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누며] 초년생 교사의 ‘무릎 앉혀주기’

등록날짜 [ 2010-04-05 08:32:47 ]

아이의 상처를 위로하신 섬세한 하나님의 사랑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2006년 11월에 처음 교사의 직분을 받고 보니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다. 그 해에 나는 귀엽고 작은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지금도 부족하긴 마찬가지지만 교사로서의 짧은 경험도 없던 터라 주님께 ‘교사로서 진실한 사랑을 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은 ‘무릎에 앉혀주기’였다.

그렇게 아이들을 나의 무릎에 앉히고 예배드리며 교제를 나누던 그때가 참 행복했다.

어느 주일에도 예배드리기를 지겨워하는, 교회 온 지 얼마 안 되는 아이 하나를 무릎에 앉혔다. 설교 말씀 중에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고난 받으시는 영상을 보면서, 무릎에 앉은 그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언제가 제일 마음이 아팠니?” “아빠와 엄마가 싸웠는데요, 아빠가 큰 물건을 던져서 엄마의 머리에서 피가 났어요!”

깜짝 놀란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용히 되물었다. “많이 놀랐겠구나. 울었어?” “네, 많이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말하는 아이에게 아빠를 용서하라거나, 사랑하라는 말을 할 능력이 내게는 없었다.

“이따가 기도할 때 그 얘기 예수님께 말하고 위로해 달라고 기도하자. 그런 얘기하는 게 기도야. 예수님이 위로해 주실 거야”라는 말밖에는 더 할 말이 없었다.

기도 시간이 되자 아이의 가슴에 내 손을 얹고 같이 기도해주었다. 내게도 전달돼 오는 아이의 아픔으로 인해 우린 서로 끌어안고 많이 울었다.

기도가 끝나고 나서도 아이를 꼬옥 껴안아 주었는데 그때까지도 눈물을 흘리던 그 아이에게 “예수님께 다 말했니?”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며 웃던 그 모습을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세밀하게 나와 아이의 대화까지도 듣고 계시다는 것이 정말로 놀랍고 감사했다.

이 세상은 마귀로 들끓어 우리 모두에게 아픔은 끊어지지 않지만 언제나 연약한 자, 아픈 자, 병든 자를 찾아오시는 예수님의 사랑, 부르면 대답해 주시고 찾으면 만나 주시는 그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넉넉히 이길 것을 나는 확실히 믿는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7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