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누며]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

등록날짜 [ 2010-07-27 07:46:38 ]

50일 작정 기도회를 하면서 목사님이 무척이나 강조하시는 표어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 하지만 말은 쉽지만 그 말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무척 어렵다.

내가 낮아지고 없어지고 남을 나보다 더 낫게 여겨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수시로 올라오는 육신의 소욕과 정욕을 다스리며 그렇게 하기에는 내 자아가 너무도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아침부터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마냥 비가 주룩주룩 온 날이었다. 금요철야예배 헌금 시간에 올려 질 워십 댄스 때문에 다섯 살짜리 주연이와 한 살짜리 주원이를 데리고 연습에 늦지 않게 아침부터 서둘렀다. 갈 때는 다행히 출근하는 남편 차를 타고 편히 갔지만 연습이 끝나고 난 후가 문제였다. 여전히 퍼부어 대는 비는 멈출 기색이 없었다. 그때, 같이 워십 댄스하는 자매님이 자기 남편 차를 탈 것을 권유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네요. 아이 둘 데리고 부천까지 가시려면 너무 힘들겠어요. 모셔다 드릴 테니 타고 가세요.” 따뜻한 말은 고마웠지만 워낙 신세지기를 싫어하는 못난 성격인지라 한사코 타고 가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우산을 쓰고 아이들과 빗속을 걸어갔다. 그 자매는 내게 전화도 했지만 일부러 받질 않았다. 난 속으로,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 왜 그러지? 고맙긴 하지만 부담스러운 걸’ 하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걷고 있는데 뒤에서 나를 마구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세상에나 그 자매가 우산도 없이 빗속에 서 있는 게 아닌가!

“이거 보세요. 저 다 젖어요. 그러니 빨리 차에 타세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그 자매의 진심어린 섬김이 딱딱한 내 마음을 녹이기 시작했다. 누가 그랬었다.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람이 사랑을 주는 거라고. 난 받는 것에도 주는 것에도 인색한 사람인데 그 자매는 삶 속에서 조그마한 사랑을 너무도 진실하게 실천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주님처럼 섬기는 것은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처럼 우리 모두의 몫이다.

나의 작은 섬김이 섬김을 받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또 그 사람이 다른 이를 섬기고…. 그렇게 하다보면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은 물론이요,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지 않을까?

애절하게 섬김을 당부하시는 목사님의 마음과 나아가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해준 그 자매에게 감사하며 나의 삶 또한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0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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