랍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그곳에 계셔서 우리가 역경 속에서 승리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고통 속에서 승리했던 것처럼 여러분도 아버지의 능력으로 영육 간에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62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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