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쓰신 사람들] 퐁고(Pongo)
두려움 이기고 필리핀 복음방송국을 지킨 자

등록날짜 [ 2011-05-11 13:55:39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용기는 두려워하는 것을 위해 기도할 때 나오는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말은 삼보앙가(Zamboanga City,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있는 도시) 출신 중 한 사람에게서 잘 드러난다. 그 삼보앙가 사람은 ‘퐁고’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극동방송국에서 일하는 라디오 기술자다.

필리핀은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인이지만 민다나오 섬 반정부모슬렘교도들은 정치적 독립을 주장하며 기독교 단체나 기관을 테러 대상으로 삼는다.
어느 날 장전한 총을 든 모슬렘교도들이 극동방송국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들어왔다. 그들은 방송실로 뛰어들어가 총기를 난사했고, 그 바람에 방송국에서 일하던 극동방송 기술자인 그레그 바카비스와 극동방송으로 전도사역을 하던 그레그 하팔라 목사가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그날 퐁고도 거기에 있었다.

퐁고는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자신이 다음 차례로 총을 맞을 수도 있었다. 처자식을 두고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
퐁고는 트라이시클(오토바이 옆에 세 발로 된 작은 뚜껑 차가 달린 대중교통 수단)을 한 대 가지고 있었다. 운만 따라준다면 지금까지 부업으로 해온 트라이시클 운전이 가족을 부양할 만큼 돈을 벌어줄 전업(專業)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교통사고로 죽는 것이 테러범 총에 맞아 죽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그는 테러를 당하기 전 얼른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이후 며칠 동안 트라이시클을 운전하면서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죽어간 두 사람을 생각하였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붙잡히셨을 때 모두 도망간 제자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돌아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라디오 방송실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교통사고로 죽는다면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죽어야 한다면 그리스도를 위해 죽고 싶었다.
여전히 염려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차분히 일을 시작했고 기도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일이 터졌다. 그의 동료 한 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퐁고가 다시 일하러 돌아온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오토바이 한 대가 방송국으로 질주해 들어왔어요. 그전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방송국 사람들을 다 죽이려고 돌아온 것이 아닐까 하며 모두 두려움에 떨었어요. 사람들은 책상 밑이나 캐비닛 뒤로 가 숨었어요. 그리고 서로 다투어 벽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퐁고는 달랐어요. 의도적으로 방송실 제어 탁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앉았어요. 그리고 ‘내가 총을 맞아야 한다면 테이블 밑에 숨어서가 아니라 복음을 방송하다가 맞는 게 낫지!’ 하고 말했어요.”

사실 이번 일은 허위 화재신고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고,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퐁고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진정한 믿음의 영웅들은 TV에서 보는 인기 연예인이나 대중들의 박수를 받는 사람들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고, 이름도 나지 않은 사람들이지만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생명도 기꺼이 바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상은 마땅히 이 땅에서 받은 것이 아니다. 영원한 나라에서 영원한 상으로 보상받을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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