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눈물의 기도는 역사함이 커

등록날짜 [ 2014-10-20 13:18:06 ]

인형을 가지고 열심히 노는 일곱 살 딸아이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딸아이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천국 가는 것, 그리고 예수님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것.”

딸아이 대답에 흐뭇해졌고, 어릴 때 부터 경험하는 신앙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딸아이가 다섯 살 되던 해, 유아유치부 교사에 지원했다. 청년 시절 초등부 교사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무난히 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키워보지 않아서인지 예상과 달리 당황스러운 점이 많았다.

특히, 여섯 살 때 유치부에 온 민식이(가명)는 파워레인저(만화 캐릭터)의 당당한 포즈를 취하면서 지옥에 가더라도 파워레인저가 지켜주니 걱정 없다고 했다. 민식이는 산만해서 예배시간에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친구들을 괜히 건드리고, 웃통을 벗어 관심을 끌려 했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심술부리다가 화장실 간다고 거짓말하고 밖에서 놀다 온 적도 있다. 민식이는 주일학교뿐만 아니라, 주중에 다니던 유치원 교사들에게도 늘 혼이 났고 유치원 여러 곳을 옮겨 다녔다. 이런 민식이가 어느 날 내게 던진 한마디는 충격이었다.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늘 혼내는 소리만 들어온 터라 모두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동안 민식이를 위해 계속 기도했지만 정작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는 헤아리지 못했고, 내 입장에서만 기도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민식이 마음이 어떤지 알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엄마랑 매일 같이 살고 싶어요, 선생님께 칭찬받고 싶어요. 여자 친구들이 저를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주님께서는 민식이 마음을 알게 하시고 민식이를 더욱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주셨다. 이후로는 꾸중 대신 칭찬을 많이 하기로 마음먹었다. 칭찬 거리가 없으면 만들어서 했다. 물을 떠다 주는 민식이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등을 쓸어주며 더 많이 안아주었다. 민식이 엄마가 오시면 민식이가 율동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요즘 잘하고 있다며 민식이가 듣는 데서 칭찬해 줬다. 전도사님 역시 민식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진 모습이 보이면 친구들 앞에서 칭찬해 주셨다. 자신을 위해 기도해 주고 돌봐 주는 전도사님과 교사를 보며 민식이는 무언가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 듯 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무엇보다 민식이와 기도할 때는 눈물로 진실하게 기도했다.

엄마와 함께 살게 해 주세요. 할머니 건강하게 해 주세요. 내 죄 때문에 피 흘리신 예수님, 내가 매일 똑같은 죄짓지 않고 죄를 이기게 도와주세요. 민식이가 어디를 가든지 사랑받게 해 주세요.”

올해 일곱 살이 된 민식이는 많이 바뀌었다. 민식이 마음에서 파워레인저는 사라지고, 예수님만이 엄마와 자신을 묶어 줄 분이라고 확실히 믿는다. 예배시간에도 예전보다 훨씬 집중해서 말씀을 잘 듣는다. 율동과 찬양도 앞에 나서서 잘하며, 유치원에서도 잘 적응한다고 들었다. 아이들 한 영혼, 한 영혼 모든 영혼이 예수께서 피 흘려 죽기까지 사랑한 귀한 존재들이다. 주님처럼 아이들을 섬길 수 있는 현장, 주님께서 함께 일하시는 현장에 있다는 점이 무척 행복하다. 아이들이 영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인도하는 교사라는 직분을 주셔서 감사하며, 이 모든 일을 행하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연진 교사

유아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40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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