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고민거리는 쌤에게 말해 줘 같이 기도하자, 항상 응원할게”
안기주 교사(중등부)

등록날짜 [ 2020-03-28 11:45:50 ]




요즘 아이들 사랑에 고파하는 모습 역력

세상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고개 젓지만

주님께서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섬기라 감동

입보다 귀를 열고 주님 사랑으로 섬기길 소망


두 해째 중등부 교사로 충성하면서 놀란 점이 있다. 요즘 아이들이 생각보다 순수하다는 사실이다. 남자아이들은 대개 두 타입이다. 반항기 가득하거나 말없이 무뚝뚝하거나. 여자아이들은 일견 예민해 보이지만, 같이 밥 먹고 친구처럼 고민거리를 들어주다 보면 살포시 먼저 다가온다. 여자아이들이 “쌤~” 하며 뛰어와 내 품에 안겨 얼굴을 비빌 때는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덩치는 커도 아직 아이구나’ 싶다. 사춘기 세 자녀를 키우면서 산전수전 다 경험한 터라 어미 심정으로 아이들 섬기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요즘 아이들은 유난히 사랑이 부족해 보인다. 어린 나이에도 우울감에 사로잡혔거나 사소한 일에도 발끈해 욕설을 내뱉는 아이들이 꽤 있다. 학교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주님께서는 그 아이들을 사랑하고 섬기라고 감동하신다. 주님 사랑으로 보내는 작은 관심이 아이들에게는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2년 전 가을에 만난 지훈이(16)도 교회학교 교사들의 관심이 쌓이고 쌓여 여태 교회에 오고 있다. 나를 만날 당시 지훈이는 우리 교회에 등록한 지 수년이 됐다는데 예배드리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교회 밖에서 만나 같이 밥 먹고, 전화와 문자를 자주 하면서 관심을 전했다. 주님께 아이가 마음 문을 열도록 기도도 많이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아이가 내 사업장으로 매일 찾아왔다. 올 때마다 반겨주고 기도해 줬더니 교회에 예배드리러 오기를 꺼리던 아이가 예배에 와서 바이올린으로 멋지게 헌금송을 하나님께 올려 드렸다. 중등부 찬양대회에서는 결승전까지 올라가 아이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선생님들이 “잘한다” “연주에 은혜받았다”라며 칭찬하자 그다음 주부터 계속 주일예배에 나왔고, 지난겨울부터는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성회에 참가했다. 교사의 관심을 통해 주님이 하신 일이다.


중등부에 와서 보니, 담당 전도사를 비롯해 부장, 총무, 교사들의 노력과 기도가 엄청나다. 정말 가장 많이 은혜받는 점이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영혼 구원을 위해 울며 기도하고, 자신들의 시간과 물질과 달란트를 쏟아 붓는다. 선생님들의 눈물겨운 섬김을 보고 가슴이 먹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동·하계성회 때면 거의 3박4일 동안 잠도 안 자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겉돌고 방황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애타게 섬긴다. 부모의 심정으로 대하는 교사들 모습에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


상처 많고 사랑받기 원하는 사춘기 아이들을 섬기려면, 입보다는 귀를 열고 살아야 한다. 아이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고 기도해주기 위해서다. 나 역시 아이들을 위해 울며 기도하지만, 주님 심정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의 학창 시절 한 귀퉁이에서 조금이나마 주님 사랑으로 따뜻하게 섬기기를 소망한다.


아이들의 키가 자라듯 믿음이 자라나서 하나님의 귀한 일꾼으로 성장하도록, 그래서 마지막 때 많은 영혼을 주님 품으로 인도하는 멋진 전도자들이 되도록 기도하고 있다. 여태껏 부족한 자를 교사로 써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안기주 교사(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66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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