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47)] 고레스 왕이 세운 페르시아 옛 수도 ‘파사르가다에’
이란 편(4)

등록날짜 [ 2019-06-27 14:15:32 ]

하나님은 열방의 주권을 널리 알리시고
포로가 된 자신의 백성을 해방하시기 위해
이방인 왕인 고레스를 도구로 사용
성경에 ‘기름부음 받은 자’로 기록돼


윤석전 목사: 바사 왕국 고레스 왕은 바벨론을 합병한 후 과거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온 이스라엘 백성을 귀환시켰습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은 성전을 짓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고레스 왕이 세운 수도 파사르가다에로 가보겠습니다.


이란의 시라즈(Shiraz)에서 북동쪽으로 달리면 고대 바사 제국의 첫째 도시 파사르가다에(Pasargadae)가 나온다. 이곳은 바사 제국의 고레스 왕(CyrusⅡ, 재위 B.C.559~B.C.529)이 건설한 도시이며, 왕궁 두 곳과 많은 정원이 있었다. 이곳을 방문한 각국 사절단은 왕궁으로 가기 위해 먼저 길게 펼쳐진 가로수길을 걸어 폴파르강을 건넌 후에야 접견궁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고대 중근동 시대에 거대 제국 페르시아의 기반을 다진 고레스는 세계 각국에서 온 사절단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접견궁을 만든 친절한 왕이었다. 하나님은 고레스를 감동시켜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전을 지으라는 칙령을 내리도록 이끄셨다.


윤석전 목사: 파사르가다에는 어떤 도시였나요?


홍순화 교수: 파사르가다에는 성경에 명시되지 않은 도시인데, 바사 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Persepolis)에서 50㎞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고레스 왕이 악메다를 정복해 메대 제국을 합병한 후 지금의 터키 지역인 리디아 왕국과 바벨론 왕국을 점령하면서 수도로 세운 곳입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 왕은 성경에 어떻게 기록돼 있나요?


차준희 교수: 고레스 왕은 구약성경 이사야와 에스더에서 언급됩니다. 고레스는 유대인의 숙원인 예루살렘 성전 재건을 명령하고,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빼앗은 성전 기물(器物)을 되돌려 주고, 레바논의 백향목을 성전 건축 자재로 쓰도록 했습니다. 고레스의 정치적인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유대인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 줬기에 성경은 긍정적으로 언급합니다. 이사야는 고레스를 가리켜 ‘하나님의 목자’(사44:28),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사45:1)라고까지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는 메시야라는 뜻이며, 포로기 이전 다윗 왕가에만 붙여진 칭호입니다. ‘기름부은 받은 자’로 불린 사람은 비유대인 중에는 고레스가 유일합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 외 문헌 중 고레스 왕에 관한 기록를 소개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일반 문헌에는 네 군데 정도에서 고레스 왕이 나옵니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서, 바벨론의 마지막 왕 나보니도스의 연대기, 나보니도스에 관한 운문 보고서, 고레스 왕의 실린더(칙령이 기록된 원통)입니다. 이 네 가지 자료가 성서 외에 고레스 왕에 관한 얘기를 담고 있는 중요한 기록들이며, B.C. 560년부터 시작합니다. B.C. 560년 이전의 고레스와 페르시아에 관한 기록은 없습니다. 고레스 왕이 B.C. 550년에 메대 왕 아스티아게스(Astyages)에게 반란을 일으켜 메대 왕국을 합병했습니다. B.C. 546년에는 리디아 왕국을 무너뜨립니다. B.C. 539년 바벨론에 무혈입성(無血入城)해 바벨론을 합병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고레스는 적국(敵國) 바벨론의 마지막 왕 나보니도스(Nabonidos)에게도 믿음을 얻었습니다. 바벨론 사람들도 고레스 왕 통치에 저항하기보다 오히려 환영했습니다. 고레스는 자신이 지배한 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존중하는 관용정책을 폈습니다. 이는 당시 식민통치를 의도적으로 합법화하고 반감(反感)을 잠재우는 고도의 정책이었지만, 고레스가 고상한 성격을 지닌 정치인이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윤석전 목사: 파사르가다에에는 고레스 왕이 세운 왕궁 터가 있습니다. 그곳에 가 보겠습니다.


파사르가다에 입구부터 펼쳐진 들길을 따라 달리면, 고대 중근동의 패권을 장악했던 바사 제국 고레스 왕의 궁터가 나온다. 성경 역사에서 고레스 왕은 하나님이 쓰신 이방인으로서 영광스러운 삶을 누렸지만 찬란한 영광은 간 곳 없고 흔적만 남아 있다. 누구든지 자기 흔적을 영원히 남길 수 없고 오직 하나님만 그럴 수 있으시다. 하나님은 고레스 왕을 통해 역사를 이 땅 위에 남기셨다. 고레스는 고대 중근동에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고레스를 통해 하나님은 포로로 끌려왔던 이스라엘 백성을 본국으로 돌려보내 성전을 짓게 하셨다. 고레스의 권세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루는 귀중한 도구였다.


