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194)]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모자이크 성서 지도가 남아 있는 메드바
이스라엘·요르단 편 ⑴

등록날짜 [ 2020-05-30 11:04:10 ]

이사야가 모압의 멸망 언급한 비운의 도시

조지교회 바닥에 모자이크로 만든 지도 발견

일부 훼손됐지만 비잔틴 시대에 만든 지도는

이슬람 땅의 기독교 도시로서의 정체성 상징


메드바. 요르단의 수도 암만의 남쪽 30km 지점에 있다. 비잔틴 시대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모자이크 성서 지도가 있어 유명해진 곳이다.



모자이크 성서 지도 안내판 앞에 서 있는 윤석전 목사


윤석전 목사: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가장 은혜로운 성서의 현장인, 요르단 수도 암만 남쪽에 있는 메드바(Medeba)로 가보겠습니다.


순례팀은 메드바가 있는 요르단으로 가려고 아라비아반도 북서쪽으로 향했다. 아라비아 사막의 태양 빛 아래 펼쳐진 요르단 땅은 중동의 교통중심지답게 넓은 도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도로를 거쳐 사해 동쪽으로 20여km를 달리면 메드바에 도착한다. A.D. 747년 지진으로 폐허가 된 이 땅은 1880년대 초 요르단 서부 케락 성(Kerak castle)에서 모슬렘의 핍박을 피해서 온 기독교인이 모여들어 기독교 도시로 재탄생했다. 메드바는 이사야가 모압의 멸망을 예언할 때 언급한 비운(悲運)의 도시였다(사15:2). 그러나 로마 유스티니아누스 황제(Justinianus, A.D. 527~565) 때 제작됐다고 알려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비잔틴 시대 모자이크 성서 지도 덕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축복의 땅이 됐다. 로마의 핍박을 피해 나온 기독교인이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며 주를 사모하던 믿음은 모자이크로 그려진 지도에 고스란히 담겼고, 사람들은 메드바를 모자이크 도시라 부른다.


윤석전 목사: 메드바는 어느 지역에 있고 성경과는 어떤 관련이 있나요?


이원희 목사: 갈릴리 바다에서 사해까지 흐르는 요단강을 중심으로 동쪽은 요르단, 서쪽은 이스라엘입니다. 오늘날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남쪽으로 30km, 사해에서 동쪽으로 24km 떨어져 있는 지점에 성경에도 등장하는 도시 메드바가 있습니다. 메드바는 3500년 전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할 즈음 생긴 고대 도시인데, 한때 북쪽에 있던 아모리족에게 점령당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모세에게 점령당해 르우벤 지파에 할당됐고, 다윗 때는 요압 장군에 의해 점령돼 솔로몬 시대까지 이스라엘 영토로 남아 있었습니다. 모압 비석을 보면 북이스라엘의 오므리왕이 점령해 지배하다가 이후 모압의 메사왕이 탈환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조지교회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모자이크 성서 지도를 소개해주세요.


이원희 목사: 모자이크 성서 지도는 돌로 만들어졌습니다. 1896년경 발굴된 조지교회(Church of Saint George) 바닥에 A.D. 550년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모자이크 성서 지도가 발견됐습니다. 원래는 두로, 시돈, 이집트 지역까지 포함한 30평 정도의 성지 지도였는데, 일부가 훼손돼 3분의 1 정도 남았습니다. 다행히 여리고는 ‘종려나무 성읍’이라는 성경 표현처럼 지도에 종려나무가 그려져 있고, 사해와 예루살렘 같은 주요 지역이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어 성지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윤석전 목사: 돌로 만든 모자이크 성서 지도가 현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디에는 나무와 물고기 같은 고장의 특산물을 그려둬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감동합니다. 메드바에서 다윗 군대와 암몬 군대가 충돌하는 일이 있었다는데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형원 교수: 충돌 상황은 사무엘하 10장에 나옵니다. 다윗이 이스라엘 왕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웃나라 암몬의 나하스 왕이 죽습니다. 당시 암몬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다윗은 선한 마음으로 조문단을 보냅니다. 그런데 새로 왕이 된 나하스의 아들 하눈이 ‘다윗이 암몬에 쳐들어오려고 정탐꾼을 보냈다’는 신하의 말에 속아 조문단의 수염을 깎고 바지를 도려내 엉덩이가 나오는 수치를 줘서 돌려보냅니다. 하눈은 분명 다윗이 보복하러 올 줄 알고 두려워하여 주위 나라에서 병거와 용병을 삽니다. 그리고 메드바에 진을 쳐서 다윗 군대장관 요압과 싸웁니다.


