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국 교육을 세계에 비춰보며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를 읽고

등록날짜 [ 2014-01-28 13:06:35 ]


아만다 리플리 著 / 부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은 하루를 매우 바쁘게 산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고 학교에 간다. 방과 후 학원에서 영어, 수학, 논술, 코칭수업을 받고 저녁에 집에 돌아온다. 오자마자 밥을 먹고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끝내면 밤 10시를 훌쩍 넘긴다. 곧 씻고 잠자리에 들기 바쁘다. 지금은 방학이라 여유가 생겼지만 개학한 후 아이는 똑같은 일상을 되풀이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이 책은 타임지 교육전문기자인 아만다 리플리가 세계적 교육 강국에 속하는 한국, 핀란드, 폴란드 교육과 미국 교육을 흥미롭게 비교 분석하였고, 한국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는 세계 65개국, 만 15세 학생 51만 명이 참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 피사(PISA: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미국 교육의 현실을 인식한 이후 3년에 걸쳐 세계 각국을 방문했다. 이 지표에서 미국은 ‘열등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육 관계자 400여 명을 만나고 교환학생에게 인터뷰와 설문으로 조사하여 글을 썼다. 미국의 평범한 학생과 교육 전문가의 눈에 비친 한국 교육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내용이 재미있다.

먼저 행복지수 세계 2위인 핀란드 교육은 아이들이 행복해 한다. 핀란드가 지정한 교원 자격은 석사가 기본이다. 교원 양성과정 역시 혹독하기 짝이 없다. 실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육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은 과도한 경쟁이나 부모의 간섭 없이 높은 학업 성취도를 유지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알기에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한다.

다음으로, 폴란드 교육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1997년, 교육부 장관인 미로스와프 한트케가 교육 개혁안을 내놓은 후 큰 발전을 이뤘다. 첫째, 교육 개혁으로 교육 시스템 전체에 엄격성을 주입했다. 교사진 4분의 1을 재교육하였다. 둘째, 책임을 지는 문화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는지 확인하려고 수백만 명이 정기적으로 표준화 시험을 본다. 셋째, 아이들이 성취할 기대 수준을 끌어올렸다. 넷째, 교사들에게 교과서와 커리큘럼을 선택할 자율권을 주고, 교사 자신이 교수법을 개발하게 장려하고 성과급에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핀란드 아이들과 성적은 비슷하나 공부하는 시간은 1.7배에 달한다. 방과 후에도 학원에서 공부하는 한국 아이들. 교육 강점을 찾으려는 프로젝트였지만 저자는 한국 교육이 앓는 수많은 부작용을 발견했다.
 
미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학생 1인당 교육예산’을 사교육 시장이 메우고 있는 현실, 또 사교육에 의존하는 한국 교육 성취도의 현주소, 그리고 성적에만 집착하는 갖가지 사회적 병폐를 걱정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교육이 나라의 보물’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했다며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교육 강국들은 공통으로 교사, 학부모가 교육을 향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열정이 넘친다. 또 대개 천연 자원이 없고, 국민적 실패를 경험한 가난한 나라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자는 사회가 모두 교육이 지닌 가치를 동의하고 그 열정을 실천할 때, 세계적인 교육 강국이 나타나고 유지된다고 말한다.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똑똑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맞이할 행복한 미래를 생각하며 한국의 교육이 좀더 효율적으로 바뀌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용환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7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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