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용어 알파와 오메가·26] 성령을 훼방(블라스페메오)하는 죄

등록날짜 [ 2018-05-31 18:38:54 ]

유대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이 오셔서 자신들의 위선을 드러내고, 허다한 무리가 예수님을 좇아서 자기들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견딜 수 없었다.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게 하는 장치인 ‘공회제도’나 도제식 대학 시스템으로 볼 때, 예수님은 이단이었다. 예수님은 엘리트 학력 계보와 관계 없는 목수의 아들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서도 타락하면 자신의 영향력을 드러내려고 스스로 속인다. 눈멀고 벙어리 되게 한 귀신을 쫓아내도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어 쫓아내는 것”(마12:24)이라고 몰아붙인다. 교회사를 보면 얼마나 많은 하나님의 사람이 소위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에게 이같은 취급을 받았던가. 기득권과 영향력 때문에 그렇게 자기 양심에 화인(火印)이 찍히면 멸망이다.

성령 훼방·모독 죄는 이처럼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양심을 팔아 성령이 하시는 일을 욕보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교회 안에서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을 분리·고립시키려 드는 음부 권세의 앞잡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렇게 양심을 거스려 성령을 배타하는 자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죄를 발견하고 회개할 은혜를 상실하고 만다.

성령을 훼방하면 공통적으로 ‘선한 양심’이 파괴된다. 성령께서는 이들은 “양심에 화인을 맞아 미혹케 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딤전4:1)라고 밝히 말씀하셨다. 그러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의롭고 천국에 갈 자라고 오해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모든 죄와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 또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마12:31~32;막3:28~29).

이 구절들에서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 헬라어 원문에 πνεύματος βλασφημία(프뉴마토스;성령을, 블라스페미아;모독하는 말을 하다)로 돼 있다. 누가복음 12장 10절에도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받으려니와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사하심을 받지 못하리라”에서 ‘성령을 모독하는’도 마태·마가복음의 ‘성령을 훼방’, ‘거역’하는 것에서 쓰인 원문과 같은 πνεῦμα βλασφημήσαντι(프뉴마 블라스페메산티)다. 즉 마태·마가복음의 ‘훼방’, ‘거역’과 누가복음의 ‘모독’, ‘거역’은 동일한 어원인 βλασφημέω(블라스페메오)인데 이 뜻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후욕하는 것(revile, to be evil spoken of), 신성을 모독하는 것(blaspheme), 욕하는 것(rail at)을 뜻한다.

꿈에서라도 저질러서는 안 되는 것이 성령 훼방 또는 성령 모독죄인데도 유대교 지도자들은 자기 계산으로 성령의 역사를 왜곡했다. 교회 안에서 특히 이를 조심해야 한다. 한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예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본 자들 중에서 저질러지는 죄이기 때문이다. 성경에 명시된 적그리스도의 일이 아닌 다음에야 이론들과 자신의 경험·생각으로 사역자들을 함부로 판단하고 혀를 놀리는 저변에 양심을 파는 ‘자기 계산’이 깔려 있지 않는지 돌아보고 차라리 입을 다무는 편이 낫다. 어떤 이들은 처음은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했다가 이내 악성 종양처럼 퍼져 예배도 충성도 지겨워지는 단계를 거쳐 종국에 교회를 대적하는 데 이르기도 한다. 혀에 재갈 물리고 구원에 이르는 것이 낫다.



 

위 글은 교회신문 <57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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