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서툰 영어지만 마음으로 전하는 영혼 사랑
민백합(대학청년회 영어예배부)

등록날짜 [ 2013-11-19 10:19:00 ]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복음 전해
세계를 향한 선교의 비전 더욱 견고해짐을 느껴


“헬로? 두 유 노우 지저스?”

외국인 전도에 본격적으로 마음을 쏟은 지 2년째다. 아직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 외국인에게 손짓 발짓으로 복음을 전할 때도 있지만, 길거리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복음을 듣는다. 이국 거리에서 만난 동양인 자매가 무언가 열심히 전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나 보다. 반면에 나는 짧은 영어로나마 예수를 전하고 싶어 애가 탄다.



신촌 홍대 앞 외국인 전도 사역

올해 3월부터 월요일마다 홍대에 있는 카페 ‘클로리스’에 전도를 나간다. 지난해 5월에 영국 단기선교를 준비하던 중 같은 영어예배부인 서민성 형제가 외국인을 전도할 좋은 터전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클로리스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카페로 ‘다국어 모임(Language cast)’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월요일 저녁이면 한국말을 배우기 원하는 미국, 영국, 러시아에서 온 외국인들, 영어로 대화하고 싶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길거리에서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말은 안 통하지, 친분을 쌓기도 어렵지만 이곳에서는 다르다. 외국인들 자신이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서, 말을 걸어오는 한국인에게 마음이 활짝 열려 있다. 그래서 조금만 친분을 쌓아도 “교회에서 행사를 진행하니 예배에 와보라”고 초청했을 때 금세 응한다.

외국인을 상대로 전도하고는 있지만, 사실 영어 실력은 그리 좋지 않다. 마음과는 달리 영어 실력이 늘지 않아 걱정이다. 교회에서 담임목사님 설교를 통역하는 이들은 어쩜 그렇게 영어가 술술 나올까. 내 마음을 아신 하나님께서는 내 사정에 맞춰 말씀 전할 동역자를 붙여주신다.

얼마 전 10월에 홍대 길거리에서 만난 마리아는 성령 충만한 러시아 학생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기도대성회’에 참여하고자 입국했다. 이전까지 클로리스에서 혼자 떠듬떠듬 전도했으나 마리아가 가세하니 전도에 부쩍 힘이 난다. 우리가 외국인 유학생들을 불러 모으고 마리아가 복음을 전하는 식이다. 사전에 마리아와 이래저래 전도하자고 입을 맞춘 적도 없는데 주님께서 하시는 일이니 손발이 척척 맞는다.

러시아는 크리스천 비율이 1%라는데, 먼 한국 땅에서 귀한 동역자를 만나 하나님 은혜를 경험한다. 마리아는 예수께서 우리를 살리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천국 복음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외국인 친구들이 예수에 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대로 척척 답변해 준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1년 정도 계속 전도하니 많은 이가 예배에 왔다. 용산기지에 사는 미군인 루크는 4월에 전도해 주일이면 우리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신도림에서 노방전도로 정착한 미국인 조합은 5월 교회 축제 때 와서 은혜 받고 의정부에서 매주 예배에 오다가 귀국했다. 그러나 일이나 학업으로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들이기에 본국에 돌아가는 일로 정착에 애를 먹는다.


홍대 카페 ‘클로리스’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매주 복음을 전하고 있다. <사진 아래>

외국인 전도가 어려워 보이나
외국인에게 전도하다 보면 생각과 사상이 자유로운 그들과 문화적으로 충돌할 때가 생긴다. 성경 말씀대로 사는 우리를 보수적이라 여기는 그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가 만만치 않으나 죄에 대해 분명히 선포한다. 단적인 예로 동성애를 죄라고 이야기하면 그들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님에도 격분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나와 동갑내기인 영국인 데이비드 역시 동성애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한번은 마리아가 동성애가 죄라는 말씀을 전하는데 데이비드가 마음이 많이 상한 모양이었다. 그 주에 예배에 오라고 하려던 차에 일이 틀어지니 마음이 다급했다. 데이비드 마음을 풀어달라고 카페에서 마리아와 기도했더니 얼마 전 10월 한마음 잔치 때 데이비드가 초청에 응했다. 떡꼬치와 부침개를 신기해하며 먹던 데이비드에게 복음이 들어갈 문이 점점 열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영국 런던으로 3주 동안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이성과 인본주의가 지배하는 영국 땅은 현지 크리스천조차 ‘영국에서는 이제 전도가 안 된다’고 말한다. 영국인인 데이비드에게 복음을 전할 때만 봐도 수십 년간 인본주의 속에서 교육받고 단단하게 굳어진 생각을 하나님 말씀으로 뚫어내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실제로 단기선교를 통해 외국인에게 전도할 가능성을 더 보게 하셨다.

지난해 8월 우리 선교팀이 런던 길거리에서 외국인과 유학생 등 80여 명을 전도했다. 수많은 인원이 길거리 전도로 교회에 왔다는 사실에 현지 교인들 역시 놀라워했고, 나 역시 감개가 무량했다. 선교를 준비하고 훈련받던 지난해 5월만 해도 외국인에게 다가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태원으로 전도 훈련을 나갔을 때 역시 외워간 전도 문장만 전하기 급급해 동료 팀원 뒤에서 쭈뼛거렸다. 그런데 하나님께 쓰임받아 많은 이가 런던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니, 선교를 향한 소망이 더 견고해졌다.

전도 단짝 생겨 더욱 전도에 불붙어
바울이 실라와 함께 안디옥에 전도하러 간 것처럼 올 한 해 내게는 전도 단짝이 생겨서 외국인 전도에 힘이 넘친다.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구령의 열정으로 가득 찬 영문학 전공의 김서현 자매다. “오늘 전도는 이만 마치자”라는 말에도 서현이와 전도 짝을 이룬 날에는 전도하려는 마음이 쉬이 식지 않는다. 호흡이 잘 맞는 단짝과 전도가 잘 돼서일까, ‘돌아가는 길에 전도할까?’라며 서현이와 눈빛을 교환한다. 노량진역에서 출발해 온수역 부근 교회까지 오며 만나는 외국인마다 예수를 전하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넘는다. 3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배 이상 걸려서 도착하지만, 하나님께 쓰임받는 이 시간이 귀하다.

서현이가 영문학을 전공한 터라 클로리스 카페에 전도도 같이 나가고, 친분을 쌓은 외국인들을 주중에 심방한다. 외국인 예배가 세워지고 정착하려면 몇 년이 걸린다지만 당장 내년에라도 잘 만들어질 수 있게 더 열심을 낸다. 또 영어실력이 빨리 늘어 내가 치유받고 하나님을 경험한 간증을 유창하게 말하고 싶다. 정말 하나님 은혜를 간절히 바란다.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6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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