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과학·51] 창조론과 진화론은 조화될 수 있을까?
창조와 진화 적당히 섞은 ‘유신진화론’ 과학적으로도 신뢰성 낮아

등록날짜 [ 2018-08-20 13:02:19 ]



유신진화론, ‘빅뱅 이론의 절대성’ 주장하나
과학 발달할수록 ‘백뱅’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우주 현상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어

세포의 DNA는 쉽게 변화되지 않기 때문에
진화로 새로운 DNA 질서 형성은 불가능


1. 서론: 유신진화론 또는 진화창조론은 무엇인가?
‘유신진화론’ 또는 ‘진화창조론’이란, 간단히 말하면 ‘하나님께서 진화 방식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과 동물은 물질에서, 단세포 생명체에서 진화돼 이 지구상에 출현한 진화 과정을 단순화시킨 것이며, 하나님께서 진화가 되도록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진화론을 기정사실화한 유신진화론은 당연히 성경에 대한 정통적인 해석도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신진화론 학자인 기버슨 박사는 인간의 죄도 진화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생명체들의 진화 과정에서 죄가 확장되었고 인간에게 꽃피운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인간 이전 수많은 생명체의 죽음도 당연한 것이 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신 후 “매우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실 때 아담의 발밑에는 수많은 생명체의 죽음이 있었다고 해석한다. 이런 해석은 아담 한 명에게서 죽음이 왔고, 예수님 한 분에게서 생명이 다시 왔다(롬5:12)는 기독교의 근본적인 교리를 거짓으로 만든다. 진화론이 과학적으로 타당하기 때문에 성경 해석도 진화론에 맞춰 변화했다는 것이다.

유신진화론자들이 진화론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로는 ▲첫째, 주류 과학자들이 인정하고 있고, ▲둘째, 환경과 생명체의 상호작용에 대한 상당히 근거 있는 과학적 증거들이 있으며, ▲셋째, 진화론의 예측은 잘 들어맞는 이론이며, ▲넷째, 모든 과학은 넓은 의미로 관찰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관찰에 근거한 이론인 진화론은 충분히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은 기원에 대한 진화론 가설을 믿음직한 과학으로 정당화하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이런 주장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려면 과학이 무엇인지부터 논의해야 한다. 따라서 유신진화론에 대한 비판과 성찰은 다음 세 가지 주장에 관한 것이다. ▲첫째, 초월적인 창조를 대신한 과학적 설명이 있다는 주장, ▲둘째, 진화론이 과학이기에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 ▲셋째는 생명체의 다양성이 진화론의 증거라는 주장이다.

유신진화론 비판
1) 창조 대신할  과학적 설명 있다는 주장에 대한 비판
하나님의 창조는 초월적이며 과학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 유신진화론이나 반창조과학 진영에서는 그런 주장을 ‘간격의 하나님’이라고 하면서 비판한다. 그렇기에 자연주의 방법론을 사용한 과학으로 하나님의 창조를 설명하려고 하는 유신진화론이 훨씬 지성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우주과학이 발전할수록 빅뱅 이론과 맞지 않는 현상들이 더 발견되고, 생명과학이 발전할수록 DNA 조절 기능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서 알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과학의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유신진화론자들은 빅뱅 이론이 하나님의 초월적 창조를 대신할 수 있는 절대적 이론인 것처럼 주장한다. 빅뱅 이론이 우주의 확장뿐만 아니라 여러 우주의 현상들을 잘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빅뱅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많은 현상이 있다. 대폭발로 우주가 형성되었다면, 어떻게 우주 어디를 봐도 균질할까? 관찰되는 별, 블랙홀 등 모든 것을 합쳐도 설명되지 않는 우주를 움직이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무엇인가? 그렇기에 빅뱅 이론은 하나의 이론일 뿐이며, 새로운 발견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빅뱅 이론의 한계는 빅뱅 이론에서 전제하는 우주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초기 물질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 그 물질이 무슨 힘으로 폭발하였는지, 무엇보다 우연한 빅뱅으로 어떻게 이런 질서정연한 우주와 거대 구조가 형성될 수 있는지 등등의 질문에는 아직 답이 없는 실정이다. 호킹 등의 과학자들이 ‘다중우주 이론’을 주장하는 것도 한 번의 빅뱅으로 이런 우주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과학이 발전하면 과학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고, 간격의 신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진화론자들의 철학적 주장에 불과하다. 우주과학뿐 아니라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동일한 과학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2001년 인간 유전자 전체를 해독했다는 게놈 프로젝트 연구결과를 발표할 때 과학자들은 인간 유전자에 관해 다 알게 된 것처럼 자신만만하였다. 연구 결과 인간의 유전자는 3만 개 정도이며, 95%가 쓰레기 DNA라고 발표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진화 과정 가운데 기능이 사라진 유전자들이 쌓여서 쓰레기 DNA가 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이후 인간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면서 유전정보를 조절하는 질서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쓰레기 DNA는 없다는 것이 과학계 정설이 되었다. 유전정보 조절에 대한 기존의 이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질서들을 속속 발견하면서, 과학자들은 유전자에 관하여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2013년 필립 볼 박사는 “모르는 것에 대한 축제(Celebrate Unknowns)”라는 제목의 글을 「네이처」지(紙)에 기고하면서 진화론으로 이런 복잡한 조절기전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기술하였다.

<사진설명> 사람 DNA의 97%는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암호가 내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화론자들은 이 부분을 우리의 진화적 과거에서 남겨진 ‘쓰레기 DNA(junk DNA)’라고 불렀다. 그러나 점점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에 따르면, 이 부분은 ‘쓰레기’가 아니라, 우리의 세포들에서 활발하게 모두 사용되고 있다.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믿는다면 진화론보다 초월적 창조론이 훨씬 설득력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생명체의 유전정보 설계도도 창조하셨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과학적으로도 유전정보의 변이로 새로운 유전정보 설계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포의 DNA가 쉽게 변화되지 않을뿐더러 돌연변이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진화론에 입각하여 유전자 돌연변이와 자연선택 프로그램을 만들어 예측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유전정보의 무질서도가 증가할 뿐 새로운 설계도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계속>

/이은일 박사(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5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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