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누며] 사랑한다, 3학년 4반

등록날짜 [ 2010-04-12 07:53:14 ]

“이 애타는 마음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가슴을 열어 보여주고 그 자리에서 고꾸라지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하시던 담임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영혼을 섬긴다는 것은 그런 주님의 마음을 감당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2주전 쯤, 그날도 그 마음으로 누웠습니다. 잠들지 못하고 ‘주님, 주님’ 하며 마음을 드리고 있었는데 반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습니다.

늘 예배와 기도를 향한 열정이 있는 무궁. 어머니가 긴 시간 루게릭병을 앓고 계시지만 밝고 순수한 우리 반 마스코트 종범. 친구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성화. 일주일에 두 번 있는 훈련원 외출을 모두 교회에서 보내던 외로운 정호. 지난 토요일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고 감동한 상처 많은 수빈.

평일은 학교에서, 주말은 학원에서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당하지만 틈만 나면 금요예배까지 참석하는 세린.

“은혜 받으니까 친구들의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꾸 생겨요. 자꾸 눈물 나고, 아는 사람 다 전도하고 싶어요”라며 ‘나 같은 것’도 만나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고 울던 새록.

동계성회 유해물 수거 시간에 눈물을 글썽이며 아파하면서도 고름이 엉긴 피어싱을 뽑아내려 안달하던 수진.

설날 시골에는 내려갔지만 제사 안 지내려고 근처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제사 음식 안 먹겠다고 진수성찬 마다하고 김치에 밥 한 그릇 먹고 올라온 혜민.

따뜻하게 대해주는 친구들이 좋아서 가게 된 동계성회에서 눈물 뚝뚝 흘려가며 은혜 받고 둘째 날 낮에 방언은사 받은 순수한 아리.

“빈혈 심했는데 성회 갔다 와서 완전 좋아졌어요. 부모님에게도 많이 착해졌고요. 진짜로 교회 계속 잘 다닐 거예요.” 조금 쑥스러운 듯 귀엽고 진지하게 고백하던 지연.

아빠의 반대를 피해 동계성회 오전 예배와 오후 프로그램만 참석해야 했지만 안 졸겠다고 예배마다 초콜릿을 한 봉씩 먹어가며 은혜 받고 은사 받던 은덕.

동계성회에서 방언은사 받고는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시다’며 만나는 친구마다 전도하던 수영.

긴 시간 핍박에도 꿋꿋하게 믿음을 지키며 늘 눈물로 예배드리고 기도하기를 사모하는 보라.

헌금송을 시켰더니 “나 무엇과도 주님을 바꾸지 않으리” 한 소절 부르고는 내내 울어버리던 세진. 네 아픔이 내 것 같아서 내내 같이 울었어.

주일에 무에타이(태국전통무술) 대회를 치르면서 맞은 아픈 다리로 예배드린다고 교회로 달려왔던 승주. 허벅지가 아파서 공과시간에 앉지 못하고 내내 서 있어야 했지.

토요 기도모임 때 어렵게 방언은사를 받고는 난생처음 굵은 눈물을 흘리다가 그런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던 다빈.

쉴 틈 없는 학원수업으로 파김치가 되어도 토요일 기도모임과 주일 학생예배를 지키던 깡마른 태우. 믿음 지키려는 모습이 눈물겨워서 힘내라며 늘 하고 다니던 십자가 목걸이를 빼서 걸어줬더니 “이런 거 난생 처음 받아 봐요.” 감동하던 착한 녀석.

한 소절을 채 부르지 못하고 헌금송하는 내내 울어버리던 진주.

누운 채로 그렇게 한참을 기도하며 울었습니다. 이 아이들 한명 한명을 주님께서 그렇게 기억하고 계시고, 그 모습으로 다시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로 예배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노라면 마음이 아픕니다. 다 제 탓입니다. 너무 부족하고, 사랑 없고, 능력 없는 제 탓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할 수 있는 것 없어서 그냥 오늘도 대책 없이 울어댑니다.

“하나님, 저들 무조건 돌아와야 돼요.”

위 글은 교회신문 <1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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