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169)] 사도 바울과 베드로의 ‘복음의 전초기지’가 된 수리아 안디옥
터키 편 ⑺

등록날짜 [ 2019-12-09 18:50:58 ]

로마시대 동쪽 제1도시 동서무역의 요충지

온갖 우상숭배와 전쟁의 위협 있던 이방 땅

유대교 아닌 기독교 정체성 처음 확보한 곳

바울과 베드로 여정에 늘 하나님 함께 하셔

 

윤석전 목사:이번 호부터는 신약시대와 관련한 성지를 자세히 찾아보려고 합니다. 처음 가 볼 곳은 바울과 베드로가 복음 전도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안디옥입니다.

 

터키 남동부 지역에 있는안타키아는 성경에수리아 안디옥(Antioch of Syria)’이라고 기록된 도시다.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480km 떨어진 곳에 있는 수리아 안디옥은 오론테스강 하부에 위치하며, ‘동방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동서 무역의 요충지 역할을 했다. 현재는 인구 14만 명 정도인 작은 도시지만, 로마시대 안디옥은 동쪽 제1의 도시였다. 동서 문화의 교류지이기에 개방적이고 유대인이 많았던 안디옥. 이 조건은 기독교인의 최초 명칭인그리스도인이 만들어진 배경이 됐다. 안디옥에 있는 박물관에서 헬라문화 중심지였던 옛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로마 귀족의 소장품을 그대로 옮겨 와 전시했는데, 색 바랜 모자이크 작품에서 이 도시가 얼마나 화려한 곳이었는지 알 수 있다. 또 전시품 사이에 있는 성화는 이곳이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상기하게 한다.


안디옥에서 30분 거리 바닷가에 사도 바울이 이방 선교를 하려고 처음 배를 탄 실루기아 항구가 있다. 이곳은 주님을 만난 바울이 복음으로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나아가는 중요 지점이다. 바울 옆에는 동역자 바나바가 있었다. 사이프러스섬 출신인 위로의 아들 바나바는 항상 예루살렘 사도들에게 바울을 소개하고자 했고, 함께 선교여행을 다녔다. 온갖 우상숭배와 전쟁이 신변을 위협하고 있는 이방 땅으로 떠난 바울과 바나바, 그들의 여정에는 하나님이 늘 함께하셨다.

 

윤석전 목사:성경 속 안디옥은바울이라는 인물과 함께복음의 전초기지라는 역사적 사역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런 도시 안디옥의 위치와 특징을 많은 분이 궁금해합니다.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안디옥은 터키 남쪽 지역에 시리아와 국경 지대 가까이 있습니다. 터키와 메소포타미아 지역 남부의 가나안 땅, 이집트로 연결되는 요지에 있기 때문에 육상교통 중심지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근방에 있는 실루기아 항구를 통해 로마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까지 어디든 갈 수 있는 해상교통 중심지였습니다. 안디옥은 로마,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로마 시대 3대 도시 중 하나로 오론테스강이 내륙 중심에 흐르고 산이 뒤쪽을 감싸는 지형입니다. 성경에는수리아 안디옥’(15:23)으로 기록했지만 현지에서는오론테스 안디옥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은 지리적 특징 때문에 항상 전쟁에 휘말렸고, 또 지진이 자주 발생해 지금은 인구 14만 명인 조그만 국경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윤석전 목사:안디옥교회와 바울의 관계를 설명해 주세요.

 

김선배 교수:안디옥교회는 스데반이 순교한 후, 그리스도인이 모여들어서 세웠습니다. 안디옥교회 교인이 많아지자 예루살렘교회에서는 바나바를 파송했고, 바나바는 다소에 머물고 있던 바울을 데려가 같이 교육하며 가르쳤습니다. 바울이 이방 선교사로 나서기 전부터 안디옥교회는 이방인들이 세운 교회였고, 철저하게 준비된 곳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사도 바울이 본격적으로 기독교 역사에 등장한 곳도 안디옥교회입니다.

 

윤석전 목사:안디옥교회는복음의 뇌관(雷管)’ 역할을 했는데요. 당시 안디옥교회를 통한 복음 전도의 파장이 어느 정도였나요?

 

김선배 교수:그 파장은 상당히 획기적이었습니다. 처음으로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의 인식 속에서 유대교와 구별되지 않던 초창기 기독교가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을 얻음으로써 정체성을 확보했습니다. 또 정체성 확보 과정에서 기독교 사회가 전반적으로 활기차게 움직였습니다.

 

윤석전 목사:예루살렘교회가 급격하게 성장하자 유대인이 거세게 핍박했습니다. 유대인들이 가하는 핍박을 피해 세운 안디옥교회는 복음 전파에 큰 역할을 했고, 그리스도인과 유대인을 분리하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안디옥교회는 기독교 역사에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나요?