윤석전 목사: 오해 때문에 좋았던 사이가 깨지는 역사를 보면서 우리는 평생 이웃 간에, 성도 간에, 나라 간에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윗 군대와 암몬 자손의 전쟁 결과와 그 일이 주는 교훈을 말씀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암몬왕 하눈은 혼자 힘으로 다윗 군대와 싸울 자신이 없자 시리아 여러 지역에서 용병을 산 뒤 요압 장군 군대와 맞붙습니다. 요압 장군에게 패배할 것이 두려워진 시리아와 암몬 군대는 도망칩니다. 전열을 정비한 시리아 군대가 다시 와서 싸우지만, 다윗 왕이 직접 그들을 물리쳐서 시리아 병거 700승(乘)의 사람과 마병 4만 명을 죽이고 대승리를 거둡니다(삼하10:18). 이 전투의 승리는 하나님께서 다윗 왕에게 하신 약속을 계속 지키신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을 보면 다윗 왕이 하나님께서 거하실 성전을 짓겠다고 말씀드리자, 하나님께서 “전에 내가 사사(士師)를 명하여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때와 같지 않게 하고 또 네 모든 대적으로 네게 복종하게 하리라”(대상17:10)고 약속하십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려 힘쓰는 다윗에게 약속하신 ‘전쟁의 승리’를 반드시 실행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봅니다.


윤석전 목사: 다시 메드바로 가보겠습니다.


메드바는 현재 아랍인이 대거 유입해 이슬람 세력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 땅에 세워진 조지교회는 여전히 세계에서 몰려드는 순례자로 붐벼 이곳이 기독교 도시라는 점을 대변하고 있다. 교회 내부에는 메드바를 모자이크 예술 중심지로 탄생시킨 작품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순례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모자이크 성서 지도’다. 당시 메드바의 비옥한 대지는 이 땅을 주변 국가의 각축장이 되게 했는데, 자연석에 새겨 놓은 지도에는 예루살렘은 물론 주변 주요 도시가 히브리어로 기록돼 있다. 모자이크 성서 지도는 이슬람 땅의 기독교 도시인 메드바의 정체성이 되었다.


윤석전 목사: 모압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를 보면 모압이 느보와 메드바를 위해 통곡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사15:2). 당시 메드바는 하나님과 어떤 관계가 있었고, 경고의 말씀을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형원 교수: 하나님께서 B.C. 8세기 강대국이었던 앗수르를 사용해 주변 나라를 심판하십니다. 특히 모압은 알, 길, 느보, 메드바 같은 성읍이 파괴될 것을 말씀하시는데(사15:1~2),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압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모압의 교만을 들었나니 심히 교만하도다 그의 거만하며 교만하며 분노함도 들었거니와 그 과장이 헛되도다”(사16:6). 교만하다는 표현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한 마디로 ‘우상숭배’ 때문입니다. 모압 백성은 오래전부터 섬기던 ‘그모스’ 신이 나라를 지켜준다 믿었고,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반인륜적 풍습을 가졌습니다(대하28:3,33:6). 결국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는 백성을 하나님께서 심판하신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이사야서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가 많습니다. 경고를 받은 이유와 결과를 말씀해주세요.


이형원 교수: 이사야는 주변 이방 나라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이사야서 13~23장에 걸쳐 소개합니다. 심판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거룩한 삶이 아니라 악과 포악이 성행했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을 국가의 신으로 섬겼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강대국이라 할지라도 우상 숭배하는 국가는 결국 그들의 앞날을 암담하게 하십니다. 특히 하나님의 백성이라 믿었던 이스라엘과 유다가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살지 못하고 우상 숭배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도 예외로 하지 않으셨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윤석전 목사: 말씀 속에서 우리를 되돌아보며 하나님의 뜻에 접근하고, 하나님 은혜 가운데 들어가야겠다고 깊이 생각합니다. 메드바에는 순례자가 볼 만한 유적이 또 있을까요?


이원희 목사: 역시 모자이크입니다. 오늘날 메드바에 있는 가게 대부분이 모자이크를 판매합니다. 기독교 도시답게 교회 모습이나 마리아가 예수님을 안고 있는 모습, 이스라엘에서 일어났던 오병이어의 이적 등이 모자이크로 형상화 돼 있는 것을 봅니다.


윤석전 목사: 메드바가 요르단에 속해 있다고 하는데, 현재 요르단의 종교상황은 어떤가요?


이형원 교수: 요르단은 에돔·모압·암몬 족속의 후손이 모여 형성한 나라이며 인구는 약 1,020만입니다. 특이한 점은 회교권 국가 가운데 신앙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인구 92%가 이슬람교(수니파), 6%가 동방정교와 가톨릭·개신교입니다. 국가에서는 다른 종교를 허용하여 의회에서도 6% 정도의 기독교인을 위해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도록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회교권을 선교하는 데 중요한 거점이 되는 나라입니다.


윤석전 목사: 오해는 참으로 두려운 것입니다. 하나님과 나, 이웃과 나 사이의 오해는 결국 분쟁을 가져오고 깨달을 때까지 책망 받고 불화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든지 하나님의 말씀과 요구대로 살고 있는지 나 자신을 살피고, 이웃과 주 안에서 하나 돼 큰 복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지자의 예언대로 인간이 교만하고 우상숭배하고 하나님을 떠나면 하나님의 경고가 따랐고, 하나님은 그들이 돌아오기를 끝없이 기다리십니다. 지금도 하나님의 경고는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를 모른 체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우리는 지구에 나타나는 전쟁과 지진과 수난을 통해 발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들려오는 하나님의 신령한 경고 속에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옵시다. 메드바 순례가 큰 은혜가 된 줄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7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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