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집사 / 제44여전도회

등록날짜 [ 2004-06-25 16:21:55 ]


김포방향 5호선 환승역 신길역 대합실.
“excuse me”
이제는 제법 자리가 잡힌 인사말을 건네는 이진 집사. 검은 피부의 한 외국인이 걸음을 멈추고, 성큼 다가온 그녀를 마주한다. 곧이어 이 집사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영어로 인사를 하며, 우리 교회에 외국인들이 많이 있고 같이 모여 예배 드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의 수첩엔 외국인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다. 환하게 웃으며 이번 주일에 꼭 만나자며 작별인사를 한다.

주환이 엄마로 더 익숙한 이진 집사는 올해 초부터 외국인들을 전도하기 시작했다. 전도해야겠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은 그보다 몇 달 전부터다.
외국인을 위한 전도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김포방향 5호선 환승역 신길역으로 나간다. 아이들이 선교원에 가 있는 동안 지역기도모임을 한 후, 한 시간 정도 전도를 한다.
그렇다고 이 젊고 씩씩한 애기 엄마가 영어에 능통한 것은 아니다. 처음의 어색함이 점차 익숙해져 올해 초부터 전도해서 매주 등록한 외국인은 25명에 달한다. 물론 해외선교부에서는 이진 집사의 전도가 고맙고 반가운 것이다.
안되는 영어로 어떻게 전도를 하는지 그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담대함과 즐거운 마음을 주셨어요. 계속 전도를 할수록 해야 할 말이 문장으로 하나하나 생각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상황에 맞지도 않는 영어가 튀어나와 스스로도 당황했었다. 거듭하는 실수 속에서 이론이 아닌 실제의 경험과 요령을 배웠다.
“주님, 영혼을 보내주세요. 그리고 전도할 때 성령께서 역사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의 문화, 즉 누구를 봐도 인사로 대하는 열린 마음과 타지에서의 외로움,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인한 어려움들이 그녀에게는 전도를 위해 입을 떼는 끈이 되었다.
외국인 전도에는 반드시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한국인을 전도하다가 호기심 많은 성격상 외국인에게도 전단지를 주며 말을 걸었던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 전도한 외국인은 세네갈인 알렉스. 그러나 수원이 집이라 너무 멀고, 일정하지 않은 근로시간 때문에 계속 교회에 나오지는 못한다. 심방까지는 못하지만 이진 집사는 지금도 그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고 편지도 보내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알렉스도 이를 반가워한다.
이렇게 해외선교부에만 미루지 않고 전도자로서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외국인이 20명 정도이다.
“전도를 해 보면, 한국인은 처음부터 경계하며 대하는 사람이 많지만, 외국인은 제 말을 경청하고 전화번호도 잘 알려줘요.”
그래서 외국인을 만나면 마음이 열려서 더 친밀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저는 영어를 잘 못하지만 그들이 한국말을 알아들으니까 전도할 수 있었어요. 그들이 한국에 온 목적을 고려할 때, 정착하기란 쉽지 않지만 순수하게 복음을 받아들이는 그 마음에 주님이 일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렇다고 외국인에게만 전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국인들에게도 전도를 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는 외국인들을 볼 때, 그녀는 더 관심이 가고 한 마디라도 더 복음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신길역 어느 한 곳에서, 전단지를 돌리며 복음을 전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오늘도 누군가 자신도 모르게 예정된 발걸음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엔 아직 희망이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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