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처럼 방황하던 나를 

끝까지 사랑해 주신 주님 

회개 기도와 간구를 통해 

건강도 되찾게 해 주신 

나의 주님만을 찬양합니다 

코로나 탓에 2년 만인 지난 6월 직장인 대상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런데 대장에 이상 증상이 나왔으니 재검사를 받아 보라는 뜻밖의 결과를 받았다. 조금 걱정은 됐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전문병원에 가서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커다란 혹이 있다고 해서 CT와 조직검사를 받았는데, 담당의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직장암 3기 같습니다. 암세포가 주변 임파선까지 전이된 듯 보여요.” 암, 질병, 죽음은 나와는 아주 먼 얘기인 줄 생각했는데…. 내게 이런 일이 닥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죽음 앞에서 지난날을 돌아보니 내 믿음생활은 엉망진창이었다.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기도할 때도 육신의 정욕에 져서 시간만 때우고, 가정을 성전 삼아 예배드릴 때도 피곤과 졸음에 패배하곤 했다. 또 성령 충만하지 못해 기도도 예배도 충성도 전도도 다 잊어버린 채 주님과 멀어져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에 주님께 사랑받았던 것만 기억하면서 ‘그래도 예배드리고 기도하니까 나는 괜찮겠지’, ‘예수님이 나를 지켜 주시겠지’라며 안일하게 살아왔던 것이다.

하나님 말씀 앞에 나를 비춰 보면 더 초라한 모습뿐이었다. “성경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며 담임목사님께서 애타게 당부하시는데도 설교 말씀을 귀로 듣기만 할 뿐 실천하지 않았고 죄를 죄라고 인식하지 못한 채 죄악을 품고 살았다. 공의의 하나님을 간과하며 함부로 산 결과가 내 몸에 암으로 자리 잡은 것이었다.

내 믿음의 현주소 발견해 회개

암 선고를 받은 후부터 담임목사님께서는 마치 내 영적 사정을 다 알고 계신 것처럼 예배 때마다 ‘병 고침’에 관한 설교 말씀을 지속적으로 전하셨다. “천국과 지옥은 영원한 문제입니다. 죄 아래 살다 지금 당장 죽으면 지옥 갈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도, 영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나는 천국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착각하고 사는 사람이 바로 당신 아닙니까”라며 매우 엄하게 질책하셨다.

모두 나에게 해당되는 말씀이었고 내 영혼을 불쌍히 바라보시는 주님의 애타는 목소리였다.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비수처럼 내 마음을 찔렀고 나의 죄악된 모습을 비로소 깨달아 진실하게 눈물로 회개할 수 있었다. 또 나름 신앙생활을 괜찮게 한다고 자부하던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내 열정으로 열심히 했지 믿음으로 순종하지 못한 믿음의 현주소도 바로 알아 회개의 눈물을 쏟아냈다.

암 선고를 받은 지 한 달이 지날 무렵 담임목사님께서는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하시더라”(마16:17~18)라며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회개해 죄 사함받고 믿음으로 기도했다면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이라며 병 고침에 대한 말씀을 선포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나자 ‘아! 이제 내가 정말 다 나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암 선고를 받은 후 담임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아픈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도 했다. 특히 담임목사님께서는 육신이 연약한데도 눈물로 애타게 기도해 주셨다. 목사님께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실 당시,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으로 암이 더는 전이되지 않도록 막아 주고 계시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고, 사모님이 따뜻하게 기도해 주실 때도 병마가 내 안에서 강력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암 병이 나았는지 확실하게 확인받고 싶어 병원에 가서 CT촬영을 했다. 그런데 내 기대와 달리 병원에서는 “암이 커지지도 않고 작아지지도 않고 그대로인 상태”라고 했다. 내 몸에는 아직 암 덩어리가 그대로 있었다. ‘왜 암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걸까? 주님께서 감동하신 것이 아니었나.’ 모든 게 혼란스러웠고 마음이 답답했다. 다시 주님께 기도했다.

