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155)] 하박국 선지자의 성지 이스파한과 시몬의 순교지 시라즈
이란 편(12)

등록날짜 [ 2019-08-22 15:34:08 ]

하박국서는 세상에서 악인이 잘 되고
의인이 고통 받는 것에 명쾌한 해답 제시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갈릴리 사람 시몬은 이란 땅에 복음 전파
시몬교회에선 최초의 이란어 성경도 발견


윤석전 목사: 하박국 선지자는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고, 감람나무의 소출이 전혀 없으며, 양 우리가 텅 비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여호와 한 분으로 기뻐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직 믿음으로 살고, 믿음으로 자기 생애를 바친 하박국. 오늘날 우리는 하박국 선지자를 생각하며 많은 위로를 받습니다. 그 하박국의 성지로 가 보겠습니다.


이란 이스파한에 있는 이맘 모스크(Imam Mosque)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광장 중 하나로, ‘왕의 사원’이라 불린다. 이곳은 아바스 1세가 이스파한으로 천도하면서 왕실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세운 사원이다. 그 결과 환상적이고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모스크를 탄생시켰다. 당시 사람들은 종유석과 금, 은으로 장식된 입구를 통과하여 신의 세계로 들어가, 추상적이며 기하학적 무늬가 가득 그려진 공간에서 신을 경배했다. 4개 건물로 구성된 이맘 모스크는 천장과 바닥 사이에서 신비한 울림을 발생시켜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반대편에서 들을 수 있다. 모슬렘은 하박국 3장 2절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하마드가 이 땅에서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하박국 선지자는 굉장한 대우를 받았다. 포로로 잡혀 와 이 땅에서 숨을 거둔 하박국. 악메다 궁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의 투이세르칸(Tuyserkan)에 하박국 선지자의 무덤이 있다.


윤석전 목사: 하박국의 무덤은 어딘가요?


홍순화 교수: 성경에는 악메다로 기록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아하수에로와 다리우스 왕의 무덤이 있는 하마단 남쪽 60km 지점의 투이세르칸에 있는 작은 건물이 하박국의 무덤이라고 전해집니다.


윤석전 목사: 하박국 선지자의 삶은 성경에 언급되지 않았는데 선지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나요?


홍순화 교수: 성경에 하박국 선지자의 생애 기록은 없지만 전승들은 남아 있습니다. 이주 유대인들의 전승에 따르면 하박국은 포로로 잡혀 와 악메다에서 여생을 보내다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 속 하박국에 대하여 설명해 주세요.


우택주 교수: 일반적으로 다른 예언서들의 주요 내용이 하나님의 말씀인데 비해 하박국서는 하나님께서 과연 이 세상을 의롭게 통치하고 계시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됩니다. 악이 자행되지만 이를 방관하는 하나님의 통치 방식이 과연 의에 따른 것인지 하나님께 여쭙는 독특한 예언서입니다. 하박국의 불평은 주변 국가들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정복하는 바벨론 제국을 아무도 제지할 수 없는 당시의 국제 정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박국의 주요 내용은 2장 4절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으로, 신약성서 로마서 1장 17절, 갈라디아서 3장 11절, 히브리서 10장 38절에 각각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탈무드』에 따르면 한 랍비는 이 구절이 토라의 613가지 계명을 요약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하박국에 대해서 그의 무덤이나 전승은 남아 있지만 성경에서는 기록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하박국서에 담겨 있는 그가 받은 하나님의 말씀, 그 가운데 보여 주는 신앙입니다.


윤석전 목사: 시몬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시몬은 예수님의 12제자 중 한 명으로 페르세폴리스에서 구령의 열정을 불태우며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합니다. 그곳에 세워진 교회가 시몬교회입니다. 그곳으로 가 보겠습니다.


