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늘 성도 걱정’ 목사님 마음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한순희 교사(초등부 야곱학년 신입반)

등록날짜 [ 2018-09-28 13:42:29 ]



부모가 예수 믿지 않는 신입반 아이들
상당수 이혼 가정에서 자라 상처 많아
주일예배 혹 못 올까 토요일마다 ‘노심초사’
감사하게도 아이들 조금씩 마음 문 열어


“우리의 선생님이 되어 주세요!”

교사를 모집하려고 교육국 교사들과 아이들이 청년예배 때 헌금송을 마무리하면서 외쳤다. 어린이들이 조그마한 몸짓으로 선보이는 아기자기한 율동과 찬양은 청년들에게 삼촌·이모 웃음을 짓게 했다.

이어 청년회 담당목사님이 말씀하셨다. “분명 여기 있는 청년 가운데 하나님께서 교사(敎師) 하라고 감동하시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나였다. 하지만 선뜻 지원하지 못했다. ‘내가 과연 죽도록 충성하여 아이들을 사랑으로, 하나님 말씀으로 온전히 보살필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섰다. 또 교육국 교사는 청년회원들이 단체로 활동하며 신앙심을 키우는 것과 달리 홀로 여러 아이를 돌봐야 하는 ‘외로운 싸움’이라고 들었다.

3년을 고민하다 지난해 교사 지원서를 냈다. 청년회 같은 부 소속이었다가 야곱학년(초등3·4) 교사로 충성하는 자매의 권유에 비로소 용기를 낸 것이다.

야곱학년 신입반을 맡았다. 신입반은 대부분 교회에 처음 온 비신자 가정 아이들이었다. 12명을 맡았는데 그중 절반가량이 부모가 이혼해 편부모 혹은 조부모와 살고 있었다. 아이들은 대체로 정서가 불안정하고, 외골 성향이 있고, 이기적인 면이 엿보였다. 이런 아이들을 섬기려면 사랑과 인내가 필요하다.

내게 예수님의 사랑이 부족해 여러 차례 생각과 마음이 무너졌다. 또 토요일이면 아이들이 주일에 예배드리러 못 올까 봐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루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을 천국까지 인도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한데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잃으면 어쩌지….’ 하나님은 근심과 걱정에 시달리는 자에게 기도하게 하신다. 그 근심 때문에 더욱 기도하게 하시고 기도 중에 내 모습을 깨닫게 하신다. 말씀과 찬양으로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신다.

이젠 교사 직분을 맡으면서 “늘 성도 걱정으로 애간장이 탄다”는 담임목사님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내게 조금씩 마음 문을 열어 주었다. 예배를 한 달에 한 번 출석하던 아이가 이젠 매주 예배드린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의 신앙을 성장시키는 이는 교사가 아닌 하나님이심을 알고 겸손히 무릎을 꿇는다.

교사 2년 차인 올해도 신입반을 맡았다. 우리 반 아이 명단에 지난해 딱 한 번 교회에 온 ‘나정이’가 있었다. 수차례 전화해도 연락이 되지 않고, 집으로 가도 통 만날 수 없었다. 솔직히 포기할까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협력하여 선을 이루셨다. 전도사님이 심방하면서 우연히 나정이를 만나 대화하자 “친구가 없어 교회 가고 싶지 않아요”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 후 토요일 심방하다 야곱학년 ‘정현이’와 놀고 있는 나정이를 보았다. 그 후 주일에 정현이와 함께 나정이네를 찾아갔다. 나정이는 정현이를 보자 무척 반가워하더니 동생까지 데리고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렸다. 할렐루야!

교사 직분을 맡으면서 더욱 겸손히 기도하게 됐다. 내가 기도하지 않으면 당장 아이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거나 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남은 하반기에 하나님을 의지하며 잃어버린 영혼을 한 명이라도 더 찾아오고자 좌로나 우로나 치우지지 않게 마음을 지키도록 기도하려 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한순희 교사(초등부 야곱학년 신입반)
 

위 글은 교회신문 <5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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