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예수가족 만남의 잔치’은.혜.나.눔] 주님 은혜로 하루하루 삽니다
이한나 집사(통일선교국)

등록날짜 [ 2021-03-09 15:15:35 ]

“40세를 넘기기 어렵습니다.” 30대 새댁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말이었다. 어려서부터 소화기관이 안 좋아 배앓이가 좀 심해진 줄 알았지, 대장부터 위까지 용종(혹)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의사가 알려 준 병명은 ‘다발성선종성용종증’. 대장에 있는 용종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시술로 혹을 긁어냈다.


그런데 설상가상 병원에서는 큰 시술을 해 놓고도 이번에는 대장을 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선종성(腺腫性) 용종이라 대장을 아예 제거하지 않으면 몇 년 내 확실하게 암이 된다고 했다. 심각한 얼굴을 한 의사에게 물었다. “그러면 대장을 들어내면 낫습니까?” 의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의학에 무지한 내가 봐도 시술을 계속 받으나 안 받으나 결국 몸 전체로 암이 퍼져 평생 고통받을 게 빤히 보였다. 죽음을 선고받은 그때, 감사하게도 답은 확실해졌다. 주님이 주신 감동이 마음에 일었다.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해 보자.’


세상의학은 살 수 없다 했지만
퇴원 후 4월 첫 주에 2부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왔다. 당시 설교 말씀 제목은 ‘예수가 일하는 일터가 되게 하라’였다. 담임목사님께서 내 상태를 아시고 나에게 일대일로 당부하는 것처럼 설교하셨다. “네 고통을 주님께 내놓으라. 주님께서 반드시 해결해 주시리라. 하나님, 우리 교회 자매가 대장에 생긴 혹을 70개나 긁어내고도 대장을 또 들어내야 한다고 해요. 그것만은 안 돼요.” 설교인 듯 나를 위한 기도인 듯, 굵은 눈물방울을 뚝뚝 흘리면서 애절하게 설교하시던 담임목사님의 모습. 벌써 10년 전 일인데도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담임목사님이 눈물로 기도해 주시고 설교해 주시니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구원받은 성도로서, 진실하게 사랑받은 자로서 하나님께 응답받을 때까지 병 낫기를 기도하기로 단단히 마음먹었다. 세상의학으로 더는 해 볼 수 없는 단계였다. 오직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주님만 붙들기로 했다.


그해 여름 췌장에 문제가 생겨 시술을 받았다. 췌장액이 나오는 유두부에 혹을 제거했는데 담당의사는 회복하는 데 열흘 이상 걸린다고 했다. 그런데 주일성수를 꼭 하고 싶었다. 요즘처럼 ‘줌 예배’를 드릴 수도 없던 터라 주일 밤에 입원해 시술을 마치고 빨리 회복하기를 기도했다. 그랬더니 주중에 완쾌했다는 진단을 받고 일주일도 안 걸려 퇴원해 주일에 예배드릴 수 있었다. 담당의는 “췌장은 염증이 가라앉기 어려운 부위인데 이런 환자는 처음”이라고 말했고 나는 “주님이 하신 일”이라고 간증했다.


이후로는 10년째 병원도 안 가고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물론 소화기관이 약해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해서 불편스럽지만, 의학적으로는 이미 죽었어야 할 사람인데도 하나님 은혜로 10년 넘게 살고 있는 것이다. 할렐루야.


주님 은혜로 하루하루 살아가
지난해 가을 즈음 배변기관에 출혈이 비치고 소화도 부쩍 안 됐다. 오랜 세월 담임목사님에게 기도받으며 애태운 것이 송구해 ‘지구촌 연세가족 만남의 잔치’에도 선뜻 신청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인인 안수집사님이 나를 만날 때마다 기도받을 것을 권면하셔서 조심스레 수화기를 들었더니 덜컥 연결이 된 것이다. 담임목사님께서는 상담 도중 우시면서 “성도가 아픈데도 더 기도해 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며 진실하게 기도해 주셨다. 그 기도만으로도 얼마나 위로가 되고 또 주님이 고쳐 주신다는 믿음이 생기던지….


정말 신기하게도 목사님에게 기도받은 직후 언제 아팠냐는 듯 통증이 싹 사라졌다. 치핵 같은 것이 배변기관에 걸려 있는 듯했는데 그런 증상도 사라졌고 장 기능도 좋아졌다. 10시간씩 자도 피곤했는데 기도받고 나서는 6시간만 자도 활기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할렐루야.


지난해 10월 10일 ‘만남의 잔치’에서 담임목사님은 내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서 친정어머니와 남편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셨는데 다 응답받았다. 당시 친정어머니는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있었다. 고령인데도 마취에서 잘 깨어나셨고 조직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할 만큼 건강하시다. 남편도 코로나19 여파로 신앙생활이 다소 느슨해졌다가 요즘 예배생활을 잘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모두 주님이 하신 일이다.


북한 선교 비전 위해 기도
병을 치료받으면서 주님을 더 붙들고 겸손하게 된다. 10년 전 중병에 걸려 고생했으나 이것을 계기 삼아 비신자 어머니도 예수님을 구주로 믿게 되고 권사 임직도 받아 영적생활을 잘하고 계신다. 당시 남편도 장모님에게 “딸이 나으려면 어머님이 같이 기도하셔야 한다”며 신앙생활 잘할 것을 같이 기도해 주어 큰 힘이 되었다.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 한 지 20여 년이 지났다. 몸이 아플 때 주님께서 북한 선교에 대한 감동을 주셔서 10년째 통일선교국에서 탈북민을 섬기고 있다. 하나님이 사명을 주신 자는 그 사명을 이룰 때까지 쓰신다고 했는데, 그래서 나를 살려 두신 듯하다. 북한에 문이 열린다면 그곳으로 가 죽기까지 충성하고 전도하고 싶다.


간혹 담임목사님을 길 가다가 만난다. “잘 사느냐. 건강은 어떠니”라고 물으실 때마다 “주님 은혜로 살아요”라고 말한다. 담임목사님은 “그렇지, 우리는 주님 은혜로 사는 거야”라고 말씀하신다. 한 해를 보낼 때마다 ‘올해도 주님 은혜로 살았습니다’라며 감사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이 많은데도 몸이 시원치 않은 사람에게 선교 비전을 주시고 탈북민 섬길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하다. 예수님이 저변에 있는 사람을 택해 제자 삼으신 것처럼 나도 죽기까지 주님께 붙들려 주를 위해 살고 싶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오정현 기자



이한나 집사(통일선교국)

위 글은 교회신문 <68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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