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올 여름휴가 ‘음악제 여행’ 어떠세요
‘대관령 국제 음악제’ ‘잘츠부르크 음악제’ ‘말보로 음악제’ 등

등록날짜 [ 2019-04-02 18:36:35 ]

전 세계 음악 거장들 총집합
지구촌 곳곳 힐링 장소에서 열려
피곤에 절어 돌아오는 여행보다
진한 감동의 ‘안식’ 여행 ‘강추’


여행 테마 중에는 괜찮은 ‘음악제(music festival)’를 선택해서 일정 기간 원하는 프로그램을 마음껏 감상하며 쉬는 여행이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더 많이 눈도장을 찍나 경쟁하듯 달리다 피곤에 절어 돌아오는 여행보다 집에 와서도 감동의 여운이 진하게 남는 음악제 여행은 안식의 요소가 훨씬 많다.


안식이란 사람이 쉬고 싶어서 갖다 붙인 핑계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제칠일에 안식하시면서 우리도 이같이 하라고 한 것은 사람도 하나님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유익이고 고장이 나지 않도록 지으셨기 때문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1주일을 7일 주기로 쓰는 이유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는 부족한 군수물자 생산력을 늘리고자 1주일을 10일 주기로 바꾸어 영업 일수를 늘렸는데, 신기하게도 생산량과 생산품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사고가 늘어나면서 다시 7일 주기로 되돌렸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안식’은 ‘노는 것’과 분명히 구별된다. 자는 시간 빼고 계속 손에 붙어 있는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가지고 논다 해서 안식할 수 없고, 텔레비전에 빠져들거나, 부랴부랴 어디론가 가고 있거나, 대형 쇼핑몰을 누비고 다닌다고 해도 결코 안식할 수 없다. 습관적이거나 맹목적으로 달려가던 것들을 잠시 동안 단절해야 한다. 인재를 중용할 때 취미가 무엇인지,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지 꼼꼼히 물어보는 이유는, 뽑으려는 이 사람이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할 만큼 의도적으로 계획된 나름의 안식 시간을 가지고 관리하는 사람인가, 쉬게 되면 쉬고 아님 말고 식으로 일과 안식에 대해 무계획적인 사람인가를 판가름 해보려는 것이다.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무대엔
우리 교회 박하양 자매가 데뷔
좋은 음악제들은 전 세계에서 기간을 달리해 돌아가며 열리고 주로 심신을 달래기에 좋은 환경에서 개최된다. 대한민국 평창에서 여름에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는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과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촉망받는 신인들이 출전해 점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모차르트의 도시에서 열리는 ‘잘츠부르크 음악제’나 첼로의 거장 카살스에서 요요마에 이르기까지 기라성 같은 ‘비르투오소(최정상의 연주가)’를 배출한 미국의 ‘말보로 음악제’ 같은 많은 음악제가 있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이나 헐크 같은 온갖 히어로가 떼로 쏟아져 나오는 풍조가 대세이듯 올해도 어김없이 스위스 알프스의 겨울 스키 휴양지인 베르비에(Verbie)에서 7월 19일부터 8월 3일까지 클래식 음악제의 어벤저스라는 ‘베르비에 페스티벌’이 열린다. 미샤 마이스키, 크리스티안 부두, 조슈아 벨, 마크 바우츠코프를 비롯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들과 각 나라의 국민 연주자급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연주한다.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의 연주를 우리나라에서 관람하려면, 30만 원 이상을 줘도 표 구하기 어렵고 멀리 점으로 보이는 자리에나 앉을 수 있지만,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이런 수준의 연주회를 몇 만 원으로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무료 공연도 있고, 리허설이나 대가들이 유망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레슨(마스터클래스) 현장들을 자유롭게 참관할 수 있다. 옆자리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현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를 보고 깜짝 놀라는 재미도 있다. 홈페이지(QR코드 참조)에 실린 참가자 명단을 살펴보면 정말 이 연주자들이 다 여기 와 있다면 지구는 누가 지키나 싶을 정도다.


음악제 기간에 맞춰 베르비에의 아무 여관방이라도 잡아 놓고 혹시 표가 매진될 것 같으면 홈페이지에서 미리 사 두는게 여행 준비의 모든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안식하고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배우며 비전을 가지고, 밤과 새벽에 쏟아지는 별 아래서 산 기도를 하는 여행은 분명 ‘5국 7박 8일’ 같은 여행보다 값어치가 있을 것이다. 참고로 우리 교회 대학청년회 소속인 비올리스트 박하양 자매(現 스페인 왕립음악원 재학)도 이 페스티벌의 신예 연주자로 선발되어 데뷔 무대에 선다.



<사진설명> [베르비에 페스티벌 모습] 오는 7월 19일~8월 3일에 열리는 ‘2019 베르비에 페스티벌’에는 세계 23개국에서 온 연주자 64명이 연주한다.



/박성진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상임단장
미래에셋대우 상무



위 글은 교회신문 <61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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