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박요철(중등부)

등록날짜 [ 2017-09-26 13:44:22 ]

매년 성회만 참석할 뿐 주일예배 출석하지 않던 학생
3년간 포기하지 않고 기도했더니 이번 하계성회에서 놀랍게 변화해

담당하는 중등부 학생들을 보며 생각해 본다. ‘나도 저 아이들처럼 청소년기에 예수를 만났으면 좀 더 예수님 닮은 모습일 텐데…’ 그러다 보니 반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학창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며 사랑의 잔소리를 늘어놓기 일쑤다. 나중에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게 하고 싶어서 애타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만, 깊이 새겨듣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교사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도하고 권면한다면, 학생은 반드시 바뀐다. 오늘 소개할 학생도 그런 경우다.

올해 중학교 3학년 은솔이(가명)를 만난 건 3년 전이다. 당시 은솔이는 1학년이었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만난 아이들 중 이렇게 우여곡절 많은 아이도 없을 것이다. 1학년 2학기부터 예배는 오지 않는데 연락은 꾸준히 닿고,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 성회는 해마다 꼬박꼬박 참석하는데 주일예배 출석률은 제로(0)인 아이…. 담당 교사의 애간장이 녹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솔이는 3년간 교회생활을 지지부진하게 이어 갔다.

올 8월 하계성회를 앞두고 성회에 가겠다는 은솔이를 보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만감이 교차했다. ‘이번에도 성회만 참석하고 주일예배에 안 나오면 어쩌지…’ ‘내년에 고등부로 올라가서 수험생이라고 성회도 안 오면 어쩌지’ 염려돼서 속이 탔다. 절박한 마음에 눈물로 기도했고 감사하게도 주님께서는 응답하셨다. 은솔이가 하계성회에 가서 은혜를 듬뿍 받은 것이다. 방언은사를 받고 염색한 머리도 다시 검은색으로 물들였다. 정말 꿈만 같았다.

하지만 하계성회를 마치자 또 초조함이 밀어닥쳤다. 그동안 그래 왔듯 주일예배에 빠질까 봐 걱정이 됐다. 그런데 이번 성회는 달랐다. 은솔이는 성회를 마친 목요일부터 ‘매일 저녁 기도회’에 나와 기도했다. 금요일에도, 토요일에도 기도하더니 드디어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할렐루야! 요즘은 아버지를 전도하려고 주일저녁예배까지 드린다. 주님께서 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3년간 심방하고 기도하게 하셔서 이렇게 열매를 맺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우리 반 학생 대다수는 기도와 관심이 필요한 관리회원이다. 은솔이만큼은 아니지만 오랜 영적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이번 하계성회에서 방언은사 받고 성령 체험한 학생이 있는 반면, 아직까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해서 친구가 좋아서 교회 오거나 사랑해 주고 보듬어주는 선생님이 좋아서 교회에 나오는 아이도 있다. 이들이 예수님을 만나 구원의 확신과 천국 소망을 가지고 흔들림없이 신앙생활 하도록 확실하게 변하는 그 날까지 담당 학생들을 섬기는 교사로 쓰임받고 싶다. 주님께서 그렇게 써 주시니 그저 감사하다.

학생들을 보면 갓난아기가 걸음마 하는 듯 불안하고 조마조마하다. 은혜받는 것 같아 보이다가도 친한 친구끼리 다투었다며 한동안 교회에 오지 않는다. 교사 직분을 감당하면서 얼마나 더 기도해야 하고 더 거룩해야 하는지, 또 얼마나 신앙생활을 잘해야 하며 주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발견한다. 기도하여 성령 충만하면 영혼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이 넘치지만, 나태하고 무관심할 때는 학생들 신앙생활에 덕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담당한 아이들이 잘 성장해서 주님과 멀어지지 않고 믿음의 일꾼으로 성장하기까지 기도를 쉬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부족한 자에게 직분 감당할 힘을 주시고, 은혜 부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으니 영광을 주님께 올려 드린다.



/박요철 교사
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54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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