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영혼의 때는 순서 없이 다가오기에
김환영 (대학청년회 전도1부)

등록날짜 [ 2014-01-07 09:47:15 ]

또래 친구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예수 복음 전해
올해 많은 영혼 주님께로 인도해 배가 부흥 이룰 것


<사진설명> 추운 날씨에도 영혼 구원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사진 중앙이 김환영 형제.

복지용구 사업소(의료기 판매업체)에서 근무해서 지팡이, 휠체어, 벽 부착용 손 고리 같은 복지용품을 일반 가정에 설치하러 다니다 보면 임종을 앞둔 어르신을 많이 만난다.

환자용 침대를 설치해 드리러 박창수 할아버지 댁을 방문했다. 초인종을 누르기 전, ‘할아버지 여생에 신앙생활 잘 하시다 천국 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방에 들어서니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박 할아버지는 심한 욕창으로 군데군데 살이 썩어 고통스러워 하셨다. 겉으로 보면 노환과 싸우는 듯하지만, 사실 할아버지는 천국에 가고자 더 치열한 영적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아프고 정신이 희미할 때 자칫 예수를 놓칠까 염려되어 방문할 때마다 할아버지께 예수를 붙들라고 신신당부했다.

“할아버지, 예수님 놓치면 안 돼요. 끝까지 예수님 보혈 붙드셔야 해요.”

할아버지의 힘겨운 고갯짓이 어찌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노인 어르신들을 섬기며 복음 전해
지난해 6월에 박창수 할아버지가 소천했다는 이야기를 할머니에게서 들었다. 신앙생활 하다 주님 나라에 갔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그동안 정이 들어서인지 아쉬운 마음으로 침대며 복지용품을 수거해 돌아왔다.

노인들 가정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달력부터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달력을 보면 예수 믿는 가정인지 아닌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 이름이 인쇄된 달력을 발견하면 우리 교인을 만난 양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비록 노환으로 편찮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노인들을 만나다 보면 육신이 지닌 가치가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김 할아버지는 노환으로 누워 계시면서도 “내가 국회의원만 삼선이야”라며 큰소리치신다. 할아버지 말이 사실인 듯 벽에는 전(前) 대통령과 찍은 큼직한 사진이 걸려 있다. 권불십년(權不十年),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했다. 젊은 시절 국정을 호령하던 육체는 어느새 초라해져 대소변을 못 가리고 할머니에게 잔소리 듣기 일쑤다. 생애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화려한 과거보다는 예수가 자랑이었으면 좋으련만.

한때는 돈과 명예를 좇아 이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자신을 내던졌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그때를 기억할 사진 몇 장과 허세가 담긴 말뿐이다. 더군다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역시 육신적인 안위를 좇는 모습이 안타까워 기도하며 예수를 전한다. 평소 노인들을 접해서 그런지 지난해 대학청년회에서 충남 부여로 단기선교를 갔을 때 시골 어르신들과 친해지기 쉬웠다. 사람이 그리운 시골 어르신들에게 곰살맞게 다가가 안마를 해드리며 대화를 풀어 갔다.
 
하지만 복음을 전하기는 어려웠다. 무릎, 허리 통증으로 몸이 성한 데 없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어르신들이 안타까워서 “할아버지, 예수 믿으셔야 해요” 다급하게 전했다. 하지만 애타는 심정이 와닿지 않은지 “허허” 하고 웃기만 해 마음이 아팠다. 내가 너무 어려서 복음을 전해도 들어주지 않는 것일까. 그저 기도할 따름이다.

올여름에도 부여 단기선교에 참석해 또 다시 예수를 전할 계획이다.

청년들에게 다급하게 전하는 이유
복지용품을 전달하는 대상은 노인뿐만이 아니다. 아직 어린데도 뇌졸중이나 사고를 당해 누워 있는 내 또래 젊은이들도 많다. 의식이 없는 젊은 층을 바라보며, ‘건강했을 때 예수가 누구인지 들어봤을까, 다시 못 일어난다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영혼의 때를 맞는 데는 순서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노량진 학원가에 나가서 젊은 청년들에게 전도하는 일에 다급해지는 이유다.

“때를 얻든 못 얻든 전도하라”는 주님 말씀 따라 캠퍼스에서도 전도한다. 벤치에 앉아 있던 자매에게 전도하라는 감동이 일어, 자매가 당황하지 않게 “예수 믿냐”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그런데 이 자매가 갑자기 눈물을 펑펑 흘리며 도리어 나를 당황하게 했다. “한동안 주님을 떠나 있었는데 다시 신앙생활 하고 싶다”는 자매의 말을 듣고 작은 감동 하나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량진에는 공무원이 되려고 죽어라 공부하는 친구들이 대다수다. ‘공부도 해야 하지만 예수를 먼저 만나야 하는데.... 육보다 영이 앞서야 하는데...’ 하는 심정으로 전도한다.

올해 청년회 같은 부에서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던 맹동준 형제를 만났다. 지난해 3월에 노량진 길거리에서 전도받았다는데, 군대에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못하다가 제대 후에도 교회만 왔다 갔다 하는 상태였다. 동준 형제는 지난여름 흰돌산수양관 하계성회에 참석해 은혜를 받고 나더니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 후회된다”고 고백했다. 공무원이 되어 그저 월급 받아먹고 살려던 사람이 하나님을 만난 후 선교 비전을 품고 기도하니 감개 무량하다. 동준 형제처럼 육적인 사람이 영적으로 바뀌고 주의 길을 가려고 준비하니 참으로 청년 전도에 소망이 넘친다.

올 한 해 부흥하리라는 포부를 품고
두 해 전에는 사역부장으로 충성했다. 한동안 찬양부장으로 기타를 메고 캠퍼스 전도 찬양에 앞장서다가 전도하는 이들을 뒤에서 지원하는 사역부에서 충성하다 보니 그동안 뒤에서 알게 모르게 수고한 이들의 노고를 깨닫는다.

사역부는 대학청년회에서 진행하던 ‘구두닦이 전도’를 지원하려면 구두닦이 물품과 전도 용품 등 수십 가지를 챙겨 주어야 한다. 또 아침에 진행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전도라도 나가려면 새벽같이 나와서 전도 물품을 준비하고 차를 대기해야 한다. 전도를 마치고도 피곤한 몸으로 뒷정리까지 한다. 전도하는 이들이 전도에 집중할 수 있게 뒤에서 섬기는 사역부 역시 전도의 중요한 일꾼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올 회계연도를 앞두고는 청년회 담당 전도사를 찾아가 대학부에도 ‘전도부’를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어느새 전도에 희미해져 가는 나를 발견했기에 다시금 나를 채찍질할 계기가 필요했다. 올해 전도부 세 개가 생겼다. “전투하듯 전도하라”는 담임목사님의 말씀을 들은 우리 전도부는 전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덕분에 토요일이면 노량진 학원가에 대학청년회 회원이 가득하다. 많은 인원이 함께하니 자신감이 생기고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올해 여덟 명으로 전도부를 시작했다. 보통 수십 명씩 부원이 있는데 그에 비하면 적은 인원이지만 한 해 동안 개척교회를 담당한다는 심정으로 늘려 갈 계획이다. 예배 인원 50명을 목표로 다섯 배 부흥을 일구려 한다. 그러려면 노량진에 전도를 많이 나가서 우리 부에 정착하게 하고, 또 우리 부를 통해서 대학청년회가 부흥하기를 원한다. 대학청년회 모두 ‘아! 전도 나가니까 열매가 있구나’ 하고 깨달아 많은 영혼 살려내길 기도한다.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6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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