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평창 올림픽이 알려준 인생 교훈 세 가지

등록날짜 [ 2018-03-07 17:16:51 ]

찰나의 기록으로 승부 갈리지만
그 순간 위해 수년 쌓은 ‘인내’가 감동 주는 핵심 요인
패배 깨끗하게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경기를 치르며 모든 선수가 하나 되는 ‘인화’ 모습도 감동적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 채 2월 9일 시작된 평창 동계올림픽이 2월 25일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경기 내내 일체의 테러나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없는 안전한 올림픽이었고, 역대 최대 92개국 선수단이 참가하고, 10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몰려 흥행에도 성공했다. 급작스런 남북단일팀 구성과 공동입장을 둘러싼 논쟁과 정치적 갈등이 있었지만,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스포츠를 넘어선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으며 많은 감동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외신도 이번 올림픽은 안전, 시설, 운영, 흥행, 감동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최고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올림픽을 지켜보면서 스포츠야말로 인간이 펼칠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 중 하나이며, 여러 가지면에서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대략 세 가지 정도에 주목하고 싶다.

첫째 인내다. 스포츠 경기는 찰나의 기록과 기량을 겨루기 때문에 승부 자체가 관심이지만 선수들이 경기 후 눈물을 흘리고, 인터뷰 하는 모습을 보면 인내야말로 감동을 주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창 올림픽 총 4경기에 참가해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딴 이승훈 선수는 하루 8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 연습벌레라 한다. 필자도 건강을 위해 스쿼트 등 실내운동을 종종 하는데 운동을 오래 하면 지루하고 힘들어 참기 어렵다. 그런데 평소 선수들이 그렇게 많은 땀과 눈물을 감내하며 잠깐의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 자체가 대단하기에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둘째 인정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 이기려고 하지만 패했을 때 깨끗하게 인정하고 또 승부와 상관없이 존경할 만한 상대에게 경의를 표한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이상화 선수가 출전해 관심을 끈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는 일본의 고다이라에게 져서 은메달을 땄다. 경기 직후 고다이라는 이상화에게 다가가 한국어로 ‘잘했어’라고 인사하며 그녀를 안고 격려했고, 이상화도 라이벌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경을 떠난 승부와 인정 어린 우정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반대로 술수를 쓰거나 반칙을 범하면 실격판정을 받고 사후에라도 부정이 드러나면 메달이 박탈된다. 올림픽위원회는 도핑조작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러시아에 출전을 금지해 선수들은 개인자격으로 참여했으며 우승을 해도 국기대신 오륜기가 게양되었다.

셋째 인화다. 올림픽 경기는 개인종목이 다수지만 2인·4인 봅슬레이, 팀 추월 경기, 아이스하키처럼 단합해서 승부를 내는 경기가 많아 더 큰 재미와 화제를 만든다. 남북 아이스하키팀은 구성 때부터 문제가 많았고 전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남북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하나가 되는 모습 자체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애초 비인기 종목이었지만 경기 내내 최고의 관심을 끈 여자 컬링 팀도 오랜 기간 서로 알고 지내며 연습을 같이한 팀이다. 개인기량보다 팀워크가 승부를 가르기에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온다.

경기는 끝났지만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달음질해야 한다. 성경은 복음을 전하는 것을 달음질에 비유(갈2:2)하기도 한다. 보통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강조하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다른 면을 볼 필요가 있다. 인기종목과 비인기 종목이 있을지언정 가치 있는 경기와 가치 없는 경기가 따로 없고 자신만의 경기에 몰두하듯 우리도 각자 인생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경기 승부는 혼자 내지만 준비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단체 경기에서는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다. 우리의 달음질이 헛되지 않도록 아름답게 최선을 다하자.


/김석 집사
現 건국대 철학과 교수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56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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