그때 주님께서 내 마음에 세밀하게 깨닫게 해 주시는 바가 있었다. 질병을 고침받은 후 내 안에서는 또 다른 교만이 움트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한 달 만에 고침받다니 놀라왔다’, ‘병으로 아픈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주님이 고쳐 주셨네’라며 내 생각대로 검사를 받으러 다니고 내 스케줄대로 주님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던 것을…. 내 인간적인 생각과 주님의 마음이 따로따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이런 교만함과 믿음 없음으로 말미암아 난 결국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 앞두고 더 깊이 있는 회개를

지난 8월 중순, 수술을 앞두고 의사는 수술 후 일어날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임시 장루(항문)를 만들 수 있고 항암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수술 후에도 완치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렇게 두 달 전, 마취 시간을 제외하고 수술받는 데 3시간이 소요됐다. 주님의 은혜로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수술 전 의사가 우려하던 내용과 달리 놀랄 만한 일들도 기다리고 있었다. CT상에는 구불결장에 암이 퍼져 있고 그 옆 림프절에도 암세포가 전이된 것처럼 보였으나, 막상 수술을 통해 확인해 보니 간단하게 잘라 내기만 해도 되는 조그마한 접시 크기의 암이었다. 신기하게 림프절에도 전혀 전이되어 있지 않았다. 수술로 암세포가 깨끗이 제거돼 항암치료는 물론 방사선 치료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또 직장 일부를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임시 장루를 설치한다고 했으나 임시 장루조차 만들지 않았다.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해 5일 만에 퇴원하기까지 했다. 모두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 간증을 접하면서 ‘결국 수술에 들어갔으니 하나님이 고쳐 주신 것일까?’라고 물음표를 떠올릴 수 있으나 내게는 수술이 또 하나의 은혜였다. 만약 수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교만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암 선고를 받은 지 얼마 안 되어 주의 사자의 진실한 기도를 통해서만 고침받았다면, 마음속에서 ‘암, 그거 별거 아니네’라며 지금만큼 크게 감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나중에라도 누군가 병중에 고통당하는 이를 보면 내 사정처럼 여기며 함께 아파하고 기도해 주어야 하는데도 ‘저 사람은 왜 기도 응답 못 받고 계속 아픈 거야. 나는 한 달 만에 고침받았는데…’라며 교만하게 살았을 터다. 암 진단을 받은 후 애절하게 회개했고, 또 수술을 거치면서 더 깊이 있게 회개하기까지 육신의 질병뿐만 아니라 내 안의 죄까지 고쳐 주시려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으리라. 수술 후 몸을 회복하는 동안 기도하면서 주님께서 내게 깨닫게 하신 내용이다.

육신의 중병으로 담임목사님과 가족들에게 많은 근심과 슬픔을 끼쳤지만 주님은 건강을 되찾게 하는 동시에 내 마음과 생각 깊이 뿌리박힌 죄악들을 치료하고 계셨다. 천국 갈 믿음도 회복하게 하셨다. 신앙생활은 내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임을 죽음 앞에서 경험했고, 담임목사님의 통곡의 기도와 사모님의 따뜻한 기도, 가족들의 금식과 간절한 기도 응답으로 빗나간 신앙생활에서 돌이킬 수 있었다. 내 신앙에 점수를 매겨 본다면 기도 빵점, 예배 빵점, 찬양 빵점, 충성 빵점, 전도 빵점인 상태…. 죽음의 문턱에서 영혼의 때를 복되게 맞을 준비가 안 되어 있던 오만방자한 나를 주님께서 살려 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끝까지 믿음을 달아 보시는 주님이심을 깨닫는다. ‘내게 참 믿음이 있었다면 접시 크기의 떼어낸 암도 수술 없이 고침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주님께서 일하실 것을 내가 믿지 못해 흠집을 낸 것이다. 그런데도 주님은 끝까지 나를 사랑하시어 암세포를 깨끗이 제거해 주셨다. 할렐루야!

탕자처럼 방황하던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사랑해 주신 주님, 과거 은혜 속에 살던 모습을 다 잃어버리고 교만하게 살던 나 자신을 깨닫고 회개하게 해 주신 주님! 나의 주님만을 찬양한다.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우리 주님께 올려 드린다.

김미선(새가족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