이란 자그로스산맥 기슭에 있는 시라즈(Shiraz)는 파르스 주의 주도(州都)로, 이곳에 1938년 성공회 선교사 노르만 샤르프가 세운 시몬의 기념교회가 있다. 통 모양의 교회 안에는 페르시아식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도 세계 최고 모슬렘 국가에 남겨진 십자가 문양이 눈에 띈다. 교회 안에는 이란 복음화의 또 다른 공로자인 마르틴의 흔적이 있다. 그는 1811년에 이란어(페르시아어) 성경을 최초로 번역해 모슬렘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사람이다. 원본은 도난당해 사본만 남아 전해진다. 이곳에는 박해의 흔적도 함께 남아 있다. 조로아스터교는 하루에 3만 명씩 기독교인들을 처형했고 그 처형 기록 탁본이 남아 있다. 갈릴리인 시몬이 가져온 복음은 영국인 마르틴 덕분에 뿌리내렸고 영적 후손들은 이란 땅에 순교의 피를 뿌렸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의 12제자 중 시몬은 주님의 명령을 받고 복음을 전하며 구령의 열정을 불태우고 최후에는 순교자가 된 영광스러운 인물입니다. 시몬교회가 있는 도시는 어떤 곳이며 교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홍순화 교수: 이란 페르세폴리스(Persepolis) 인근 시라즈에는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열심당원 시몬을 기리는 교회가 있습니다. 시몬이 이 근방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합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이 교회는 영국 성공회 소속이며 페르시아 스타일의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또 1811년에 번역된 최초의 이란어 성경이 발견된 곳입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는 시몬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이 등장하는데 어떤 시몬이 예수님의 제자 시몬인지 알 수 있나요?


우택주 교수: 시몬은 예수님의 12제자 중 한 명으로, 마태복음 10장 4절, 누가복음 6장 15절에 셀롯(Zealots)이라 기록된 제자입니다. 셀롯은 열심당원이라는 뜻으로 로마가 팔레스타인을 식민 통치를 할 때 이에 반대했던 민족적 저항운동 당원들을 지칭합니다. 그런데 이 셀롯당이 팔레스타인 역사에서 실제로 활동한 시점은 유대인 전쟁이 벌어진 A.D.66~70년경으로, 예수님께서 활동하셨을 때와 시간 차가 있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기록 시점이 A.D.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이후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시몬을 셀롯이라 기록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당시 시대는 셀롯당이 생기기 전이었지만 민족 독립을 꿈꾸었던 시몬의 신앙을 정치와 연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시몬의 신앙과 민족 독립, 그리고 하나님 나라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우택주 교수: 자기 민족이 다른 민족에게 압제당하고 탄압받을 때, 정치적 주권을 상실한 상황에서 신앙인이 민족 독립을 위해 일하는 것은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참다운 신앙을 가진 민족, 나라라면 폭력으로 다른 민족을 압제하거나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신앙인이 민족 독립을 쟁취해서 독립국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란 생명을 존중하고, 창조질서에 맞춰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세계에 있는 어떠한 정치 국가도 하나님 나라와 동일할 수 없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박국과 시몬의 삶을 보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간접명령이 주어지는 것 같아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포로기 이후 페르시아에 남아있던 유대인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홍순화 교수: 유대인들의 기록에 따르면 바벨론 포로기 이후 유대인들은 지금의 바그다드 남서쪽 약 180km 지점에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성경에 갈레(Calneh)라고 기록된 지역에 많은 마을이 있었으며, 정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 없지만 아단, 크루브와 같은 마을이 있었고, 악메다와 수산궁 부근에도 많은 유대인이 살았다고 합니다. 모슬렘이 시작된 7, 8세기에는 오히려 유대인의 수가 더 많아져 시몬교회가 있던 시라즈, 이스파한과 같은 큰 지역까지 유대인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다고 합니다. 중세에 많은 유대인이 유럽으로 이동하여 최근에는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의 배경 지역인 중동의 불안한 정세를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요?


우택주 교수: 성서가 가르치는 진정한 신학에서 절대화하고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을 위해 서로 화목하고 공존하고, 서로를 인정해 주는 것이 참다운 신앙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해 유감입니다. 정치적, 경제적 이권 싸움이 벌어지는 현실을 보면서 신앙인인 우리는 신앙이 삶과 유리된 채로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하게 됩니다.


윤석전 목사: 하박국이 하나님께로, 시몬이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모든 민족을 인도하는 모습들이 우리에게 은혜가 됩니다. 우리도 하박국과 시몬처럼 평생 살면서 모든 사람을 하나님께 이끌어가는 삶이 전개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38호> 기사입니다.

관련뉴스
  • [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158)] 유다민족 포로생활의 한 서린 고대 화려한 문명의 땅 ‘바벨론’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