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누며]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을 보며

등록날짜 [ 2010-11-02 08:22:54 ]

가출(家出) 학생 마음
바꾸신 사랑의 하나님

몇 주 전, 예전에 전도한 한 여고생에게 전화가 왔다. 그 아이가 중3 때 전도했는데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성회에 참석해 은혜 받고 방언은사도 받아 학교 친구들에게 복음도 전하곤 하더니 최근 몇 달간 통 연락이 되지 않던 차였다. 그런데 그 아이가 집을 나왔으니 우리 집에서 당분간 재워달라는 것이었다. 아빠와 오빠랑 같이 사는 아이가 무작정 우리 집에서 재워달라니 걱정이 돼서 집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아빠가 나가라고 했어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나는 “아빠 허락 없이 재워줄 수 없다”고 집으로 빨리 돌아가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는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메시지에 답장도 하지 않았다. ‘혹시 나쁜 사람 만나면 어떡하지. 그냥 혼내지 말고 재워줄 걸 그랬나 보다.’ 밤새 걱정이 되어 하나님께 기도했다. 도와주실 분은 오직 주님뿐이었다.

다음 날, 다행히 그 아이는 친구와 함께 직장으로 찾아왔다. 집을 나와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는 이제 고1이 된 아이의 짙은 화장 속에 메마른 영혼의 모습이 숨어 있었다. 너무나 가여웠다. 사랑에 메마른 이 아이를 어떻게 하나. 나는 아이의 눈을 보며 말했다.

“너, 하나님께 은혜 받았잖아. 눈물 흘리며 회개하며 하나님도 만났잖아. 방언은사 받고 기뻐하며 열심히 기도도 하고 주님을 사랑했었잖니. 악한 마귀가 너를 어둠 속으로 끝없이 몰고 가서 가두어버리려 하는 것을 알아야 해. 네가 빛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내일은 꼭 교복 입고 학교 가야 해. 아빠 미워하면 안 돼. 아빠도 예수님 믿게 해달라고 기도해야지. 힘든 것도 견디고 이겨야 하는 거야. 주님을 의지하면 주님이 인도해주셔. 너의 길을 인도해주시는 주님만 기억해. 그리고 지금 아빠는 널 기다리고 계실 거야.”

나를 기억하고 찾아온 아이의 영혼을 채워주고 싶었다. 긴 시간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다. 이 아이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느끼며 아이의 두 손을 꼭 잡고 기도했다.

“알겠어요, 선생님. 학교 갈게요. 할머니랑 주일에 교회도 갈게요.”

하나님께서 다시는 집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았던 아이의 마음 문을 여시고 바꾸어주셨다.

그날 아이는 바로 집으로 들어갔고 아빠에게 혼나지 않았다는 연락도 왔다. 학교도 나가며 주일에는 교회에 가서 기도도 한다고 했다.

그 나이 아이들은 아직 인격이 완성되지 못하여 자기중심적이며 자기 주관에 빠져있고 또래를 만들어 자신과 다른 생각에 대해 지극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배타적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순수하여, 마음이 열리기만 하면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따르기도 한다. 반대로 더 쉽게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랑과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이들을 만날 때마다 다짐한다. 끊임없이 사랑하자. 포기하지 말고 사랑하자. 아낌없이 사랑하자. 누구보다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을 잊어버리지 말자. “주님, 저에게 아이들의 영혼을 사랑하도록 주님의 마음을 주세요. 아이들의 영혼에 기억되는 교사가 되게 해주세요.”

나의 힘으로는 할 수 없기에 나는 오늘도 주님께 기도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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