 

김선배 교수:안디옥은 이방 선교의 전초기지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한다고 말했는데땅끝이라는 범위는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안디옥은 민족과 이념을 초월해땅끝범위를 확장했습니다. 이웃의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2, 3의 안디옥이 우리가 서 있는 곳까지 이어졌고, 안디옥을 통해서 지금도 교회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바울의 사역지로 알려진 안디옥에는 베드로 동굴이 있습니다. 베드로와 안디옥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많은 의문이 생깁니다.


안디옥 도심에서 동쪽 4km 지점에는 안디옥 시내가 훤히 보이는 실피우스산(Mount Silpius)이 있다. 나무가 거의 없는 이 민둥산에 크고 작은 동굴이 많다. 초대교회 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예배를 드린 은신처다. 당시 박해가 얼마나 혹독했는지를 밝혀 주는 생생한 현장이다. 실피우스산에 있는 베드로 동굴교회. 현재 베드로 피신 동굴은 안전상 이유로 출입하기 어렵다. 스데반(Stephen)이 순교한 후 안디옥으로 옮겨 온 그리스도인은 이곳에서 예수님의 수제자 사도 베드로와 함께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이곳엔 핍박을 피해 도망친 초대교회 교인들의 비밀 통로가 남아 있다. 길이 약 4km인 통로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실피우스산 밖으로 이어진다. 이 생생한 핍박의 현장이 바로 이방 선교의 전초기지인 안디옥교회 힘의 근원이다. 1,9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베드로 동굴교회는 이 모슬렘 땅에 기독교 역사를 선포하는 지킴이로 서 있다.

 

윤석전 목사:베드로는 예루살렘 복음 사역의 첫 주자(走者)이자 마가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은 이후 주님 앞에 순종해 생명 바쳐 복음을 전한 사도입니다. 왜 터키에 있는 동굴과 교회에 베드로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초대교회 때 베드로가 이 동굴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해서 베드로의 이름을 따서베드로 동굴교회라고 부릅니다. 동굴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핍박자들이 오면 내부 도피로를 통해 실피우스산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지금 있는 교회 터는 비잔틴 시대에 건축한 것이고, 외부 벽들은 십자군 시대에 믿음의 사람들이 와서 지은 것입니다. 10m, 길이 13m, 높이 7m 정도인 교회와 바닥의 모자이크도 십자군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윤석전 목사:베드로가 전도할 때 어디서 출발해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지리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사명받은 사람은 자신의 생활 영역을 뛰어넘어 주님께서 원하시는 곳까지 간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 부름을 받기 전, 베드로가 생활한 반경은 불과 몇십 km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만나서 예루살렘에 갔고 터키와 같은 선교지역까지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다는 기록을 보면 사명을 받은 베드로에게 자기 생활 반경을 뛰어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난 것을 느낍니다.

 

윤석전 목사:베드로의 성격이나 성장 과정, 신분이나 출신을 볼 때 서기관·바리새인·장로·율법사들을 말로 설득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예수님께서 그런 베드로를 왜 불렀을까요?

 

김선배 교수:베드로는 학식이 빈약하고 어부라는 낮은 계급이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결단력을 보여 주었고 분명한 삶의 목적과 열정이 있었습니다. 성경에서 베드로는 자신이 이방인을 위해 택함을 받았다(15:7)고 말합니다. 또 자신의 사명은 이방인을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복음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임을 알고 다른 사람의 영역을 뛰어넘지 않았습니다. 복음을 전하겠다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남몰래 헌신하고 희생하는 베드로의 모습 때문에 주님께서 사용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안디옥교회와 비교할 때 예루살렘교회는 복음 전파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요?

 

김선배 교수:안디옥교회는 예루살렘교회와 달리 구약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복음이 들어가자 신학적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예컨대, 이방인들이 율법을 지켜야 하느냐, 지키지 않아도 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그때 예루살렘교회가 신학적인 해석을 해 주었습니다. 베드로와 바울의 관계처럼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우리는 안디옥을 생각하면서 예수님의 명령을 떠올립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1:8) 말씀하신 명령대로, 마가 다락방에 성령이 충만해서 주님 복음의 뇌관이 터진 것 같습니다. 바울을 통해서 아시아, 유럽, 오늘날 우리나라에까지 계속 전해진 복음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업이요, 영원히 사는 생명입니다. 한 사람도 멸망하지 않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심정이 안디옥교회를 통해서 충분히 드러난 줄 압니다. 우리도 바울과 베드로와 같이 하나님이 기쁘게 쓰시는 사람이 되어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여 주의 뜻을 이루는 성령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5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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