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CCM의 역사와 과제
새로운 찬양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신앙고백과 영적 영향력’ 드러내야

등록날짜 [ 2007-11-20 11:17:15 ]


세상의 다양한 음악 가운데 ‘예수’만큼 음악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도 흔치 않을 것이다. 여기에 상당 부분을 기여한 것이 바로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CCM에 관한 여러 가지 견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CCM이 가지는 건강한 오락 기능이라 생각된다. CCM은 기존의 찬양에 오락적인 기능을 첨가하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일종의 대중적인 음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CCM이 처음 등장했을 때, CCM의 오락적인 기능이 교회 안에 수용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오락적인 것은 당연히 세상적인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CCM이 비 그리스도인, 또는 젊은 세대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음악적인 대안으로 평가되면서, CCM은 점차 교회 안에서 크리스천의 대중문화로서의 위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CCM 음악의 태동은 미국 남북전쟁이 끝나갈 무렵, 흑인 교회의 성장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흑인들로부터 불리기 시작한 흑인 영가, 즉 1950년대에 유행하던 흑인 가스펠 송(Gospel song)과 또한 백인 4중창으로 구성되는 소위 서던 가스펠(Southern Gospel)이라 불리던 장르에서 CCM 초창기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서던 가스펠은 19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 지저스 록(Jesus Rock)이나 지저스 뮤직(Jesus Music)이 등장하기 전까지 1950-6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적인 크리스천 음악으로 애창되었다. 한국에서는 본격적인 CCM이 등장하기 전까진 주로 흑인 가스펠이나 서던 가스펠 등이 우리말로 번안되어 불렸다. 사실 한국에서 교회 음악이 다양한 장르로 확대되고, CCM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니다. 1989년, 당시 하덕규가 진행하던 CBS의 ‘가스펠 아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과 유럽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CCM들이 한국에 소개되었다. 예상 외로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한국의 CCM에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기존의 교회 음악과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젊은 크리스천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의 새로운 음악을 접한 젊은 세대의 기독인들은 이에 자극을 받아, 다양한 한국적인 CCM을 양산하기 시작하였고, 더욱 전문적인 실력을 갖춘 CCM 음악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의 젊은 세대들은 기존 찬양의 틀을 벗어난 CCM의 다양한 매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향유하는 주요 생산과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여전히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CCM은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 예배시간에 부르는 찬양과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음악의 장르와 스타일이 아니라 CCM이라는 음악을 만들고 받아들이는 다양한 계층 간의 폭넓은 세대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특정세대가 아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CCM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CCM의 오락성이나 상업성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온갖 음악이 난무하는 혼탁한 세상 가운데 CCM이 비 그리스도인들과 젊은 세대들에게 예수를 알리기 위한 더욱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CCM이 진정한 찬양으로 인정받으려면 ‘신앙고백’과 ‘영적인 영향력’이 분명히 드러나야 할 것이다. 또한, 오락성이나 상업성에 앞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에 합당한 도구로서 하나님의 사용 목적에 맞는지에 관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보아야 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2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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