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가뭄 끝에 단비의 ‘맛’을 알다
내가 한 명 전도, 내가 한 명 책임정착(16)

등록날짜 [ 2010-06-28 23:31:00 ]

한 명이라도 전도하겠다는 끈기로 열매 맺어
여러 사람의 섬김과 기도로 정착은 이뤄진다 

3년 전에 우리 교회에 전도되어 큰 은혜를 받고 “나도 이제 전도자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후 2년여 동안 전도에 동참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한 명을 정착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점점 전도하는 자리에 가지 않으려 했고 그 자리에 있어도 진심으로 복음을 전하지 않으며 시간만 때우는 식이었다. 몸은 점점 아파 병원에 가도, 약을 먹어도 호전하지 않고 신앙생활도, 전도도 점점 습관이 되어 갔다. 그러면서 내 마음은 곤고해져만 갔다. 그렇게 무의미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을 즈음, 지난해 5월 청년회에서 주관하는 ‘노량진샘터’ 축제가 다가왔다. 1인 1명 초청을 목표로 많은 사람에게서 기도와, 전도의 열정이 끓어오르는 것을 보면서 나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 간절히 기도했다. 금요철야 때 울며불며 주님께 기도를 드렸고, 어느 샌가 정말 너무나도 쓰임받고 싶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때에도 내 몸은 여전히 아팠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한 명을 꼭 초청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전도에 동참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마음도 그 힘도 주님이 주신 거 같아 너무나 감사하다.

시간은 어느새 ‘노량진샘터’ 축제를 일주일밖에 남겨놓지 않을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대상자가 없었기에 애는 탔지만 믿음으로 꾸준히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감기가 심하게 걸려 몸은 무겁고 목소리는 변성기에 다다른 소년처럼 허스키해졌다. 마음속으로 갈등이 심했지만 전도 파트너가 있기에 옆에서 중보기도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노량진으로 향했다.

그날은 저녁 10시까지만 전도하기로 한 날인데 9시 40분이 될 때까지도 대상자를 만나지 못했다. ‘역시나 오늘도 그냥 가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한 청년이 체육복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걸어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남자 목소리같은 허스키한 목소리도 잊은 채 다가가 전도지를 나눠주며 말을 걸기 시작했다. 공부에 지친 얼굴을 확인했지만 멈출 수가 없어서 그 청년의 고시원 문 앞까지 쫓아가며 내가 만난 주님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 청년이 있는 고시원이 먼 곳에 있어서 그가 듣든 안 듣든 주님의 복음을 더 많이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는 귀찮았는지 “그만 좀 따라오라”고 했다. 난 굴하지 않고 웃으면서 “이번 주에 노량진에 있는 ‘샘터’라는 곳에서 행사가 했는데 오시면 선물도 준다”며 계속 말을 건넸다.

그리고 속으로는 ‘아 제발 이 영혼이 주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세요’라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들렸는지 “시간 맞으면 갈게요”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이때다 싶어 핸드폰을 꺼내며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다행히도 번호를 쉽게 알려주기에 너무나 고마웠던 나는 고시원 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가 바나나우유를 하나 사서 손에 쥐어주었다. 그는 머쓱해하며 “이번 주에 꼭 갈게요”라는 말과 함께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영혼을 살리겠다는 진실한 마음은 상대방에게도 전달된다. 사진은 전보연 자매가 노량진 샘터 축제를 위해 전도하고 있는 모습.

고시원으로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그날부터 그가 샘터축제에는 물론이고 교회에 와서 주님의 복음을 꼭 듣고 체험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고 잦은 안부 문자를 보냈다. 샘터축제가 있는 날 약속한 대로 그는 발걸음을 해주었고 그때부터 부장님과 부원들과 함께 기도하며 노량진에 갈 때마다 일주일에 1~2번씩 꼭 방문하곤 했다.

처음에는 성경에 대해 듣는 것을 꺼려했는데, 점점 궁금증이 생겼는지 마음을 열고 교회에 와서 예배도 드렸다. 그는 올해 초에 열린 동계성회에 참석해 방언은사를 받고 지금은 모든 공예배는 물론, 기도모임까지 참석하며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있다.

나를 통해 누군가 주님의 살아계심을 믿게 되고 그분의 사랑을 체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이제는 안다. 그가 교회에 정착하기까지는 부장님과 우리 부 모두의 진심어린 섬김과 기도, 양육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때서야 내가 속해 있는 부 사람들이 하나가 될 때 많은 영혼을 살릴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소망하며 기도한다. 나를 비롯한 모든 전도특공대와 전도자가 주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많은 영혼을 살리고 섬기는 자로 쓰임받기를.

이를 허락하시고 예비하고 계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리고 싶다.


전보연

위 글은 교회신문 <19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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