윤석전 목사: 유적만으로도 웅장한 고레스 왕궁터의 실제 규모는 어느 정도였나요?


홍순화 교수: 넓이 2~3㎢ 정도였다고 합니다. 왕궁 두 곳과 정원 한 곳이 발굴되었는데, 해발 1900m 분지입니다. 두 왕궁 터 중 ‘왕궁S’라는 곳에 ‘나 고레스, 아케메네스의 왕’이라고 새겨진 비석 역할을 하는 기둥이 남아 있습니다. 또 ‘왕궁P’라는 곳에서 ‘파라다이스’라 하는 정원 터가 발굴되었습니다. 우주의 원리를 따라 사각형으로 되어 있고 그 당시 석회석으로 수로까지 만든 정원 터입니다.


윤석전 목사: 사상과 종교, 생활 등이 서로 다른 거대한 제국을 어떻게 다스렸을까요?


홍순화 교수: 키루스 1세가 페르시아인을 통합하고, 그의 아들 캄비세스가 메대를 통합했습니다. 캄비세스의 아들 키루스 2세(고레스 왕)가 악메다에 있던 메대 제국을 점령한 후 지금 터키 지역에 있는 리디아와 바벨론을 합병했습니다. 그다음 왕인 캄비세스 2세와 다리우스 1세(다리오 왕)가 동쪽 인도 지역을 점령해 거대 왕국이 됐습니다. 그 광대한 제국 안에는 수많은 민족이 있었습니다. 고레스는 그 민족들을 융화하게 해 정책에 따라오도록 포용하여 나라를 다스렸기에 ‘위대한 왕’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의 영토 확장에는 하나님의 어떤 섭리가 있는지요?


차준희 교수: 고레스가 승승장구한 이유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고 성경에 분명히 나옵니다. “나 여호와는 나의 기름 받은 고레스의 오른손을 잡고 열국으로 그 앞에 항복하게 하며 열왕의 허리를 풀며 성문을 그 앞에 열어 닫지 못하게 하리라”(사45:1). 여기서 열왕은 리디아의 크로이소스(Kroisos)와 바벨론의 나보니도스를 가리키는 듯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고레스의 승리에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첫째,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든 나라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너로 너를 지명하여 부른 자가 나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하나님인 줄 알게 하리라”(사45:3). 여기서 ‘너’는 고레스를 말합니다. 둘째, 하나님이 유다 사람을 해방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나의 종 야곱, 나의 택한 이스라엘을 위하여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나를 알지 못하였을지라도 나는 네게 칭호를 주었노라”(사45:4). 하나님은 열방의 주권을 널리 알리시고 자신의 백성을 해방하시기 위해 고레스를 사용하셨습니다. 고레스가 하나님을 알았든 알지 못했든,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된 것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방인은 사용당하기 힘든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하고 성전 건축까지 하도록 쓰임받은 고레스 왕에 관한 하나님의 섭리가 놀랍습니다. 파사르가다에에 가 볼 만한 유적지가 있나요?


홍순화 교수: 파사르가다에의 ‘탈이 타흐트(Tall-e Takht)’라는 언덕 위에 축대로 둘러싸인 곳이 이 지역 중심지 역할을 합니다. 이곳에 왕이 사람들을 접견하던 장소와 ‘솔로몬의 감옥’이라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 왕을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신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성경에 하나님께서 이방나라를 도구로 사용하신 경우가 있습니다. B.C. 722년 앗수르를 통해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키셨습니다. 하지만 그 도구로 쓰였던 앗수르 왕은 교만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자신의 것으로 돌립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앗수르 왕을 치십니다. 하나님의 도구는 말 그대로 도구입니다. 도구는 겸손해야 합니다. 자신을 도구로 쓰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겸허하게 묻고 잘 헤아려서 처신하는 것이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는 사람입니다.


윤석전 목사: 바사 제국을 세운 고레스 왕은 이방인이었습니다. 이방인인 그를 하나님이 택해서 쓰셨다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또 고레스를 하나님의 목자,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라고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은 그만큼 값지게 쓰셨다는 뜻입니다. 고레스는 바벨론을 합병해 포로였던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고, 성전을 지어 하나님을 섬기도록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스라엘의 해방이라는 하나님의 뜻을 위해 선택된 고레스. 오늘날 어떤 처지에 있든지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쓰실 것인가를 잘 생각하며 하나님 섭리의 사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사람이 되어 평생 값지게 사용당해 생명책에 기록되어 대대에 영광스러운 사람 되시기를 바랍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3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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