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경영학] “일단 써 봐요”에 숨어 있는 판매전략
사람은 한번 소유한 것을 잃거나 바꾸고 싶지 않아

등록날짜 [ 2015-12-02 18:56:53 ]

사람에게는 한번 소유한 것을 잃거나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욕구가 있다. 소유한 것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소유 효과’ 혹은 ‘보유 효과’라고 한다. 미국 경제학자 크네시(J. L. Knetsch)와 존 신덴(J. A. Sinden)은 소유 효과를 실험으로 증명했다.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첫째 그룹에는 머그잔을 주며 400g짜리 초콜릿 바와 교환해도 된다고 했다. 둘째 그룹에는 첫째 그룹과 반대로 400g짜리 초콜릿 바를 주면서 머그잔으로 교환할 기회를 줬다. 실험 결과, 첫째 그룹의 89%는 머그컵을 선호했다. 즉 초콜릿 바와 교환하지 않았다. 둘째 그룹에서는 90%가 초콜릿 바를 선택했다. 이들도 머그잔과 교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소유 효과의 특성 중 한 가지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수록 소유 의식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기업명을 따 ‘이케아(Ikea) 효과’라고도 한다. 완제품보다는 수고를 기울여 직접 만드는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이 개념을 사용한다. 사람들은 이케아 가구점을 방문해 자신이 직접 조립한 가구에 좀 더 강한 애착을 느낀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쏟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케아 효과는 인간이 크기, 기능, 상태를 비롯한 여러 기준을 따지며 물건을 선택해야 할 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인지부조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은 본래 두 가지 이상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때 인지부조화가 작동해 합리적인 선택보다는 본능에 따른 결정을 하게 된다. 개인적인 노력이 담긴 물건에 실제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해서 완전한 책상 대신 직접 조립한 책상에 더 깊은 애착을 느끼는 것이다.

 

판매전략에서 소유 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은 제품의 접촉이다. 고객이 제품과 접촉하면 애착이 생기고 소유욕이 강해진다. 소유욕이 강해지면 구매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옷가게에서 옷을 한번 입어 보라고 하는 것이나 화장품 가게에서 제품을 보여 주고 고객이 발라 보도록 하는 것, 마트 시식코너를 만들어 놓은 것 등이 접촉으로 소유욕을 높이려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소유 효과를 활용해 판매 효과를 높이려면 물건을 들고 다니는 것이 좋다. 고객 눈앞에서 물건을 쫙 펼쳐놓으면 고객의 구매 욕구를 높이는 효과가 난다. 보여 주고(시각), 만지게 하고(촉각), 냄새 맡게 하고(후각), 맛보게 하고(미각), 소리를 들려주는(청각) 오감을 이용한 판매가 고성과로 이어진다.

 

정수기를 한 달간 사용해 보고, 화장품 샘플을 발라 보고, 자동차를 시승해 본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 소유 효과를 활용하는 판매방식이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186호

김만호 집사

경영학 박사

제27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4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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